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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구영중학교 학생들과 박영희 교무부장이 25일 캄보디아 자매결연 학교에 선물한 신발을 말리며 담소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구영중학교 학생들과 박영희 교무부장이 25일 캄보디아 자매결연 학교에 선물한 신발을 말리며 담소하고 있다
ⓒ 울산 구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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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중년의 여성들이 의기투합해 해외여행을 떠났다. 여행지는 힌두교와 동양의 신비를 담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앙코르와트(Ankor Wat)가 있는 캄보디아. 

캄보디아를 여행하던 한 여성의 눈에는 앙코르와트의 화려함 뒤에 숨은 열악한 학교 환경과 학생들의 순박한 모습이 들어왔다. 학생들은 맨발로 축구를 하고 있었다. 이를 눈여겨 본 여성은 울산의 한 중학교 교감이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울산 울주군 구영중학교(교장 안종목)의 김기화 교감은 먼저 교사들에게 자신이 여행 중 본 캄보디아 학교의 모습을 전했다. 그러자 대다수 교사들이 이 학교를 돕자고 동의했고 학생들에게도 알렸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몇 달 뒤인 지난해 7월, 여름방학을 맞아 구영중 교장, 교감, 교사, 학생, 학부모 등 30여 명은 캄보디아로 떠났다.

이들은 각자 비행기 탑승시 1인당 물품 최대 무게인 20kg을 꽉꽉 채웠다. 선물 박스에는 컴퓨터를 비롯해 여러가지 생활용품이 가득 담겼다. 구영중 구성원들이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물품들을 하나둘 모아온 것. 이렇게 구영중은 2011년 캄보디아 스바이톰중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었다.

2012년 6월 25일. 구영중 학생들이 곳곳에서 수거해 세척해온 신발들을 화창한 햇볕 아래 교정에서 말렸다. 다른 물품들과 함께 자매결연을 맺은 캄보디아 스바이톰중학교에 기증할 신발들이다.

구영중 박영희 교무부장은 "지난해 교감선생님이 이 학교 학생들이 맨발로 축구를 하는 모습을 학교에 전한 후 올해는 신발을 선물하자는 의기투합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이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수거한 신발"이라며 "거의 새 것과 같고, 학생들이 정성을 모아 깨끗이 세척하고 말려 받는 이들도 기분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캄보디아 소식 전하자 교사, 학생들도 공감

구영중 교사, 학생, 학부모 30여 명은 오는 7월 23일부터 2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캄보디아로 떠나 스바이톰중학교와 다시 한번 우정을 나눌 계획이다.

구영중은 스바이톰 학생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나눔의 날'을 지정하기로 했다. 구영중 학생들이 각 가정에서 남는 물품들을 모아오는 날인데, 이날 세척해 말린 신발들과 함께 캄보디아 중학교에 소중하게 전달될 예정이다.

나눔의 날은 구영중 학생들의 봉사단체인 청소년단체 흥사단 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되며 이번 신발수집도 이 학생들이 주도했다. 학생들은 인근 아파트 헬스장에 버리고 간 헌 신발들을 수거한 후 깨끗이 세척해 말린 후 예쁘게 포장하고 사이즈를 표시하는 작업도 했다.
  
박영희 교사는 "무엇보다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기쁘다"며 "학생들은 우리보다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 제3세계 학생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들의 작은 정성과 노력이 우리보다 가난한 국가의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더 열심"이라며 "거창한 구호보다 이런 사소한 것이 국제교류와 세계화가 아니겠나"고 덧붙였다.

구영중은 물자가 비교적 풍부한 우리 학생들이 작은 것도 아끼고 절약하면 다른 나라 학생들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될 것이라는 교육적 효과도 바라보고 있다.

한편 울산 구영중은 오는 7월 12~13일 캄보디아 중학교에 전달할 물품 모으기와 함께 학교내 자전거 거치대 마련을 위한 성금도 모을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울산 구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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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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