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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이 26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화 했다. 이해찬 전 총리가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한 지 이틀 만이다.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연 박 최고위원은 "'돌아온 박지원'이 정권교체를 이룩하겠다"며 "이 자리에 서기까지 고민이 많았지만 오로지 민주당의 대선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충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이 공들여 강조한 부분은 "당 대표·대선 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전 총리의 제안으로 박 최고위원이 원내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게 됐고, 문재인 상임고문도 이 과정에 함께했다고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박지원 원내대표-이해찬 당대표-문재인 대선후보 구도를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선 긋기에 나선 것이다.

 

그는 "이해찬 당선자와도 얘기 나눴지만, 특정 대통령 후보를 위해 당이 움직이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대통령 후보들이 공정하고 치열한 경선을 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상임고문이 원내대표 출마를 권유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원내대표 출마 등이 결정되기 전에 오찬을 하며 '공천 과정과 총선 후 민주당의 방향' 등에 대해 강하게 말씀을 드렸던 것"이라 해명했다.

 

당초 당 대표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원내대표로 선회한 것에 대해 그는 "원탁회의 원로들이 '원내대표를 맡아서 정권교체에 매진해 달라'는 말씀이 계셔서, 충언을 받아들여서 결정했다"며 "원탁회의는 친노, 비노, 호남, 비호남 구도가 총선 패배 이후 지속되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통합정신을 살리는 게 좋겠다는 걸 고려했고, 나도 동감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이 없는 오로지 민주당이 존재해야 한다"며 "김대중 세력과 노무현 세력, 한국노총과 시민사회단체가 한마음 한 뜻으로 성공한 민주정부 10년의 성과를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최고위원은 "19대 국회 1기 원내대표는 흔들림 없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고 경험과 경륜을 갖춘 검증된 리더십,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원내대표 출마에 대해 비판이 많지만 정권교체 성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박 최고위원과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이해찬 총리가 당 대표 된다, 안 된다고 말한 적 없다"

 

- 언제 결심했나.

"오늘 오후에 했다."

 

- 당내외적으로 비판이 있는데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

"어떻게 정권교체에 성공할 것인가로 보답하겠다. 이미 등록한 세 후보분들에게 방금 문자메시지로 '5시에 등록을 하겠다'는 것과 '늦게 말씀드려 죄송하지만 이해를 바라고 정권교체에 다 함께 협력하자'고 인사를 드렸다. 별도로 시간이 되는 대로 전화를 드리고 협력을 말씀 드리겠다."

 

- 총선 후에 친노 세력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해놓고 친노세력과 손을 잡았다는 비판도 있다.

"만약 원내대표가 되더라도 그런 당내 문제가 있다면 비판을 아끼지 않겠다. 그리고 그런 저의 충언에 대해 그분들도 공감을 했다. 특히 김대중-노무현 세력, 현재까지도 민주통합당을 지켜주시는 원로분들도 오늘 내게 개별적으로 통화를 하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원내대표를 맡아서 정권교체에 매진하고 어떤 특정세력의 독주, 또는 경선에서 공정한 입장을 취해서 정권교체에 성공하는 길로 잘하라'는 말씀들이 계셨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어르신들의 충고를 받아들여서 결심했다."

 

- 결정 전에 문재인 상임고문을 사전에 만나서 교감을 나눈 것 때문에 다른 대선주자들이 불편한 심경을 내비치고 있다.

"회견문에서 얘기했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나는 당권 혹은 대선 경선에서 중립적 위치를 취하겠다. 만약 원내대표에 선출된다고 하더라도 비대위원장으로, 지난번 비대위 대표 때처럼 공정한 관리를 하게 될 것이다. 문재인 당선자와의 만남은 이런 것이 결정되기 전에 오찬을 하면서 내가 공천과정에서나 총선 후에 '이런 문제가 잘못됐다'고 하고 총선 후에 우리 민주통합당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에 대해 강하게 말씀을 드렸더니 그 분도 상당한 수긍을 했고 앞으로 우리 민주통합당이 정권교체를 위해 그런 점을 서로 보강하고 협력해서 나가자는 얘기를 나누는 정도였다.

 

참고로 이해찬 당선자와도 얘기를 나눴지만 어떤 특정 대통령 후보를 위해서 당이 움직이는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 우리 민주통합당의 의사를 표명한 다섯 분의 대통령 후보들이 공정한 치열한 경선을 할 수 있도록 흥행을 만들겠다. 그런 치열함과 혹독한 경쟁속에서 국민은 검증을 할 것이고 당원들은 인정을 할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 후보가 확정되면 저는 그 후보가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하는 데 앞장서겠다. 그렇게 했는데도 어렵다면 또 다른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정권교체의 길이라고 생각한다."

