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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의 4·11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혹에 대한 2차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는 26일 "19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경선은 선거관리에서부터 현장투표, 온라인투표까지 부정을 방조한 부실 선거"라고 밝혔다. 특위의 조사결과 발표를 맡은 양기환 선거관리분과장이 국회 정론관 마이크 앞에 서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4·11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혹에 대한 2차 진상조사 특별위원회는 26일 "19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경선은 선거관리에서부터 현장투표, 온라인투표까지 부정을 방조한 부실 선거"라고 밝혔다. 특위의 조사결과 발표를 맡은 양기환 선거관리분과장이 국회 정론관 마이크 앞에 서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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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 26일 오후 9시 50분]
진상조사특위 "비례대표 경선은 부정을 방조한 부실선거였다"

26일 열린 진상조사특위 보고서 의결을 위한 전국운영위원회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진상조사특위가 "비례경선 과정은 선거관리 과정에서부터 현장투표과정, 온라인 투표과정까지 부정을 방조한 부실의 과정이었다"고 발표했다.

진상조사특위(이하 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앞에 부정과 부실 구분은 의미가 없다, 부정은 부실에서 싹텄으며 부실은 부정에서 만연했다"며 "통합진보당의 19대 국회의원 비례경선은 선거의 절차와 원칙이 심각하게 훼손된 선거였다"고 결론지었다.

"온라인투표과정은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가 어려운 선거과정"

특위는 "온라인 투표과정은 전반적으로 공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선거과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전체 투표자의 90% 가까이가 선택한 인터넷 투표에서 미투표 현황이 일부 당직자에게 독점돼 특정 후보에게 활용된 정황이 발견된 것이다. 기회의 공정성이 위반됐다는 게 특위의 판단이다.

통합진보당의 4·11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혹에 대한 2차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온라인투표 조사를 맡았던 이정주 분과장이 26일 저녁 국회 정론관 앞에서 진상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특위는 이날 "19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경선은 선거관리에서부터 현장투표, 온라인투표까지 부정을 방조한 부실 선거"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의 4·11 비례대표 경선 부정의혹에 대한 2차 진상조사 특별위원회에서 온라인투표 조사를 맡았던 이정주 분과장이 26일 저녁 국회 정론관 앞에서 진상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특위는 이날 "19대 국회의원 비례대표 경선은 선거관리에서부터 현장투표, 온라인투표까지 부정을 방조한 부실 선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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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에 따르면, 선관위원이 아닌 당직자가 주요정보인 미투표 현황을 수시로 열람했다. 특위는 "미투표 현황의 경우, 투표 진행 상황에 대해 해당 시점까지 기록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정성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또한 "최고 레벨의 관리자 아이디의 경우 관리자 시스템의 전체 메뉴를 열람하고 많은 정보를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보안관리가 철저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리자 아이디를 생성하고 외부에서 사용한 정황이 다수 발견되는 등 보안관리의 문제, 불공정의 문제를 낳았다"고 지적했다.

특위는 "기본이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공정한 경쟁, 공정한 선거를 기대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번 경선을 부정이 방조된 선거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중 투표와 대리 투표 같은 부정한 사례가 다수 발견돼"

특위는 "현장투표의 과정에서도 부정과 부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현장 투표소 설치도 원칙 없이 진행돼 선거관리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았다. 선거인 명부에 투표자로 기재된 자가 실제로 투표한 것인지에 대한 여부를 믿기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다는 게 특위의 판단이다.

투표담당자의 선임, 투·개표록의 작성, 이중투표 확인, 선거인명부와 투표함의 관리, 지정된 투표용구의 사용 등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 훼손됐다.

실제로 투표자 수와 투표용지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거인명부의 투표자 이름을 지우는 등의 부실로 인해 이중 투표와 대리 투표 같은 부정한 사례가 다수 발견되었다는 게 특위의 설명이다.

특위는 "선거인의 대리서명, 대리투표 의혹이 제기되는 투표소는 대부분 특정 후보가 100% 또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곳이었다"며 "이번 경선 결과의 신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특위는 "현장투표의 경우 확인된 이중 투표와 대리 투표를 포함한 지역을 무효화해도 전체 투표의 32.4%가 무효"라며 "수사권의 한계로 선거인 명부 서명이 조작된 대리 투표의 정황은 있으나, 유효한 투표의 서명을 검증할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특위는 "불공정한 선거가 진행되면 기득권에게 유리하다"며 기득권에 유리한 선거가 이루어지는데 진보라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전국운영위에서 보고서가 의결된 후, 보고서 원문을 공개할 예정이다.

