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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최고 별미를 꼽으라면 무엇을 꼽겠습니까? 우리 집 아이들은 '옥수수'입니다. 3명이 앉아 한솥 삶은 옥수수를 다 먹습니다. 그것도 '게눈 감추듯' 먹습니다. 어릴 적부터 그랬으니 초등 5, 중1, 중2가 되니 엄마와 아빠가 먹을 옥수수는 거의 없습니다.  막둥이는 얼마 전부터 할머니와 큰 아빠에게 말했습니다.

"할머니, 큰 아빠 옥수수 언제 먹을 수 있어요?"
"조금만 더 기다리면 먹을 수 있어."
"나는 노란 옥수수가 먹고 싶어요."
"조금 있다가 나올 옥수수는 노란 옥수수야."


드디어 그날이 왔습니다. 작은 형님이 옥수수를 보내왔습니다. 아이들은 옥수수를 보자마자 입안에 침이 고였습니다. 아내는 부리나케 삶았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옥수수 먹음직합니다.

옥수수를 한솥입니다. 아이들 입에 침이 고이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습니다.
 옥수수를 한솥입니다. 아이들 입에 침이 고이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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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음직한 옥수수입니다. 노란 빛깔. 보기만해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먹음직한 옥수수입니다. 노란 빛깔. 보기만해도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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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삶은 옥수수를 꺼내 놓으니 노란 빛깔이 얼마나 예쁜지 모릅니다. 삶은 옥수수를 보는 순간 막둥이는 덥석 집었습니다. 얼마나 뜨겁겠습니까? 입안에 들어가는 순간 얼굴을 찡그립니다. 하지만 뜨겁다고 먹지 못할 막둥이가 아닙니다.

"앗 뜨거워! 앗 뜨거워!"
"뜨거우면 먹지 말아야지."
"뜨거울 때 먹어야 더 맛있어요. 앗 뜨거워 앗 뜨거워."


뜨거운 옥수수를 하나 든 막둥이. 먹기는 먹어야 하는데, 뜨겁습니다. 방법을 고안했는데.
 뜨거운 옥수수를 하나 든 막둥이. 먹기는 먹어야 하는데, 뜨겁습니다. 방법을 고안했는데.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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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삶은 옥수수, 날씨도 더워 쉽게 식지 않습니다. 결국 막둥이가 고안한 옥수수 먹는 방법은 포크로 옥수수를 찍어 먹었습니다. 옆에 있던 딸 아이도 옥수수에 정신을 놓았습니다. 중1 여학생 모습은 오 간데가 없습니다.

옥수수 먹는 딸 아이 모습. 중1 여학생 모습은 오 간데가 없습니다. 옥수수를 하나 먹은 막둥이 입에 낀 옥수수를 손으로 파내고 있습니다.
 옥수수 먹는 딸 아이 모습. 중1 여학생 모습은 오 간데가 없습니다. 옥수수를 하나 먹은 막둥이 입에 낀 옥수수를 손으로 파내고 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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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가 그렇게 맛있어?"
"그럼요 얼마나 맛있는데요."

"공부도 옥수수 먹는 것처럼 좀 해라.
"옥수수 먹는데 무슨 공부 타령이에요."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이 어떻게 동생처럼 똑같은 모습으로 먹냐. 좀 예쁘게 먹을 수 없니."
"옥수수는 예쁘게 먹는 게 아니고 맛있게 먹는 거예요."

맞는 말입니다. 음식은 예쁘게 먹는 게 아니라 맛있게 먹어야 합니다. 막둥이는 옥수수를 먹다가 잇몸 사이에 끼었는지 손가락으로 파내는 모습까지 보여주었습니다. 옥수수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면서 편식하지 않고 아무거나 잘 먹는 우리 아이들 참 예쁩니다.

딸과 막둥이의 옥수수 먹는 다양한 모습
 딸과 막둥이의 옥수수 먹는 다양한 모습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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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뭄 피해가 조금 적은 우리 동네는 이렇게 옥수수를 맛있게 먹는데 가뭄 때문에 타들어가는 분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죄송합니다. 비가 내려 파릇파릇한 옥수수처럼 온 나라가 푸른 빛깔이 도는 날이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옥수수가 많이 자라 벌써 먹을 때가 되었습니다.
 옥수수가 많이 자라 벌써 먹을 때가 되었습니다.
ⓒ 김동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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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옥수수, #여름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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