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선관위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당선자(부산 사상)에게 날선 칼을 빼들었다가 망신을 자초했습니다. 부산 선관위는 지난 19일 문 당선자 트위터(@moonriver365)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지난 19일 부산선관위가 선거법을 위반했다면 문재인 당선자 트위터에 올린 글
 지난 19일 부산선관위가 선거법을 위반했다면 문재인 당선자 트위터에 올린 글
ⓒ 문재인

관련사진보기


귀하의 게시물은 공직선거법 제254조(선거운동기간위반죄)제3항의 규정에 위반됩니다. 이에 따라 우리 위원회는 같은 법 제82조의4(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제3항 및 공직선거관리규칙 제45조의3(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선거운동)제1항에 따라 해당 게시물의 삭제를 요청하오니 지체없이 이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삭제요청을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같은 법 제82조의4 제4항 및 제256조(각종제한규정위반죄)제2항제1호마목의 규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부산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051-851-7774]

법조항까지 조목조목 들이밀면서 2년 이하 징역형과 400만 원 벌금형까지 받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문재인 "선거법 위반, 어떤 글이 선거법 위반이지?"

이 글을 읽은 문 당선자는 "어떤 글이 선거법위반인지 모르겠습니다. 부산시 선관위의 답을 기다립니다"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문 당선자도 헷갈렸던 글은 과연 무엇이었을까요. 문 당선자가 지난 10일 23시 25분에 올린 글입니다. 투표일인 11일이 되기 35분 전에 올린 것입니다.

부산선관위가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의심한 문 당선자 지난 10일 23시 25분에 올린 글
 부산선관위가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의심한 문 당선자 지난 10일 23시 25분에 올린 글
ⓒ 문재인

관련사진보기


온 마음 온 힘을 다해 뛰었습니다. 정권심판, 새누리당 심판, 유권자들 선택만 남았습니다. 악몽과도 같은 4년을 기억해주십시오. 소명을 피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도 스스로의 삶과 대한민국 미래를 바꿀 한 표를 이 시대 소명으로 여겨 주십시오.

하지만 이것은 선관위의 착각이었습니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문 당선자는 10일 선거운동 종료 35분 전에 올린 글입니다. 그런데 선관위는 이를 11일에 올렸다고 생각해 '이때다 싶었는지'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한 것입니다. 문 당선자는 선관위가 왜 자신에게 선거법을 위반했다고 하는지 질문했지만 선관위가 답이 없자 재차 질문했습니다.

문 당선자는 거듭 왜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물었습니다.
 문 당선자는 거듭 왜 선거법을 위반했는지 물었습니다.
ⓒ 문재인

관련사진보기


어제(19일) 오후 6시가 지나서 부산선관위 트윗을 봤습니다. 문재인 트윗의 어떤 글을 적시도 하지 않은 채 '해당글을 삭제하지 않을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 400만원 이하'에 처해진다는 엄청난 경고가 고압적으로 붙어있었습니다. 어떤 글이 문제가 되는지 알수가 없어서, 전화도 걸고, 트윗쪽지로 확인요청을 했습니다. 물론 퇴근 시간이후이긴 했지만 아침까지 아무런 답이 없었습니다.

국회의원 당선자가 전화도 걸고, 트윗 쪽지로 확인 요청을 했는데도 선관위는 20일 아침까지 답을 주지 않았습니다. 문 당선자는 또 20일 전화를 했습니다. 그제사 선관위는 '착오'라는 답을 주었습니다.

문재인 이사장은 왜 선거법에 위반인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문재인 이사장은 왜 선거법에 위반인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 문재인

관련사진보기


(문캠) '선관위의 잘못된 지도, 간단한 사과2' - 아침에 다시 선관위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떤 글이 선거법 위반이냐고 물으니, 그제서야 착오랍니다. 선관위 트윗을 그냥 삭제하겠답니다. 밤새 문재인 트윗 선거법위반이란 선관위의 무시무시한 멘션은 SNS에서 돌았습니다. 선관위는 퇴근하고, 선관위가 올린 잘못된 트윗은 밤새 노출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사과트윗으로 끝입니다. 무겁고 진중해야 할 선관위의 삭제 지시는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트윗으로 선거법 지도를 하려면 트윗세계 메카니즘을 공부하기 바랍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기관입니다. 헌법기관답게 자신들의 잘못은 정중하고 당당히 사과하는 책임감을 기대합니다.

선관위, 사과는 간단히?

선관위가 답변을 늦게 하는 바람에 문 당선자는 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언론의 따가운 비판을 받을 수도 있었습니다. 문 당선자는 "사과트윗으로 끝"이라고 분노했습니다. 그러면서 "트윗세계 메카니즘을 공부"하라는 따끔한 충고를 했습니다. 헌법기관으로서 책임을 지려면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문 당선자는 20일 또 다시 전화를 했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결국 부산선관위는 사과를 했습니다.

부산선관위는 결국 착오가 있었다며 사과했습니다.
 부산선관위는 결국 착오가 있었다며 사과했습니다.
ⓒ 문재인

관련사진보기


귀하의 트윗에 대하여 게시일자가 4월 10일로 확인되어 공직선거법 제254조에 위반되지 않음을 알려드립니다. 착오가 있었던 점을 사과드립니다.[부산시선관위]

선거법 위반했다는 트윗은 법 조항까지 조목조목 명시하고서 사과는 두 문장으로 끝입니다.

덧붙이는 글 | 비슷한 글이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문재인, #부산선관위, #선거법위반, #트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당신이 태어날 때 당신은 울었고, 세상은 기뻐했다. 당신이 죽을 때 세상은 울고 당신은 기쁘게 눈감을 수 있기를.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