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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 출연 중인 시사 평론가 김용민 교수.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에 출연 중인 시사 평론가 김용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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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와 미래권력들 인천부천모임(이하 미권스 인부천모임)'이 4·11 총선에서 야권단일후보로 출마했다가 8년 전 막말 파문으로 언론의 '십자포화'를 받은 김용민 교수 초청강연회를 지난 15일 인천시 부평구청에서 개최했다.

'미권스'의 회원 수는 20만 명 이상으로, 한국 정치인 팬클럽 중 현재 최대로 알려졌다.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를 통해 급부상한 정봉주 전 국회의원의 팬클럽으로 정 전 의원의 구속 후에도 온라인과 온·오프 모임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4·11 총선에서 야권 패배 책임론(?) 등으로 한때 '멘붕(멘탈 붕괴를 줄인 말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은 상황을 뜻하는 신조어)'에 빠졌던 김 교수는 이날 강연회에서는 '멘붕'에서 벗어난 것처럼 자신의 정치적 소신을 명확히 하며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 후보인 박근혜 의원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는 일곱 가지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으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을 비롯한 범야권 대선 후보 5명이 박 의원과 일대일 대결 구도에서 경쟁한다면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먼저, 김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야권이 '정권 심판론'으로만 선거에 임해서는 안 된다"며 "미래적 가치를 보여주는 세력이 국민의 선택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2002년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는 'DJ 심판론'만 주장했고, 2007년 대선에서 야권은 'BBK 심판론'만 흔들었다. 2010년 지방선거 때 'MB 심판론'은 어느 정도 써먹었다. 양극화 심화·분단 고착화·경제민주화 후퇴 등 이명박 정권에 대해선 심판해야하지만, 심판만으로는 안 된다.

국민에게 미래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 대선은 미래적 가치를 다투는 싸움이다.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의 정치적 유신 말고 뭐가 있나? 헌법을 부정한 쿠데타 이후 민주화를 탄압하고 언론을 장악해서 군사독재를 했다. 박근혜는 이에 대한 반성부터 해야 한다."

김 교수는 <시사IN> 기자인 주진우 기자와 함께 박정희 전 대통령 관련 장편 드라마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녹음도 4회 정도 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김 교수는 "MB 심판은 <나꼼수>에서 상당 부분 담당할 테니 야당은 미래적 가치와 경제문제에 집중해 대안을 만들어 달라"며 "조·중·동 등 보수 언론은 제가 상대하겠다"고 한 뒤 "김용민 막말이 선거 5일 전 나왔듯이, 대선까지 6개월이 남았다,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제보가 줄을 잇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의 발언은 대선 전까지 <나꼼수>가 현 정부와 박 의원을 상대로 충격적인 폭로전을 하겠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김 교수는 "박근혜는 지방에서 상당히 먹히지만, 수도권에서 안 먹힌다는 것이 2010년 지방선거와 4·11 총선에서 다시 확인됐다, 헤어스타일 한 번 바꾸지 않을 정도로 변화를 싫어하는데 수도권 30~40대의 표심을 얻겠느냐"고 한 뒤 야권의 단결을 주문했다.

"색깔론은 여권이 급할 때 쓰는 것"

<미권스> 회원이 시사평론가 김용민 교수에게 힘내라는 뜻으로 장미꽃을 전달하고 있다.
 <미권스> 회원이 시사평론가 김용민 교수에게 힘내라는 뜻으로 장미꽃을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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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보수 언론과 여권, 박 의원까지 가세한 '색깔론'에 대해서도 박 의원을 향해 일갈했다.

"북 체제를 믿음직스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색깔론은 여권이 급할 때 쓰는 것인데, 대선 6개월 전에 다 쓰고 있다. 여권이 쓸 카드가 없다. 얼마나 꺼낼 게 없으면 김용민 막말을 꺼냈겠나. 데이터상 민주당 표가 깎였다는 근거가 없다. 8년 전 로그인해야만 듣는 방송에서 한 이야기로 선거에서 졌다면, 정당정치가 무슨 의미냐. 하지만 선거야 원인보다 결과이니 겸허히 받지만, 일개 정치인의 과거 발언 때문에 졌다는 것은 국민 수준을 낮게 보는 게 아니냐?

박근혜도 만경대 갔고, <동아일보>사는 김일성 주석 찬양 동판을 만들어 북에 줬다. 지들이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 색깔론 꺼낸다는 것은 수세 국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용민도 털렸다. 8년 전 그 말 말고는(웃음) … 여자관계도 턴 근거가 있다. 휴대전화 위치·계좌·카드·여자관계 공란으로 나왔다.(웃음) 민간인 사찰 왜 했겠나."