 

- 이해찬 총리가 원내대표 출마를 제안한 과정을 설명해 달라.

"그제(24일) 저녁 11시쯤 제가 귀가 중에 전화가 와 있어서 전화를 드렸다. 어제 아침 7시30분에 조찬을 하면서 '무엇보다 정권교체를 위해서 원내대표를 맡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나는 역으로 '이해찬 총리께서 원내대표를 맡는 것이 더 적임자다'라고 얘기했다. 그래서 결정을 못했는데 어제 오찬 때 원탁회의 20여 분과 많은 논의 끝에 원탁회의의 공동의견을 내게 전해주셨고 나도 확인했다.

 

그래서 어제도 오늘도 주위 분들과 협의를 했는데 찬반이 극명했고 반대가 더 많았다. 그렇지만 더 이상 총선패배의 후유증이 계속돼서는 안 되겠다, 친노-비노, 호남-비호남의 구도가 계속돼서는 안 되겠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주장했던 정권교체를 위해서 내게 잠시 어떠한 비판이 있더라도 19대 국회를 잘하면서 국민의 평가를 받고 정권교체의 길로 가야 한다는 각오로 말씀드렸다. 누구를 만나고 차로 오면서 아내에게도 전화를 했더니 '하라'고 했다."

 

- 이해찬 전 총리와 원내대표 출마, 당 대표 출마 이외에 다른 약속이나 합의는 있었나?

"있을 수 없다. 당 대표 경선도, 만약 제가 원내대표로 결정되면 비대위원장으로서 공정한 관리를 해야 한다. 지금 '누가 당선된다'고 할 수 없고 대통령 후보도 마찬가지다. 이제 나도 원내대표를 위해서 선거운동도 해야 하고 5월 4일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결정할 문제이고, 당 대표도 6월 9일 국민과 당원들이 결정한 문제이고 특히 대통령 후보도 그렇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나는 두 번의 경선에 엄중한 중립을 지킬 것이다."

 

- 당 대표가 킹 메이커가 되는 것인데 그 자리를 이해찬 전 총리에게 넘겨줘도 된다는 말인가?

"나는 이해찬 총리가 당 대표가 된다, 안 된다고 말한 적 없다. 공정하게 해야 한다." 

 

- 원내대표 경선 자체를 보이콧한다는 얘기도 있던데?

"보이콧 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의원들이 결정할 문제다."

 

-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던 박기춘 의원과는 어떻게 됐나?

"박기춘 의원과 나는 사실 박영선 의원이 당 대표나 원내대표에 나오면 좋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박영선 의원은 구체적 말씀은 안했지만 원내대표에 대한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봤다. 그러나 며칠간 보는데 안 움직여서 저도 두어 번 채근하는 듯한 얘기를 했었다. 정리하겠다고 했다. 박기춘 의원도 '만약 박영선 의원이 한다면 자기는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낙연 의원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박기춘 의원에게 나의 이런 내용을 설명을 드렸더니 내가 하는 게 좋겠다고 하고 자기는 안하겠다고 정리했다." 

 

- 원내대표를 한 적이 있는데 다시 나오게 된 이유는?

"각자의 역할이 있지만 특히 이번 19대 국회는 중요하다. 원내의석이 거의 황금분할에 가깝고 국회에서 우리 민주통합당이 처음으로 국민에게 선보이는 것도 여러 가지로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그런 의미에서 원탁회의 원로분들이 제게 맡아달라고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잘해야 할 텐데 걱정이다."

 

- 호남 주자이기 때문에 원탁회의에서 출마를 부탁한 것 아닌가?

"친노, 비노, 호남, 비호남 구도가 총선 패배 후 더 이상 지속되는 것은 국민에게도 당원들에게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통합정신을 살려서 통합체제로 가는 것이 좋겠다. 그런 것을 고려했고 나도 그런 동감을 표시했기 때문에 결심한 것이다."

 

- 친노 독식 비판이 수용된 것으로 보는가?

"문재인 이사장도 내가 한 말에 대해 상당 부분 수긍하고, '잘못 알려진 것도 있지만 모두가 함께 나가서 정권교체의 길로 가자'는 미래지향적 말씀을 했고 그런 면에서 같았다."

 

- 다른 후보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은?

"많은 생각을 하다 5시 원내대표 경선 후보 등록하겠습니다. 일찍 결정하지 못해 심려를 끼친 것 죄송합니다. 이해 바라며 정권교체를 위해 협력하자고 말씀드립니다."


태그:#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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