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담당 이선필 기자는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홀로 <내 아내의 모든 것>을 보고 리뷰를 써 버렸습니다. 혼자 영화를 보고 [한뼘리뷰]를 쓸 수도 있겠지만 이런 로코물을 홀로 볼 생각은 들지 않더군요. 그래서, 30대 초반이고 3년째 사귀고 있는 남자친구와 권태기에 접어든 여자. 이름하여, '아는 여동생' 김 아무개씨와 함께 [한뼘리뷰]를 완성해보았습니다. [편집자말]
<내 아내의 모든 것>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본 감정과 상황으로 공감대를 자아내고 있다.

▲ <내 아내의 모든 것> 연애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본 감정과 상황으로 공감대를 자아내고 있다. ⓒ 수필름


조경이(이하 조): 영화 어땠어?
김 아무개씨 (이하 김): 재미있었어요.
: 어떤 점이? 
: 중간 중간 웃긴 요소들이 많아서 '빵' 터졌어요. 특히 류승룡의 전 작품인 <최종병기 활>에서 강렬한 느낌이 강했던 쥬신타가 이번 영화에서는 카사노바로 변형돼 너무 웃겼어요. <활>에서 누구를 잡아 먹을 듯한 눈빛이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는 한 여인을 향한 눈빛으로 변할 때, 이렇게 코믹적으로 다가올지는 몰랐어요. 강렬하고 느끼한 눈빛, 손과 발의 제스처 모든 동작 하나하나에도 느낌이 다 살아 있었어요. 정통 멜로 연기를 해도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임수정과 이선균은?
: 임수정은 <전우치>에서 요염하고 섹시한 부분을 이미 보여준 바 있어서 많이 새롭지는 않았어요. 근데, 나이가 들어도 저렇게 귀엽고 아름답다는 건 같은 여자로서 너무 부러웠어요. 

: 특히 저는 '연애의 공식'이라는 주제가 와닿았는데요. 남자들은 좋아하는 여자를 어떻게 해서든 갖고 싶어하지만, 애인이 된 후에는 '내 것'이 되면서 소홀해지잖아요. 그런 남자들의 심리를 잘 담은 영화인 것 같아요.

: 영화 속에서 외모는 아름답지만 독설가로 출연한 임수정을 보면서 배운 건 없니?
김: 독설을 하더라도 쥐략펴락 '밀당(밀고 당기기)'을 잘해야겠다는 생각! 너무 몰아붙이니까 남자가 질려 하잖아요. 과격함보다는 부드러움이 통할 것 같아요.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주연의 코믹 로맨스 <내 아내의 모든 것> 한 장면.

임수정, 이선균, 류승룡 주연의 코믹 로맨스 <내 아내의 모든 것> 한 장면. ⓒ 수 필름


: 언니는 어땠어요?
: 이 영화는 권태기로 몸부림치는 연인들이 보면 좋을 것 같아. 초심을 잃고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져서 막 대하는 커플들이 보면 다시 처음의 마음을 상기시키지 않을까.
: 그러게요 저도 남자친구랑 3년 정도 됐는데, 요즘 들어서 너무 많이 자주 싸워요. 예전에는 그냥 나의 단점이나 실수도 다독이면서 잘 넘어가 줬는데, 요즘에는 언성이 높아지고 그러면서 싸워요. 서로 짜증도 많이 내고.
: 이 영화, 나랑 볼게 아니라 남자친구랑 볼걸 그랬다. 미안하다.

: 여자들은 나이가 오십이 되어서도 '사랑해' '너 예쁘다' 라는 말을 듣는 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 말 한마디면 십년의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이 마음이 녹잖아요. 여자든 남자든 사랑 받고 싶어 하는 존재인데 익숙한 사이라도 그런 표현을 더 잘 하고 지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이혼율도 좀더 줄어들지 않을까요.

: 다 좋기만 했어?
: 이선균의 연기는 잘 모르겠어요. 너무 까불대고 찌질한 캐릭터라서 좀 들떠 있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영화의 핵심은 류승룡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 좋았어요. 강추!
: 한줄 평 하자. 우리끼리

'우리끼리' 한줄 평: "옆에 있을 때 잘 해라. 떠나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내 아내의 모든 것> 한 장면 카사노바에게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 남자의 결별 프로젝트라는 색다른 소재를 내세운 영화.

▲ <내 아내의 모든 것> 한 장면 카사노바에게 아내를 유혹해 달라고 부탁한 남자의 결별 프로젝트라는 색다른 소재를 내세운 영화. ⓒ 수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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