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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처음으로 한데 모인 '국민행복 실천 다짐대회'는 사실상 '대선승리 다짐대회'였다. 선거 땐 "지역구를 위해 몸 바친다"던 당선자들이 "대선 승리를 위해 이 한 몸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30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다짐대회의 애초 기획의도는 당선 축하보다는 공약실천에 방점이 찍혔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연단에 서서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약속을 실천하고 국민모두가 행복한 그날 위해 노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광역별로 차례차례 연단에 올라 자기소개와 인사말을 한 당선자들은 '대선 승리'에 입을 모았다.

 

이날 연단에 서서 발언한 당선자들은 모두 123명. 이 중 61명이 "12월 대선 승리를 위한 밑거름이 되겠다" "정권재창출에 신명을 다 바치겠다"는 등 대선승리를 자신의 당면과제로 꼽았다. 지역구 공약 실천이나 민생 문제 해결 등을 꼽은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대선승리를 위한 비책을 제시하는 당선자도 있었다. <나꼼수>의 김용민 민주당 후보를 꺾어 주목을 받은 이노근 서울 노원갑 당선자는 지역구를 "나꼼수로 유명한 그 동네"라고 소개하면서 "다음 대선에선 나꼼수의 일종의 전투부대가 약 200만으로 추산된다고 한다. 여기에 강력한 대항세력을 길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 트위터 부대를 창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근혜 위원장에게 승리의 공을 돌리며 감사를 표한 당선자들도 많았다, "박근혜 위원장이 3번 방문해 지역 분위기를 바꿔줬다"(이강훈 당선자, 강원 원주을), "박근혜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지역구민들의 엄명으로 당선됐다"(김태환 의원, 경북 구미을)는 등 '박근혜 찬양' 분위기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경북 영천의 정희수 의원은 자신의 인사말에 앞서 "박근혜 위원장이 참 고생 많이 하신 것 같다. 큰 박수를 부탁드린다"면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유도,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소임에 충실", "FTA 손해 농민 대책에 관심을" 목소리도

 

지역구와 국정을 돌보는 소임에 충실하겠다는 인사말도 간간이 나왔다. 

 

4선에 성공한 충북 제천·단양의 송광호 의원은 "국민의 현장에서 늘 열심히 일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고, 재선한 부산 금정의 김세연 의원은 "싸우는 국회, 폭력 국회에 종지부를 찍고 19대부터는 오로지 국민만 위해 일하는 국회, 민생 국회가 열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초선인 김종태(경북 상주) 당선자는 "국민들이 원하는 대로 지역구와 국민을 위해 봉사와 헌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희선(경기 화성갑), 홍문표(충남 예산·홍성) 당선자 등 농촌지역 의원들은 한미FTA로 인한 피해대책 마련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홍 당선자는 "FTA로 이익을 보는 국민이 있다면 손해를 보는 국민도 있다. 손해 보는 국민에 대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비례대표로 당선된 후보들의 경우 대선승리 기여보다는 대중문화·유아보육·장애인 등 자신이 맡은 분야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 많았다. 특히 이주민 문제 등 다문화정책을 맡게 될 이자스민 후보는 "조화롭고 행복하고 건강한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제게 주어진 이 기회가 상징으로 끝나지 않게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라고 다른 당선자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박근혜 "정쟁 안돼!" 비박계 주자들에 경고...정몽준 "답답하네"

 

이날 박근혜 위원장은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당선자들을 축하하는 모습이었지만 인사말에서는 참석자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인사말 내용은 평소와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하지만 "우리끼리 갈등하고 정쟁하면서 국민들께 실망을 드린다면, 국민들께 또 다시 지지해달라고 부탁할 자격도 없고 정권 재창출도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부분에서 박 위원장은 유례없이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날 박 위원장이 '정쟁은 안 된다'는 대목을 특히 힘주어 말한 것은 현재 자신을 제외한 당 내 대선 경선주자들이 완전국민경선제로 경선규칙을 바꿀 것을 주장하는 데 대한 거부 및 경고 의미로 해석된다.

 

박 위원장의 이런 경고 메시지에 결국 퇴장한 당선자도 나왔다.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전 대표는 행사 시작 40여 분 만에 행사장을 나섰다. 그는 "왜 중간에 나왔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박 위원장이) 정쟁하면 안 된다고 얘기하는데, 정쟁과 정치를 어떻게 구분하느냐"며 "그런 식으로 (정쟁하지 말라고) 하면 정치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는 "언론에서도 (새누리당 내에) 민주주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오늘 같이 좋은 자리에서도 경고를 하시니까 답답하다"며 "(당 내에) 이야기가 별로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날 경남 함안군에서 민생행보를 이어가느라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당선자대회#대선승리#충성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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