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위의 저격수 김민욱(대성체·25세)이 통쾌한 KO승으로 OPBF 동양태평양 챔피언에 등극하며 복싱 월드컵 출전자격을 얻었다. 김민욱은 28일 오후 5시 KBS 스포츠월드 제1체육관에서 열린 슈퍼라이트급(63.5kg) 챔피언 로메오 자코살렘(필리핀·23세)의 1차 방어전 상대로 나서 2라운드 2분30초에 KO승을 거뒀다.

 7연승을 거두며 동양챔피언에 등극한 김민욱

7연승을 거두며 동양챔피언에 등극한 김민욱 ⓒ 이충섭


김민욱은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던 강타자 자코살렘을 맞아 1라운드부터 정면 승부를 택했다. 날카로운 원투 스트레이트를 앞세워 물러서지 않고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자코살렘의 장기인 스트레이트 대결에서 김민욱의 원투가 더 빠르고 사정거리가 길었다. 1라운드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민욱은 2라운드에 들어서는 한층 더 가벼운 몸놀림으로 기회를 노리다가 날카로운 라이트 스트레이트로 자코살렘의 턱을 가격해 첫 다운을 뺐었다. 이어 속개된 경기에서 김민욱은 휘청거리는 상대에게 무차별 공격을 퍼부은 끝에 심판의 경기 중단을 이끌어냈다. 2라운드 2분 30초만의 TKO 승이었다.

 김민욱이 레프트 어퍼를 작렬시키고 있다

김민욱이 레프트 어퍼를 작렬시키고 있다 ⓒ 이충섭


아마추어 국가대표 상비군 (2006~2007년) 출신의 김민욱은 프로 데뷔전 패배 이후 7연승을 거두며 통산 전적 8전 7승(5KO)1패를 거뒀다.

 애국가를 직접 부른 홍수환 KBC회장

애국가를 직접 부른 홍수환 KBC회장 ⓒ 이충섭


하지만, 이어 열린 OPBF 수퍼페더급 (58.97kg) 1차 방어전에 나선  김동혁(제주맥스체,25세)은 지명 도전자 좀송 추와타나(태국·25세)에게 9라운드에 TKO 패를 당하며 챔피언 타이틀을 내줬다.

추와타나는 복싱전적은 불과 2전에 불과했지만 8살 때부터 무에타이에 입문해서 17살에 무에타이 세계 챔피언에 오르는 등 통산 전적 224전 184승 36패 4무라는 전적이 말해주듯 안정된 밸런스와 강력한 파워가 느껴졌다.

 안면부상에도 불구하고 사력을 다한 김동혁

안면부상에도 불구하고 사력을 다한 김동혁 ⓒ 이충섭


김동혁에게는 운도 따르지 않았다. 1라운드 시작부터 상대의 버팅으로 고전했고 상대의 강한 압박에 특유의 날카로운 공격이 잘 먹히지 않는 모습이었다. 상대의 강한 주먹을 허용하며 안면이 찢어져 출혈이 이어졌다.

하지만, 김동혁은 사력을 다하며 오히려 추와타나의 복부를 노리며 난타전을 벌였다. 그러나 이미 전세가 기운 경기를 뒤집기에는 한마디로 역부족이었다. 5라운드부터는 오른쪽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안면이 부어 오른 김동혁은 경기를 포기하기를 거부하고 분전했으나 결국 9라운드에 링 닥터의 경기 중단으로 TKO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복싱은 복싱월드컵 출전권이 걸렸던 OPBF 2대 타이틀매치에서 타이틀을 뺏고 뺏기는 결과로 월드컵 출전권 1장 확보에 그치고 말았다.

 김민욱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부르는 박상민

김민욱 경기에 앞서 애국가를 부르는 박상민 ⓒ 이충섭


이날 경기장에는 KBC(한국권투위원회) 홍수환 회장과 유명우 사무총장을 주축으로 한 복싱인들이 복싱부활을 위해 여러모로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였다. 무료 초대장을 없애는 대신 경품 추첨과 연예인 공연도 마련했다. 경기 전에는 홍수환의 부인 가수 옥희가 공연을 했고, 김민욱 경기에서는 가수 박상민이, 김동혁 경기에서는 홍수환 회장이 애국가를 불렀다. 격투기 경기 매니아로 알려진 팝 아티스트 낸시랭를 비롯해 많은 연예인들도 초청되어 링 사이드에서 경기를 관람했다.

 모든 경기를 열렬히 응원했던 팝아티스트 낸시랭

모든 경기를 열렬히 응원했던 팝아티스트 낸시랭 ⓒ 이충섭


관중들은 실로 오랜만에 열린 수준 높은 복싱경기를 통해 복싱의 진수를 맛봄과 동시에 한때 경량급은 물론 중량급에서도 세계 챔피언을 40여명 배출해냈던 한국복싱이 동양타이틀전에서조차 1승1패에 만족해야 하는 한국 복싱의 현실을 실감한 경기였다.

 한국복싱 부활 화이팅!

한국복싱 부활 화이팅! ⓒ 이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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