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배 MBC 아나운서(왼쪽)가 방송인 출신 탁예은(오른쪽)과 결혼식을 올린다.

이성배 MBC 아나운서(왼쪽)가 방송인 출신 탁예은(오른쪽)과 결혼식을 올린다. ⓒ MBC/탁예은


11일 오전. 끄무레한 날씨 탓인지 유난히 컨디션이 좋지 않은 아침이었습니다. 그런데 휴대폰 벨소리에 눈이 딱 떠졌습니다. 문자메시지 알림이었습니다.

"동료 기자님들이 응원해주시고 지켜주신 덕분에 결혼할 수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열심히 잘 살겠습니다. 노력하는 방송인 될게요^^ MBC 아나운서 이성배"

그랬습니다. 결혼 보도가 나온 후에 그가 기자들에게 발송한 메시지였습니다. 컴퓨터를 켜고 보니, 벌써 인터넷은 그의 결혼 소식으로 들썩들썩하더군요. 부랴부랴 기사를 썼습니다. 예쁜 예비부부의 앞날을 축하하고 싶은 마음에 그에 맞는 표현을 고르느라 애를 먹었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좋은 소식인걸요.

그리고 11일 오전 11시경, 이성배 아나운서에게 또 다른 메시지가 왔습니다. 아침부터 자신의 결혼 소식에 쏟아지는 축하를 받고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보자마자 슬쩍 미소가 나왔습니다. 사랑의 결실을 앞둔 한 사람의 벅찬 마음이 전해졌기 때문입니다. 그가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입니다.

"동료 기자 및 선배님들! 아침부터 축하해주시고 도와주셔서 너무 고생 많으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정말 열심히 하는 이성배 되겠습니다!!"

일일주점에서 '잘 만나고 있느냐'는 질문에 웃던 그...진실은 이거였군요!

예비신부 탁예은과 이성배 아나운서는 2011년 처음으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이성배 아나운서가 방송에서 여자친구가 있다는 것을 알렸고, 이어 그 대상이 방송인 출신인 탁예은이라는 사실(그는 현재 방송활동을 그만두고 한 회사에 재직중입니다)이 공개됐죠. 그 즈음, 한 행사에서 사회를 보기 위해 온 이성배 아나운서를 만났습니다. 교제 소식을 축하한다는 말에 "잘 만나겠다"며 멋쩍게 웃던 그의 모습이 선하네요.

그를 또 만난 것은 9일 있었던 MBC 아나운서들의 파업 100일 기념 주점에서였습니다. 집회에서 얼굴을 몇 차례 본 적은 있지만, 대화를 한 것은 오랜만이었습니다. 야구모자를 눌러쓰고 시민들과 주먹을 맞대며 인사를 하던 그. "잘 만나고 있냐"고 물으니 또 특유의 사람 좋은 웃음을 짓더군요. 당시엔 이미 동료 아나운서들에게 결혼 발표를 했던 상황이었을 테니, 그 웃음의 의미가 이제야 이해가 됩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요즘 유난히 MBC 아나운서들에게 좋은 일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지애 아나운서가 동료 아나운서였던 전종환 기자(그는 교제 소식이 공개된 이후 기자로 전직했습니다)와 화촉을 밝혔고, 선배 아나운서인 방현주·이주연 아나운서는 2세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낭보가 들려왔습니다.

사실, 이들은 극도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의 파업이 100일 넘게 이어져 오고 있기 때문이죠. 노사간의 입장은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고, 각종 소송에 징계가 남발하는 '흉흉한' 형국입니다. 그런 만큼 개인적인 경사를 대놓고 말하기엔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을 겁니다. 올해 초 상견례 후 길일을 잡은 상태에서 파업에 들어간 이성배 아나운서도 그래서 결혼 소식을 전하며 "파업 중 결혼이라 송구스럽다"고 말하기도 했지요.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MBC노조 파업이 100일을 넘긴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홍대앞 한 클럽에서 파업중인 MBC 아나운서들이 일일 주점 '우리 백일됐어요'를 열었다. 손님 입장을 앞두고 MBC아나운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쟁취를 위한 MBC노조 파업이 100일을 넘긴 가운데 9일 오후 서울 홍대앞 한 클럽에서 파업중인 MBC 아나운서들이 일일 주점 '우리 백일됐어요'를 열었다. 손님 입장을 앞두고 MBC아나운서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맨 아랫줄 가운데가 이성배 아나운서. ⓒ 권우성


직접 밝힌 결혼 소식..고맙습니다, 그리고 축하합니다

이성배 아나운서, 고맙습니다. 조심스럽고 '송구했을' 텐데 용기를 내어 본인의 입으로 '품절 예고'를 해 준 것 말입니다. 또 평생 함께 갈 짝을 만났음을 축하합니다. 최근 문지애-전종환 커플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도 한 이 예비부부는 "잘 어울리는, 예쁜 커플"의 모습을 보였다고 하지요. 사랑으로 맺어진 두 사람이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며 지금처럼 행복했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또 하나, 연이은 경사가 상서로운 징조이길 빕니다. 임신 8개월이라는 소식이 알려진 이주연 아나운서도 9일 주점에서 "출산 전까지 파업이 끝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지요. 결혼을 앞둔 이성배 아나운서도 더 이상 '송구하지' 않게, 그전에 또 다른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그의 마지막 말처럼 "앞으로도 정말 열심히 하는" 방송인 이성배를 다시 만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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