이밖에도 김 교수는 유럽에 이어 한국에 상륙할 경제 위기와 보수층의 확장성 한계, 여당 내 비박(박근혜)계 후보의 반발 등으로 인해 박 의원은 이번 대선에서 당선되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런 뒤 김 교수는 범야권의 대선 후보군인 김두관·문재인·손학규·안철수·정동영씨에 대해선 "개인적 욕심은 있어도 야비한 사람은 아니다, 지더라도 박수 치고 응원해 줄 품위 있는 정치인이다, 이쪽은 경쟁이 재미있고, 감동을 주는 대하드라마라면, 저쪽(새누리당)은 모노드라마를 하겠다는 것이다"며 "관객도 없는 모노드라마에 누가 감동하겠나"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김 교수는 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5명을 평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강연에 앞서 부평과 인천에 대한 이미지와 인연, 생각을 말했다.

"개그맨 김구라를 통해 부평구 십정동이 매우 가난한 동네라는 것을 알았다. 지난해에는 홍미영 부평구청장이 십정동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몇 달 동안 공부방에 거주했다. 이것이 바로 정치구나, 민주개혁세력만이 할 수 있는 정치다. 전임 새누리당 구청장과 시장이 행정을 잘 못해 공무원들 월급조차 지급하기 어려운 동네가 부평과 인천이다."

아이디 '은양(27·여)'을 쓰는 한 여성 직장인은 "직장에서 끝나자마자 왔다, 미권스는 지난해 11월 가입했고, 직장 상사 권유로 처음 <나꼼수>를 청취했다"며 "정치에 대한 풍자·해악에 반했다, 정봉주 전 의원을 제일 좋아한다"고 강연회 참석 이유를 말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미권스 회원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민주통합당 문병호(부평갑) 국회의원, 이후종·유용균 구의원 등도 함께했다.

[미니 인터뷰] 김용민 교수, "구속 두렵지 않다... 조·중·동 영향력은 종편 시청률"

나는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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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꼼수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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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부평까지 온 이유는?
"'미권스' 초청으로 오게 됐다. 부평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역으로 알고 있다. 홍미영 구청장이 열악한 주거환경개선 사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십정동 공부방에서 한동안 살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 것이 진정한 정치라고 생각한다. 동경하는 마음도 있었다."

- 4·11 총선 때문에 '멘붕'이 됐다고 하는데, 벗어났나?
"4·11 총선에서 야권이 패배한 것에 대한 책임 추궁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지낸다. 하지만 (김용민 책임론의) 실체에 대해서는 의문이다.(웃음) 겸허하게 지내고 싶었는데, 바로 대선 국면이고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언론이 견제하는 상황에서 침묵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 <나꼼수>가 공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요구도 꽤 있을 것 같은데.
"하하. 대선까지 아직 6개월 남았다. 기다려 달라."

- 조·중·동을 비롯한 보수 언론에 총공세를 받은 느낌은?
"별거 아니다. 그들의 실질적인 파급력은 어차피 새누리당 찍는 사람에게 미친다. 도리어 조·중·동 디스 카운트 현상이 나타난다고 본다. 거꾸로 진보진영을 결집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조·중·동 이야기하면, 교양 있는 사람은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반대로 생각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조선일보>사가 신문을 무가지로 무차별적으로 배포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에 대한 생각은?
"예상했던 일이다. (조선일보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는 뭐든지 해왔다. 대한민국 정치검찰이나 <조선일보>는 사익 추구 집단이다. 검찰·언론은 공신력을 생명으로 하는데, 이를 포기 하고 정치적 목적에 천착하는 길을 걸어왔다. 생명력을 단축한다고 본다. 안티 <조선일보> 운동 10년 동안 <조선일보>도 타격을 받았다. 1등 신문 지위는 유지되는지 모르나 열독률은 낮아졌다. 지난해 서울시장 선거와 이번 4·11 총선에서 조·중·동의 프레임 능력은 상실했다. 조·중·동 영향은 조·중·동 종편(=종합편성채널) 시청률로 드러나고 있다."

- 대선 전후로 <나꼼수> 3인방 중 한두 명은 구속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다.
"생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명박 정권의) 엄청난 자충수가 될 것이다. 주저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구속) 하라고 해야죠. 어떻게 되는지 보면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나는꼼수다, #김용민, #미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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