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사퇴 거부' 뜻을 밝힌 비례대표 당선자·후보자의 사퇴 시한을 명토 박으며 2차 사퇴 압박에 돌입했다.

 

이정미 비대위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을 통해 "(사퇴 거부자들에게) 무작정 시간을 드릴 수 없다"라며 "21일 오전 10시까지 '후보자 사퇴 신고서'를 중앙당으로 제출하라"고 못 박았다.

 

하루 전인 17일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와의 면담을 추진한 바 있다. 이 당선자는 "지방에서 올라올 수 없다"라며 면담 약속 자체를 파기했고, 김 당선자는 '사퇴 불가' 입장을 재차 밝혔다. 황선 비례대표 후보자 역시 사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버티기'에 돌입한 당선자·후보자를 향해 비대위는 이날 오전 중앙위 결정사항을 공문으로 발송하고, 비례대표 후보자 사퇴 신고서 역시 발송하기로 했다. 혁신비대위가 강력한 추동력을 갖고 비례대표 사퇴를 이끌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같은 결정은 민주노총이 "중앙위 결의 혁신안이 실현될 때까지"라는 '조건'을 걸고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해 "민주노총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경쟁명부) 비례대표 후보들의 일괄사퇴라고 본다"라며 "이는 혁신 비대위가 하고자 하는 내용을 잘해라, 그렇지 않으면 영원히 지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조건부 지지철회는) 혁신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혁신안을 반대하거나 거부하는 분들께 호소드린다"라며 "80만 민주노총 조합원과 1600만 노동자의 지지 없이 진보정당의 생명력은 유지될 수도 소생할 수도 없다, 이 엄중한 요구 앞에서 다함께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 실제 지지철회 기간 동안 민주노총이 해왔던 당원가입사업, 정치후원금 세액공제 사업 등이 중단된다. '단기 지지철회'만으로도 통합진보당에는 부담이 가는 지점이다.

 

강 위원장은 끝까지 비례대표들이 사퇴하지 않을 시, '출당 조처'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출당 등 좋지 않은 예단은 삼가고 있다"라면서도 "(출당 카드 등) 여러 가지로 열려 있다고 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강기갑 "당원 비대위? 당의 결정에 대한 도전"

 

당권파 측에서 '당원 비대위'를 따로 꾸리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강 위원장은 잔뜩 날을 세웠다. 그는 "저쪽에서 당원 비대위라 이름을 붙였다, 혁신비대위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당의 결정에 대한 도전과 같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변인은 역시 "당원 비대위 결성을 제안한 분들은, 스스로 밝힌 것처럼 위법적이고 정당성도 없는 혁신 비대위에 왜 참여의사를 타진했냐"며 "이제 와서 불법운운하며 당원을 분열시키고 통합진보당의 합법적인 대표 기구를 부정하는 것에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닌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힐난했다.

 

비대위는 중앙당 인사에 대해서도 칼을 댈 예정이다. 일단, 이날 오후 통합인사위원회를 구성해 중앙당 임명에 관한 사항을 다루기로 했다. 현재는 당권파들이 중앙당의 주요 요직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팀제'로 전환해 보직 변경을 추진할 예정이다. 당권파가 장악한 3요직 사무총장과 정책위의장, 대변인은 모두 해임 및 사임한 상태다.

 

지난 12일에 있었던 중앙위 폭력사태 가담자를 처벌하기 위한 움직임에도 박차를 가했다. 비대위는 이홍우 혁신비대위원을 위원장으로하는 폭력사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의장단 폭행 등 폭력행사자, 단상 점거, 회의 진행에 대한 물리적 저지 행위자'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2주 안에 조사를 마무리해 당내 당기위원회에 회부할 방침이다.

 

혁신비대위 추가 인선도 확정했다. 외부인사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 모임 사무차장인 조영선 변호사와 서해성 작가가 합류하게 됐다.

 

한편, 이상규 당선자도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노총의 비례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 "진상조사보고서에도 부정선거 당사자는 명시된 게 없다"며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는 부정선거 당사자도 아닌데도 물러나라고 압박하는 상태"라며 당권파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민주노총의 압박에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출당 조치 가능성'에 대해 이 당선자는 "그건 당이 분당될 수밖에 없는 시나리오"라며 "진보정당이 쇄신하고 반성하고 기회를 주려는 게 아니라 당을 쪼개려고 가는 것에 걱정이고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태그:#통합진보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