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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위주 교육, 디지털 기기의 보급으로 한국의 초중고 학생들은 도시와 농촌 할 것 없이 획일화돼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자연에서 배우는 산지식과 지혜, 정서적 효과가 크다는 것은 알지만 막상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농촌체험교육농장은 그런 목마름을 해결해주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사업이다. 각 시·군마다 교육과정을 이수한 농민들을 대상으로 4곳씩만 엄선해 특화 운영되고 있다. 진짜 농민이 자신의 농장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른바 산교육이다.

 

충남 예산군 삽교읍 평촌리에 있는 '황토햇살곳간'은 한국인의 밥상을 책임지는, 벼에 관한 모든 것을 직접 알아보고 체험하는 교육농장이다. 지난 3일 '황토햇살곳간'을 찾았다.

 

농장은 삽교의 황금들판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가다보면 나타난다. 이제 곧 모내기가 시작되고 벼들이 자라 황금들판을 이룰 때까지가 가장 절경이다.

 

농장주인 유명옥(67), 박명순(66) 부부가 3대째 살고 있는 집의 나무 대문에는 언제 것인지 알 수 없는 입춘첩이 붙어있다.  

 

마당에는 어떤 체험객들도 반하고 만다는 밥맛의 비밀이 숨어있는 가마솥이 걸려 있다. 발효제를 넣어 냄새가 안나고, 배설물은 퇴비로 활용하는 친환경 화장실도 이채롭다.

 

이곳 교육농장의 프로그램은 벼의 한살이와 쌀의 소중함, 자연의 소중함을 주제로 보통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진행된다. 전문가가 만든 연령별 눈높이 교재를 바탕으로 주인 부부의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면 체험참가자들의 몰입도는 최상에 오른다고.

 

내용은 계절별로 다르게 진행된다. 봄에는 모판 만들기(6월까지 가능), 모심기(5월 중순부터 시작), 포트만들기, 논물대기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전통방식으로 줄을 띄우고 심는 손모심기가 진행된다. 포트에 심은 모를 잘 키워 가을에 다시 가져오면 쌀로 교환해 준다. 벼의 한해살이를 잘 관찰하고 정성으로 키운데 대한 상이다.

 

여름에는 거머리, 우렁이 등 논에 사는 생물 관찰과 김매기, 피사리가, 가을에는 벼베기, 홀테, 와롱기(회전기)를 이용한 탈곡체험과 콩서리 체험이, 겨울에는 짚으로 새끼꼬아 긴줄넘기, 고구마 구워먹기체험 등이 진행된다. 떡 메치기와 황토염색 체험도 가능하다.

 

농사에서 가장 즐거운 새참 먹는 시간도 있다. 수확한 벼를 직접 도정해 가마솥에 밥을 지어먹고 누룽지를 '박박' 긁어먹는 재미와 추억은 놀이동산의 놀이기구와 비교할 수 없다.

 

교육농장 운영 4년째, 지금까지는 수도권지역에서 오는 학생 단체체험객들이 많았지만 올해 충남도교육청과의 MOU체결 등으로 충청지역 방문객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따끈한 밥 한그릇으로 감동을 줄 수 있는 농사를 꿈꾼다"는 부부는 "황금벌판 위로 스치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하늘과 땅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는 지역 교육장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지금, <황토햇살곳간>에는 1만여 평 논에 심어질 모가 모판에서 파랗게 자라고 있다. 이즈음을 놓치지 않으면 이제 막 시작한 벼의 한해살이에 함께 할 수 있다. 체험비는 유료이며, 사전에 신청하는 것이 좋다.

덧붙이는 글 | 문의는 041-337-3488로 하면 됩니다.
이 기사는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주말여행지, #교육농장, #예산군, #벼농사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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