당 대표 경선에 나선 강기갑 후보 쪽은 진상조사특위 발표에 "2차 진상조사 결과는 '온·오프라인의 전체적 부정을 야기한 부실 선거'로 규정함으로써 1차 진상조사위원회의 내용을 명확하게 재확인했다"며 "비례경선 부실부정에 대한 국민 앞에 정치적 공동책임을 지고, 지금이라도 이석기, 김재연 의원은 즉각 자진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2신 : 26일 오후 5시 50분]
구당권파 '이석기 살리기'... "진상조사특위 보고서 무효"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를 재조사해온 진상조사특위의 조사 결과를 보고 받기에 앞서 회의 진행 공개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를 재조사해온 진상조사특위의 조사 결과를 보고 받기에 앞서 회의 진행 공개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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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를 재조사해온 진상조사특위의 조사 결사를 보고 받기 위해 열린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유시민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운영위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부정 사태를 재조사해온 진상조사특위의 조사 결사를 보고 받기 위해 열린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유시민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운영위원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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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의 선택은 '이석기 살리기'였다.

4·11 총선 경쟁부문 비례대표 경선에 총체적 부정·부실이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진 진상조사특별위원회(진상조사특위) 보고서 내용을 외면하기로 한 것이다.

진상조사특위 보고서를 의결하기 위해 26일 오후 4시부터 열리고 있는 당 전국운영위원회에서는 구당권파 쪽 전국운영위원들이 보고서 채택을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보고서 내용을 확정하는 진상조사특위 전원회의에서 혁신파에 불리한 내용이 보고서에서 빠졌다는 게 구당권파의 주장이다.

이날 전원회의에서는 비례대표 경선 당시 총체적 부실·부정이 있었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표결 결과 8:2로 채택됐다. 이 과정에서 구당권파 쪽과 가까운 김동한 진상조사특별위원장이 "이번 조사는 객관성과 공정성이 철저히 보장되지 못했다, 위원회 내에 충분한 논의와 원만한 합의도 이루지 못했다"며 반대표를 던지며 사퇴했다.

이는 구당권파의 반발에 힘을 실었다. 김미희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진상조사특위가 인정하지 않은 기술검증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선거 부정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며 "하지만 다수의 진상조사특위 위원들이 객관적으로 밝혀낸 진실을 땅에 묻어버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혁신파는 구당권파가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 혁신파 쪽 관계자는 "구당권파가 원치 않는 보고서 내용이 나왔기 때문에 반발하고 있다"며 "또한 그동안 회의 한 번 참석 안 하다가 돌연 사퇴한 김동한 위원장의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어제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가 유출된 것을 가지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전국운영위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구당권파가 원하는 대로) 조사를 다 해놓은 것인데, 보고서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보고를 듣고 판단해봐야겠지만, 무효화할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1신 : 26일 오전 8시 55분]
구당권파, '정치적 회생불능' 자초하나

지난 24일 통합진보당 당사 앞에서 당원장으로 치러진 고 박영재씨 영결식에 구당권파 이정희 전 공동대표와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나란히 참석해 흐느끼고 있다.
 지난 24일 통합진보당 당사 앞에서 당원장으로 치러진 고 박영재씨 영결식에 구당권파 이정희 전 공동대표와 이석기 김재연 의원이 나란히 참석해 흐느끼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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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모든 것이 드러난다. 그 결과에 따라 책임이 뒤따른다. 진실을 외면하고 책임을 미룬다면, 파국을 맞는다. 뻔한 시나리오다. 통합진보당 구당권파가 집어들 것으로 보이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통합진보당은 26일 진상조사특별위원회(이하 진상조사특위)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 시각은 이날 오후 4시 당 전국운영위원회에서 보고서가 의결된 직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2일 발표된 1차 진상조사보고서의 미흡한 부분을 추가·보강 조사한 것이다.

아직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구당권파는 이미 '이석기 의원 지키기'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구당권파는 25일 1차 진상조사 결과와 다르지 않은 진상조사특위의 일부 자료가 공개된 것을 두고 "1차 진상조사결과는 허위였다"고 주장했다. 이석기 의원과 관련된 부정 의혹은 애써 무시했다.

