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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제철소는 직원 8000여 명 중 2000명이 자전거를 타고 회사를 다닌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다시는 못 볼 것 같던 1970년 대 포항제철소의 자전거 물결이 40여 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다. 포스코 뿐만이 아니다. 일반 시민 자전거 마니아도 크게 늘었다. 97km 길이의 자전거 도로 개통과 함께 자전거 출퇴근 족도 크게 늘었다. 자전거 타기 흥행에 맞춰 전기자전거의 장단점과 포항시의 자전거 환경을 살펴보려고 한다. - 기자말

이동고가도로 옆 계단에 설치된 자전거 경사로. 경사로 덕분에 쉽게 계단을 내려올 수 있었다.
 이동고가도로 옆 계단에 설치된 자전거 경사로. 경사로 덕분에 쉽게 계단을 내려올 수 있었다.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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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넘게 타보지 못한 자전거. 게다가 이번엔 일반 자전거도 아닌 전기자전거다. 포항시청을 출발해 방장산 터널-포항역-육거리-동빈큰다리사거리-신문사로 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거리는 약 6km.

출발점인 시청 옆길은 처음부터 오르막이었다. 시간은 오후 3시 15분. 기온은 33℃. 불볕더위에 "왜 시작했을까"하는 후회감이 밀려왔다. 하지만, 금새 후회는 안도로 바뀌었다. 첫 페달과 함께 모터가 돌기 시작하자 자전거가 도로 위에 뜨는 느낌을 받았다. 저절로 "오호! "하는 탄성이 나왔다.

5일 오후 포항시의 협조를 받아 일주일간 전기자전거로 취재현장을 다니기로 했다. 고강도 알루미늄 차체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채용해 자전거 무게를 던 전기자전거는 한 번 충전에 약 50㎞를 탈 수 있다. 페달을 돌리면 전기모터가 자동으로 작동해 힘을 덜어준다. 최고 속도는 안전을 위해 시속 25㎞로 제한된다.

급경사는 아니지만, 방장산 터널까지 이어진 오르막길은 예상보다 쉽게 오를 수 있었다. 방장산 터널을 통과해 이동 고가 차도를 내려가려고 하는 순간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길이 막혀 있는 것이 아닌가? "다시 돌아가야 하나" 안절부절 못하고 자전거 머리를 돌리려는 순간 계단이 보였고 계단 펜스 옆으로 지금껏 보지 못한 물체가 눈에 들어왔다. 자전거 경사로였다.

순간 '포항은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라는 기사 제목이 떠올랐다. 자전거 이용자의 편의를 위해 자전거 전용 계단을 따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자전거 경사로를 이용해 손쉽게 3층 높이의 계단을 내려온 뒤 다시 페달을 밟았다.

시내 구간이었다. 페달을 밟는 속도에 비해 빠른 속도를 내고 있어서인지 사람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자전거로 쏠렸다. 우쭐한 마음에 더 세게 밟았다. 자전거는 거침없이 시내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시내구간은 약간의 위험도 도사리고 있었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는 인도로 다니면 안 된다. 하지만, 승용차와 택시 때문에 도로를 이용하는 것은 위험해 보였다.

육거리를 지나 동빈큰다리 사거리부터는 자전거도로였다. 전기자전거는 자전거 전용도로에서는 물 만난 물고기였다. 신나게 달려보고 싶은 유혹이 몰려왔다. 최대 속도인 시속 25㎞까지 올려볼 요량으로 페달을 힘차게 저었다. 더운 여름 공기도 시원하게 느껴졌다.

신문사에 도착한 시간은 3시 40분. 25분 정도 걸린 셈이다. 출퇴근 시간에 버스를 타고오면 걸리는 시간은 30분 정도, 승용차로도 15분 이상은 족히 걸리는 거리다. 이 정도면 출퇴근 교통수단으로 여러 면에서 경쟁력을 갖기엔 충분했다. 여기에 건강도 챙길 수 있지 않은가. 굳이 환경문제를 논하지 않더라도 자전거 출퇴근은 권할만한 일이다. 약간의 위험 요소만 제거한다면 포항은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다. 


태그:#포항,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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