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저녁 일산 MBC드림센터에서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레드카펫에서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고영욱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2011 MBC연예대상 당시 고영욱 (<오마이스타> 자료사진) ⓒ 이정민


'미성년자 성폭행' 의혹이 제기된 지 하루 만이다. 9일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용산경찰서는 보도 자료를 배포하고 고영욱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강간 등)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고영욱이 직접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9일 오후 소속사 홈페이지를 통해 올린 글을 통해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들께 폐를 끼치게 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면서도 제가 현재 공론화 되고 있는 것만큼 부도덕하지 않다는 것은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고, 믿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방송가 술렁'...고영욱 출연분, 대폭 삭제 "하차도 논의 중"

이러한 가운데 방송가도 술렁이고 있다. 2011년 방송된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등을 통해 친숙한 이미지로 방송활동을 이어갔던 고영욱은 현재 3개의 프로그램에 고정 출연 중이다. 게스트로 출연한 방송도 있다. 현재 해당 프로그램들은 고영욱의 출연 분량을 대폭 삭제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MBC <세바퀴>는 게스트로 출연한 고영욱의 방송 분량이 2주분 정도 있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박현석 PD는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출연자들을 한 번에 찍은 경우처럼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생길 수 있다"면서도 "기술적으로 편집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편집해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영욱이 고정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경우엔 편집과 더불어 하차 여부까지 결정해야 하는 만큼 고민이 깊다. 일단 스토리온 <김원희의 맞수다>는 일찌감치 고영욱의 분량을 통편집하기로 결정했다. <김원희의 맞수다> 측 관계자는 "고영욱의 녹화분이 3회분 정도 남았다"며 "고영욱이 나오는 부분은 전면 삭제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Mnet <음악의 신> 출연 당시 고영욱

Mnet <음악의 신> 출연 당시 고영욱 ⓒ CJ E&M


Mnet <음악의 신>도 장고 끝에 고영욱이 출연한 분량을 들어내기로 결정했다. <음악의 신> 측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에 "방송은 예정대로 하지만 (고영욱의 출연분을) 최대한 편집키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음악의 신>은 9일 오후 방송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지금 막 편집에 들어갔다"며 "방송시간 전까지 급박하게 재편집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 모두 고영욱의 프로그램 하차 여부는 최종적으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고영욱이 고정 출연하던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토크쇼 노코멘트>의 경우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토크쇼 노코멘트>측 관계자는 "어차피 이번 주 방송이 <토크쇼 노코멘트> 마지막 방송이다"라며 "방송이 계속되면 하차 여부를 놓고 논의를 하겠지만,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만큼 그런 고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는 11일 마지막 방송에서도 고영욱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듯하다. 이 관계자는 "이미 마지막 회 녹화를 해둔 상태"라며 "고영욱이 출연하는 부분은 전부 편집해 방송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고영욱이 등장하는 극장 에티켓 광고도 전국 CGV에서 내려졌다. 지난 8일 CGV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에 "(광고를 만든) 삼성전자 쪽 대행사에서 8일 자로 고영욱의 영상이 담긴 에티켓 광고를 내려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9일부터 새로운 소재의 에티켓 광고가 나간다"고 전한 바 있다. 사실상 고영욱의 모습이 일시적으로 브라운관과 스크린에서 '퇴출'된 셈이다.

혐의와 무관한 '피해자' 발생...과거 발언 끄집어내는 '부관참시'도

 9일 오후 Mnet <음악의 신>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출연자 연루설과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9일 오후 Mnet <음악의 신>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에 출연자 연루설과 관련된 입장을 밝혔다. ⓒ CJ E&M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해당 사건의 고소인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이에 따른 폐해도 심각한 상황이다. 이미 일각에서는 사건을 둘러싼 진실과 이에 따른 영향 등보다는 일반인인 고소인과 고영욱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이라며 이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혐의와 무관하게 했던 고영욱의 과거 발언도 속속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부관참시'되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고영욱이 출연한 프로그램에 나온 일반인 출연자들에게도 과도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최근 방송을 시작한 Mnet <음악의 신>에 출연했던 일반인 출연자의 경우, 고영욱의 혐의가 알려진 이후 '피해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중 몇몇에게는 '신상털기'까지 자행되면서 사건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파문이 확대·재생산되는 분위기다.

일반인 출연자들은 이미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의 신>의 한 관계자는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음악의 신> 출연자와 (고영욱의 혐의는) 상관이 없다"며 "그러나 사건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면서 출연한 일반인들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음악의 신> 제작진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일반인 출연자 연루설 등 사실무근의 추측성 기사로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며 "이번 일은 <음악의 신>과는 무관한 사건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며, 지나친 추측성 기사 자제 부탁 드립니다"라고 당부했다.

고영욱 김원희의 맞수다 음악의 신 노코멘트 세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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