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숲속으로 들어가니 온갖 잡념과 콘크리트에 찌든 것을 말끔히 씻기는 마음이었습니다.
 숲속으로 들어가니 온갖 잡념과 콘크리트에 찌든 것을 말끔히 씻기는 마음이었습니다.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초여름 날씨라지만 우리 동네(경남 진주)는 서늘합니다. 작은 나라에서 이렇게 기온 차가 나다니 참 신기합니다. 지난 2일 우리 동네에는 구름이 하늘 한 가득입니다. 긴팔을 입어야 할 정도입니다.

중부 지방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일 이웃 동네이자 고향인 사천에 볼 일이 있어 들렸다가 읍내에 있는 산성(사천읍성)에 들렀습니다. 사천읍성은 조선 세종(世宗) 24년(1442)에 병조참판(兵曹參判) 신인손(辛引孫)이 왕명에 의해 성을 쌓았다고 합니다. 지금은 사천읍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사천산성 숲, 콘크리트에 찌든 현대 문명 씻어줘

읍성에 들어서면 먼저 나무가 빼곡히 들어 선 숲입니다. 푸른 나무가 가득한 숲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온갖 잡념과 콘크리트에 찌든 것을 말끔히 씻겨나가는 기분이 듭니다. 콘크리트는 도저히 범접할 수 없는 것이지요.

아름드리 나무가 하늘 높은 모르고 하늘을 향해 뻗어가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누워 자라고 있었습니다.
 아름드리 나무가 하늘 높은 모르고 하늘을 향해 뻗어가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누워 자라고 있었습니다.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아름드리 나무가 하늘 높은 모르고 하늘을 향해 뻗어가는 것이 아니라 옆으로 누워 자라고 있었습니다. 사진은 위로 뻗어 올라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진짜 모습은 비스듬이 뻗어가고 있니다.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나무가 참 대단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위로 자라다가 자신이 너무 교만하다고 생각하면 옆으로 자랍니다. 무엇보다 뭇 생명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하염없이 주면서도 '내가 당신들에게 신선한 공기를 줬으니 나에게도 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사람과는 다르지요.

민들레,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바람이 이끄는 곳으로 날아

민들레가 하늘을 나를 준비를 다 마쳤습니다. 어디론가 날아가 새 생명을 싹틔우게 될 것입니다.
 민들레가 하늘을 나를 준비를 다 마쳤습니다. 어디론가 날아가 새 생명을 싹틔우게 될 것입니다.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민들레가 하늘을 날 준비를 다 마쳤습니다. 어디론가 날아가 새 생명을 싹틔우게 될 것입니다. 며칠 전까지만해도 노란빛깔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뽐냈는데 벌써 또 다른 여행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민들레가 하늘 높이 날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그냥 바람에 자신을 맞겨버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바람이 이끄는 곳으로 갑니다.

영산홍이 분홍빛깔로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습니다. 영산홍을 화려하지 않습니다. 장미는 화려함을 뽐내면서 가시를 간직하지만 영산홍은 아니지요. 평범한 빛깔이고 생김새입니다. 장미는 교만함이 풍기지만 영산홍은 아닙니다.

분홍빛깔 연산홍입니다.
 분홍빛깔 연산홍입니다.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진달래 울타리가 참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사람 손길이 지난 자리라 자연 그대로의 진달래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산에 핀 진달래라면 더 예쁘고, 생명이 넘쳤을 것이라는 작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진달래로 울타리를 만들었습니다
 진달래로 울타리를 만들었습니다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흰 진달래도 있나요
 흰 진달래도 있나요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우유빛깔을 띄는, 큼지막한 수국. 멀리서도 자신이 누구인지 알려줍니다. 큼직한 꽃이라 아기자기함은 없지만 그래도 주먹만한 꽃이 마음에 듭니다.

큼직한 수국입니다.
 큼직한 수국입니다.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그런데 새 한 마리가 처음부터 '다라라라라'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딱따구리인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전등 위에 앉아서 부리를 쪼아댔는데 소리가 참 요란했습니다. 아이들이 새 소리와 다라라라 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신기한듯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 녀석 소리를 한 번 들어보십시오. 사천산성 작은 공원 같지만 발걸음을 옮기면 좋은 일 많이 생깁니다.

새 한 마리가 전등 위에 앉았습니다. '다다다다'하는 소리를 냈는데 알고보니 전등을 부리로 쪼았습니다.
 새 한 마리가 전등 위에 앉았습니다. '다다다다'하는 소리를 냈는데 알고보니 전등을 부리로 쪼았습니다.
ⓒ 김동수

관련사진보기



▲ 내 이름은 무엇일까요?
ⓒ 김동수

관련영상보기



태그:#수국, #사천읍성, #민들레, #연산홍, #진달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