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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으로 저수지 바닥이 쩍쩍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의왕 왕송저수지
 가뭄으로 저수지 바닥이 쩍쩍 거북이 등처럼 갈라진 의왕 왕송저수지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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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가뭄 탓에 삼삼오오 사람이 모이면 오고가는 이야기 중에 빠지지 않는 것이 "언제 비가 오지?" "비가 안 와서 큰일이야" "이런 가뭄은 처음" 등등이다.

기상청이 지난 10일 강수량과 증발량, 일사량 등을 종합한 '가뭄 판단 지수'의 '매우 위험' 단계인 지역이 전국 76개 구역중 58곳(76%)에 이른다고 밝히고 서울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1908년 이후 104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라는 말처럼 정말 심각한 상황이다.

수도권의 가뭄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0일 도농 복합도시인 경기도 의왕시 초평동에 자리한 왕송호수를 찾았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문의한 바로는 이 호수는 1948년 1월에 조성돼 부곡저수지로 불리우다 요즈음에는 왕송호수로 통칭되는 대규모의 저수지다.

현재 화성수원지사가 관리하는 이 저수지는 유수 단면만 약 99만㎡에 만수때의 저수량은 207만9천m³에 달하는 대규모로 하수갑문 쪽에 아직 물이 남아 있으나 저수율은 약 20% 이하에 불과하고 물 빠진 호수 바닥은 마치 거북 등처럼 쩍쩍 갈라진 모습이다.

의왕시가 조성한 생태환경 체험장소인 연꽃 재배지의 연꽃잎은 푸르른 녹색을 유지하고 있으나 뿌리는 서서히 말라 죽어가고 있다.
 의왕시가 조성한 생태환경 체험장소인 연꽃 재배지의 연꽃잎은 푸르른 녹색을 유지하고 있으나 뿌리는 서서히 말라 죽어가고 있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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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가뭄으로 호수에 가득찼던 저수량이 사라지고 지금은 전체 호수 면적의 1/10정도에 불과하다.
 심각한 가뭄으로 호수에 가득찼던 저수량이 사라지고 지금은 전체 호수 면적의 1/10정도에 불과하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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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송 저수지의 물이 사람 발목에 찰 정도로 수위가 낮아진 웅덩이 형태가 되자 백로들이 몰려와 물고기에 사냥에 바쁘기만 하다.
 왕송 저수지의 물이 사람 발목에 찰 정도로 수위가 낮아진 웅덩이 형태가 되자 백로들이 몰려와 물고기에 사냥에 바쁘기만 하다.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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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인근 논들은 모내기를 마친 상태다. 하지만 의왕시가 재배하며 생태답사 장소로 각광받던 3600㎡(1200여평)규모의 연꽃 재배지는 뿌리째 말라 죽어가는 반면 수심이 낮아지면서 물고기들이 파닥거리자 백로들은 물고기를 사냥하느라 분주하기만 하다.

인근 저수지도 마찬가지다. 시흥시 최대의 담수호로 총 유수면적 58만㎡에 담수량은 187만2천톤, 만수 때의 수심은 7.2m에 이르는 물왕저수지의 경우도 농경지에 물을 흘려보내 바닥을 드러낸 상황으로 현재 저수율은 10% 정도로 그야말로 웅덩이인 형국이다.

인근 주민들은 "물왕저수지 물이 모두 빠져 바닥을 드러낸 것은 저수지가 축조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며 "이번 기회에 준설을 시급히 해 저수량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농어촌공사 화성수원지사 관계자는 21일 전화통화에서 "주민들로 부터 토사 준설 민원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 검토 단계로 아직 확정된 것으로 없다"고 말했다.

104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 틈새
 104년만에 찾아온 최악의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 틈새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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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이달 말 장마 시작되면 가뭄 해갈될 것"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5월 이후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건조한 날씨가 많아지면서 강수량이 평년에 비해 적어 가뭄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일부터 서울에 내린 비는 모두 합해 10.6mm로 평년 171mm의 6.2%에 불과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19일과 20일 경기 안양시 상공에는 오후 한때 시커먼 먹구름이 발생했다. 혹여 소나기라도 쏟아질까 기우제를 지내는 마음으로 하늘을 쳐다 보았으나 하늘은 무심하게도 단 하나의 빗방울을 손등위에 떨어트린 뒤 더이상 응답을 하지 않았다.

기상청은 "이번 가뭄은 대륙 기단에서 분리돼 유난히 강하게 발달한 고기압이 한반도로 건너와 비구름을 동반한 저기압의 북상을 막으면서 발생한 이상고온 현상 때문으로 이달 말 장마가 시작되면 가뭄이 해갈된다"고 예고해 10여 일을 더 기다려야 할 듯싶다.


태그:#의왕, #가뭄, #왕송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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