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태안지역에 10년 만의 극심한 가뭄이 찾아와 한 달이 넘도록 이어지면서 농어민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일부지역 주민과 특정업체가 축제를 열고 손님끌기를 위한 홍보와 판촉전을 펼치고 있어 주민으로부터 눈총 받고 있다.

 

특히 관계당국은 예비비를 쏟아 붓고, 기관·사회단체 종사자들은 가뭄 피해 현장에서 밤낮없이 피해 극복을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와 중에 손님을 끌겠다고 축제를 연 것은 잘못이라는 각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태안지역 농어민과 주민들에 따르면 네이처영농법인은 지난 20일부터 오는 7월 1일까지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일원 26만㎡의 대지위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100만 송이의 백합꽃을 홍보하며 '2012 태안 백합꽃축제'를 열고 있다. 이에 앞서 소원면 주민들은 지난 8일 모항항 해삼축제를 열고, 오는 24일까지 16일 간 전국의 손님을 모시기 위한 홍보활동과 수산물 판매 전략 등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지역주민의 눈길은 곱지 않다.

 

소원 지역 농업인은 "소원면 송현, 영전, 소근리 등 드넓은 지역의 논이 극심한 가뭄으로 바짝 말라 거북등처럼 갈라졌고, 모내기를 못한 논에서 먼지만 일고 있다"며 "모항 주민들이 정부로부터 해삼양식 산업자금 등 각종지원을 받으려는 취지도 좋지만, 축제를 연 것은 이웃의 애타는 농심을 외면하는 것 같아 서운한 마음까지 든다"고 토했다.

 

또, 태안 주민들은 "네이처영농법인은 지난달 신온리서 튤립축제를 열며 각종 불법을 저질러 당국의 행정조치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불법행위지에 대한 원상복구 등을 완료했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 가운데 또 다시 그 자리서 백합꽃 축제를 연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역 농업인들이 가뭄 피해로 실의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일부단체가 축제 이벤트를 개최한 것은 농업인의 울화병을 부채질하는 꼴"이라며 "축제추진위는 앞으로 10일 이내 비가오지 않으면 지역 농업인들은 올해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백합축제운영팀 관계자는 "태안 지역에 극심한 가뭄 등 주변 상황이 축제를 개최할 분위기는 아니지만, 정해진 일정 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축제를 열 수 밖에 없었다"며 "축제장 개장 일부터 지금까지 축제장을 찾은 손님 숫자는 밝히기조차 민망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일보에도 송고했습니다.


#사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