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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서울 회기동 경희대학교 경영대학 오비스홀에서 '특별한' 영화 상영회가 열렸다. 이날 영화 상영회에는 '희망의 인문학 강좌'를 듣고 있는 동대문구 자활근로자 50여 명이 태준식 감독의 <어머니>를 함께 봤다. 영화가 끝난 후 한 참가자는 "영화를 보며 이소선 여사는 참 욕심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나는 욕심이 많은데요. 나를 더 발견하고 욕심은 더 버리고 행복하게, 열심히 살고 싶어요"라며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자칭 '이소선 막내 아들'이라는 태준식 감독.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 다큐 작업을 시작한 태 감독은 문화노동자이자 가수인 연영석을 다룬 <필승 연영석>, 홍대 거리를 오가는 이들의 일상을 담은 <샘터분식>,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의 투쟁을 담은 <당신과 나의 전쟁> 등을 만들었다.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에 대해 태 감독은 "일단 재밌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해요"라며 "운동하는 사람들의 지혜를 담아 전하고자 했어요"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번 다큐 <어머니>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노동자의 어머니인 이소선 여사, 그 신화의 '근간'을 밝히고 싶었어요. 신화라는 것은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운동하는 사람의 품성과 가치관에서 흘러나오는 진정성에 기반을 두고 있는 것이거든요. 저는 다큐를 찍는 사람이니, 다큐를 통해 이소선 여사의 진정한 모습을 대중들과 나누고자 한거죠."

지난달 5일 개봉한 <어머니>를 만들기 위해 태 감독은 2년 넘게 이소선 여사의 일상에 머물렀다. '따뜻한 우리 엄마의 모습'으로 이소선 여사를 추억하고 있는 태 감독은 '민주열사를 찾아서'라는 숙제를 하러 한 고등학생이 이소선 여사를 찾아왔을 때의 일화를 떠올리기도 했다. 당시 학생이 선물이라며 품속에서 주섬주섬 꺼낸 흰색 비누를 이리저리 눌러보던 이 여사가 비누를 떡으로 오인하기도 했다고.

그러면서 "이번 다큐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어머니(이소선 여사를 태 감독은 계속 이렇게 칭했다)의 실제 일상에 언제나 함께 있었던 사람들, 이를테면 가족과 다름없었던 유가협(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 어머니들 등 어머니의 실제 이웃 이야기를 많이 담고 싶었는데 갑작스레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하나도 넣지 못했어요"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태 감독은 다음 작품으로 <나꼼수>, 홍세화 등 몇 명의 사람을 좇아 총선과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다큐를 준비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을 물었다.

"총선 결과로 많은 사람이 실의에 빠졌지요. 영화를 보며 사람들이 용기와 희망을 다시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어린 학생들은 이 영화를 보며 운동하는 사람이 무서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고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희망>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어머니 이소선 태준식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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