진상조사특위 보고서 발표 이후에도 구당권파가 진실을 외면할 경우, 구당권파는 정치적 회생불능 상태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 구당권파 쪽 세를 업고 당 대표 경선에 뛰어든 강병기 후보는 이석기 의원 제명을 비판했던 당초 입장을 바꿨다. 야권연대 파트너인 민주통합당과 당원의 50%가량을 차지하는 민주노총의 압박 역시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구당권파에서 멀어진 국민의 마음을 돌이킬 수 없다.

오병윤 "1차 진상조사보고서는 허위" 주장

당권파인 오병윤·이상규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차 진상조사보고서는 허위였다"고 발표했다. 이 회견은 이날 오전 <한겨레>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 당시 후보 대부분이 '동일 IP(인터넷 고유 주소)'에서 몰표를 받았다는 진상조사특위 일부 자료를 보도한 기사에 따른 것이다.

이 신문에 따르면, 국민참여당 계열의 오옥만 후보는 제주도의 한 건설회사 사무실에서 270표 몰표를 받았다. 같은 IP에서 이뤄진 투표였다. 이 건설회사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는 고아무개씨는 1차 진상조사위원이었다. 이석기 의원 역시 82명이 투표한 현대차 한 지역공장 노조 사무실에서 82표 몰표를 얻었다.

오병윤·이상규 의원은 오옥만 후보의 예를 들면서 "1차 진상조사보고서는 도둑이 매를 든 허위·날조 보고서임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범죄자가 수사와 판결에 참여하여 자신의 범죄사실을 은폐하고 사건과 무관한 타인에게 범죄사실을 뒤집어 씌우려한 정황을 알 수 있다, 제2의 유서대필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회견 후 기자들을 만난 오병윤 의원은 이석기 의원 역시 동일 IP에서 이뤄진 투표에서 100% 몰표를 받은 것에서는 입을 다물었다. 오병윤 의원은 "오옥만 후보는 사퇴했다, 이석기 의원도 사퇴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피한 뒤 "진상조사보고서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병윤 의원은 "1차 진상조사보고서가 허위"라고 판단한 근거도 밝히지 못했다. 오 의원은 취재진의 관련 질문에 "진실인지 무엇인지 봐 달라, 거짓 없는 세상이 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동문서답을 했다. 오 의원은 계속된 취재진의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당사자인 이석기 의원 쪽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석기 의원실 관계자는 "보고서가 공개되고 검증을 거친 후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의원이 현대차의 한 지역공장에서 몰표를 받은 것과 관련 "부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당원들이 이 후보를 밀어주자면서 투표를 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석기 지키기'에 나선 구당권파, 어떤 선택을 할까?

아직 진상조사특위 보고서 초안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당권파 소속 의원들이 한 언론 보도를 인용해 "1차 진상조사보고서는 허위"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석기 의원 지키기를 위한 '물타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박승흡 강기갑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더 큰 부실과 부정을 가리기 위한 사전 '물타기'는 아닌지, 소위 '짜고 치는 고스톱'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며 "긴급하게 대응해야 할 그 어떤 다급함이 있나 보다, 이제 하루만 지나면 모든 사안이 가감 없이 국민 앞에 보고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승흡 대변인은 이어 "이날 보도만으로도 1차 진상보고서를 재확인하는 것일 뿐이며, 1차 조사 결과만으로도 총체적 부실·부정에 대한 정치적 공동책임을 당원과 국민 앞에 져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웅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구당권파 쪽 지지를 받는 강병기 당 대표 후보는 처음으로 이석기 의원 제명을 언급했다. 강 후보는 25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석기·김재연 의원) 두 분이 정치적 책임이 명확하다면 당연히 우리 당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를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출당과 제명까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진상조사특위 보고서가 총체적 부정·부실이 없었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 이상, 강기갑·강병기 후보 중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이석기 의원 제명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석기 의원 지키기'에 대한 입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구당권파에도 큰 타격이 될 터다.

지금껏 이석기·김재연 의원 제명을 비판하며 "진상조사특위 보고서 결과를 기다리자"고 주장해온 구당권파가 말을 바꿔 진실을 외면하면 당 안팎의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후 정치적 행동은 크게 제약될 수밖에 없다. 구당권파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당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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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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