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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카페에 들렀다가 꽤 반가운 음식을 발견했다. 그곳에 전시된 빙수 광고용 사진에 얼음 위로 조금만 떡꼬치가 올려져 있기에, "당고 아니냐"고 주인에게 물었다. 그러자 주인은 맞다고 하면서 이렇게 정확하게 짚어서 이야기 하는 손님은 처음이라고 했다.

사실 당고는 내 추억 속의 음식이었다. 약 20년 정도 전에 텔레비전에서 일본 문화에 관한 3부작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는데, 그중 하나가 일본 전통 떡꼬치 '당고'에 관한 내용이었다. 동글동글한 찹쌀떡을 꼬치에 꿰어서 여러 가지 맛의 소스를 끼얹은 음식인 당고가 왜 이리 일본인들에게 세대를 거슬러서 인기가 있는지를 다룬 것이 그 다큐멘터리의 내용이었다. 느긋한 휴일에 온 가족이 잘 차려입고 찾아간 곳이 바로 당고를 파는 가게였고, 100년도 더 된 가에 안에는 그들처럼 당고를 먹기 위해 온 이들로 발 딛을 틈이 없었다.

수많은 세월이 지나서 지금은 우리 외식문화에도 차츰 발을 들이고 있는 당고. 팥빙수 위에 얹는 떡 대신에 조그맣게 만든 당고를 곁들여 주는 빙수집도 있고, 대학가 앞에서도 여러 가지 달콤한 소스를 끼얹은 당고가 인기 있는 먹을거리로 자리 잡았다. 백화점 식품관에서는 당고를 조그맣게 빚어서 일회용 팩에 담아서 판다. 일본 만화 속에서 주인공들이 당고를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며 저건 과연 어떤 맛일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 옛날 그 다큐멘터리에서는 전통의 음식 당고는 현대의 젊은이들도 좋아하는 먹거리로 일본의 정신을 잘 보여주는 음식이라고 했다. 최첨단의 패션이 난무하는 도시 한 가운데에서 게다와 기모노를 입은 이들이 자연스레 어울리는 나라. 전통을 잘 포장해서 그 맛과 멋을 현대적으로 연결시키며 오늘날에 까지 사랑받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아는 나라. 그리고 일본의 그 같은 힘은 당고라는 작은 음식 하나에도 녹아있었다. 올해 여름에는 한국의 빙수 위에도 침범한 당고가 단지 유행의 맛만을 일깨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간장 당고 만드는 법>
1. 찹쌀가루에 소금을 약간 넣어서 간한다.
2. 따뜻한 물에 반죽해서 둥글게 빚는다. (당근이나 시금치를 갈아서 그 물로 반죽하면 예쁜 색을 낼 수 있다)
3. 둥글게 빚은 찹쌀 경단을 끓는 물에 넣어서 삶는다.
4. 경단을 건져서 얼음물에 담갔다 빼낸다.
5. 간장, 설탕, 맛술, 다시마 우린 물을 넣어서 조림장을 만든다.
6. 만든 조리장을 찹쌀 경단에 끼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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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장 당고 .
ⓒ 조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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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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