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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1년 열린 배다리마을 문화축전 풍경(사진.배다리문화축전위원회 온라인 카페)
 지난 2011년 열린 배다리마을 문화축전 풍경(사진.배다리문화축전위원회 온라인 카페)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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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벨서점 등 헌책방으로 유명한 인천 동구 배다리 마을. 오래된 양장점과 여인숙 건물, 문구도매서점으로 더욱 잘 알려진 배다리 마을은 그 자체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또한 추억을 더듬어가는 여정 길이다.

10일 오전 무렵, 잠시 찾아갔던 배다리는 통영의 동피랑 마을처럼 호동(골목길) 야외 갤러리에 알록달록한 벽화들로 예쁘게 치장돼 있었다. 벽화 속 그림들은 이 지역 주민들의 삶과 애환을 고스란히 담아놓아 구수한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겨났다. 이 그림은 바로 동구 창영동 '할매 이야기' 속 풍경 들이다.

"나는 1930년대부터 이곳 창영동에서 살았단다. 이 마을에 다시 나무도 많아지고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있으면 참 좋겠구나. 함께 산다는 건 옛날과 지금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함께 나누어가는 거란다. 그래서 난 이 마을이 좋고 사라지지 않았으면 좋겠어."

창영동 골목길 풍경 벽화에 기록된 어느 할머니의 '우각리 마을 이야기'가 배다리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마을의 풍경 속에서 사람 향기를 느끼고 옛 사람들을 추억하는 여정은 예술 그 자체다. 인천 옛 양조장을 개조해 만든 '스페이스 빔'이라는 문화공간도, 그 곁에 위치한 개코 막걸리 집도 그 자체로 클래식 음악이 된다.

소박하지만 아름다운 향기를 머금은 배다리 마을. 조용하고 깨끗한 분위기 속에 저마다의 정성과 손길로 다듬어 놓은 골목길 풍경은 사람들에게 평안한 행복을 주고 있다. 오래된 추억이 자라고 신인류의 사랑이 교감하는 배다리에서 이제는 문화예술이 그 아름다움을 더해가고 있다.

5회째 맞는 배다리 문화축전...지역과 교감하다

오는 5월 12일~13일 이틀간 인천 동구 배다리마을 일대에서 펼쳐지는 5회 문화축전 '배다리안나이트' 포스터.
 오는 5월 12일~13일 이틀간 인천 동구 배다리마을 일대에서 펼쳐지는 5회 문화축전 '배다리안나이트' 포스터.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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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도심보다 심하게 낙후됐던 배다리 공동체 마을. 이곳에선 전 안상수 인천시장의 막가파식 난개발 정책에 맞서 다양한 투쟁들이 이어져왔다. 그중 문화재와 재래식 가옥들의 보존, 합리적인 개발문화를 위해 대안 공간, 마을공동체, 사진관, 찻집, 갤러리 등이 만들어졌다.

이런 연유로 지난 2008년 탄생한 배다리 문화축전을 통해 헌책방, 북카페, 목공방, 미술관, 지역 문화 해설사 등이 활성화됐다. 또한 타 지역 인디밴드, 친환경도시농업, 가양주 제조연구모임과 같이 다양한 문화 활동가들이 한곳에 모이게 됐다.

이에 대해 강병진 총 연출가는 자료를 통해 "상당수 지역 축제들이 관과 기획사들로 주축이 되어 유명가수 초청과 같은 볼거리 제공의 모습으로 진행된다. 이는 전시행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 그러하다"며 "그것이 장기적으로 어떠한 그 지역만의 문화적인 특성으로 자리매김하기는 어려운 것이 많은 축제들의 과제로 남아 있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강 연출가는 그러며 "올해로 다섯번째를 맞이하는 배다리 문화축전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 그리고 같은 공간속에 거주하는 문화공간과 개인, 단체들의 공동체가 형성됨에 그 발생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직접 기획하고 진행자를 선출하고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가려한다. 이를 통해 각기 다른 입장과 의견을 조율하고 타협하려하는 우리들만의 원칙이자 룰"이라고 강조했다.

옛 양조장을 변경해 만든 문화공간 스페이스 빔 입구 모습
 옛 양조장을 변경해 만든 문화공간 스페이스 빔 입구 모습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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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배다리 문화축전은 인력도 부족해 무대설치, 섭외, 홍보, 디자인 등을 모두 소화해 내고 있다. 또한 먹을거리 장터의 모든 재료비는 사전에 티켓을 팔아서 마련한다. 그리고 지역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참여와 노력으로 그 특색을 더하고 있다.

강 연출가는 "다섯 명이 채 안 되는 주민과 자원 활동가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그동안 이 축전을 꾸려왔다"고 한 뒤 "배다리에서만 볼 수 있는 진정한 특색 있는 문화축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체계적인 진행방법과 창의적인 프로그램, 그리고 안정적인 제원 확보하고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축제에서는 동네아이들이 폐품으로 만든 '재활용 악단', 동네 가요제, 인디밴드 공연, 프리마켓, 상상사진관 등의 문화행사가 펼쳐진다. 그리고 옛 양조장 건물에선 동네아주머니들이 운영하는 먹을거리 장터와 밤에는 홍대클럽 버금가는 신나는 댄스파티가 열릴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헌책방에선 인문학강좌가, 그리고 북카페에선 심야책방과 작은 공연들이 진행된다. 이어 가양주 만들기 체험부스, 도시농업 체험부스, 율목 도서관의 출장도서관 등이 열린다.

인천 동구 송현동 송현시장 50년 역사의 산 증인인 '우물터' 설치 작품들
 인천 동구 송현동 송현시장 50년 역사의 산 증인인 '우물터' 설치 작품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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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인천 동구 배다리마을은 1899년 한국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이 개통이후 생겨났다. 인근 제물포에 조선침탈을 위한 조계지가 만들어지자 그곳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인천 동구 배다리와 송현동 수도국산 주변으로 몰려들었다. 이때부터 시장이 만들어지고 공장과 학교가 지어지면서 점차 마을로 성장했다.

인천 동구 금창동, 송현동, 창영동 일대로 구성된 배다리는 19세기 말까지 화수동 괭이부리마을에서 수문통을 거쳐 오는 개울이 존재했다. 이곳은 밀물 때가 되면 바닷물이 들어 왔기 때문에 경인철도가 놓이기 전까지는 이곳에 배를 대어 놓을 수 있는 다리가 있어 '배다리'라는 이름이 생겨났다.


태그:#배다리문화축전, #배다리안나이트, #창영동, #인천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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