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표지 김형준 감독의 〈간기남〉

▲ 메인표지 김형준 감독의 〈간기남〉 ⓒ 쇼박스

예상외로 짜임새도 있었고, 유쾌하게 재밌었고, 찐한 울림까지 선사했다. 바로 김형준 감독의 <간기남>이 그것.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란 줄임말에 간통과 직결된 형사일거라 생각하면 오산이다. 마지막까지 굳게 지킬 것은 지킨 남편이었다.

물론 <화차>에 비하면 이 영화는 미스터리 면에서 B급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영화에 못지않게 이 영화도 적잖은 짜임새를 갖추고 있다. 최초 간통전문 형사 선우(박휘순)와 의뢰인이 간통현장을 덮치고자 했지만 그 호텔에서 그만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미스터리는 사뭇 탄탄한 구성력을 갖추었다.

또한 이 영화는 관람하는 이들로 하여금 유쾌함을 선사한다. 그 면에서는 누가 뭐래도 A급이다. 그렇다고 허풍이나 과장을 자아내는 게 아니다. 스토리는 자연스레 전개되고, 연출도 막힘이 없이 흘러가는데, 그 사이 사이에 쏟아내는 배우들의 '말 발'이 코믹함을 전해준다. 그야말로 폭소 만발에 배꼽을 잡게 한다.

스틸 컷 <간기남>속 간통전문형사

▲ 스틸 컷 <간기남>속 간통전문형사 ⓒ 쇼박스


그렇다고 연기력이 떨어지는 건 전혀 아니다. 연기력 면에서는 오히려 <건축학개론>보다 훨씬 우위를 점한다고 할 수 있다. 간통전문 형사로서 겪는 심리적인 고뇌라든지, 그 형사를 이용하려는 미망인 수진(박시연)의 연기력은 단연코 압권이다. 더욱이 그 형사의 조력자로 나선 바보 천재 기풍(이광수)도 흡인력이 넘친다.

"전국에 모텔 수가 4만 5천개. 하루 평균 398쌍이 이혼. 이혼사유 2위가 배우자 외도. 그 중 42%가 간통."

스틸 컷 <간기남>속 한 장면

▲ 스틸 컷 <간기남>속 한 장면 ⓒ 쇼박스


오늘을 사는 한국사회의 부부에게 이 영화는 어떤 메시지를 던질까?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로 보면 오산이고, '지킬 것은 지킨 남자'의 면모를 읽으라는 것이다. 못된 것도 배우는 게 사람이고,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게 사람이라고는 하지만, 마지막까지 남편으로서 지켜야 할 선을 지키는 것 말이다. 그건 한 가정의 아내로서도 당연할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불륜은 자신은 물론이고 가정과 사회를 망가트리는 일이라는 걸. 그것은 타인의 몸에만 흔적을 남기는 게 아니라 자기 영혼과 자식들의 영혼에도 오래오래 흔적을 남긴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이 영화에서 보여주듯 어떤 환경과 여건 속에서도 지켜야 할 선을 지켜야 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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