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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와 시민들을 감시하는 경찰의 모습이 보인다.
▲ 경찰이 지켜보고 있다. 분향소와 시민들을 감시하는 경찰의 모습이 보인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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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4일 오후 7시 쌍용차 해고노동자 22번째 죽음을 추모하는 광화문 대한문 분향소 10일 째 기도회가 열렸다. 기도회를 주관한 사회자는 분향소를 유지하기 위해 종교계가 돌아가며 추모기도회를 이어가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첫 번째 발언을 한 재능교육 노조원 이현숙씨는 "봄 햇살이 따뜻한 주말이라 꽃구경을 나온 연인들과 웨딩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보였다"며 "같은 시간 같은 공간이지만 분향소에 있는 우리의 마음은 봄 햇살을 즐길 여유도 없고, 유쾌하지도 않다. 우리 사회는 22명에 이르는 죽음을 보고 무엇이 이들을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현숙 재능 노조원이  발언을 하고 잇다.
▲ 이현숙 재능노조원 이현숙 재능 노조원이 발언을 하고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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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 지식경제부가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실물경제에 대한 영향을 점검하고 경제위원회를 두기로 하는 등 발 빠른 처신에 대해 "22명이 죽어간 쌍용자동차 문제에 대해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노동자의 실물 경제는 무엇으로 책임지려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씨는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이 왜 77일간 파업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며 "주식 총액이 천조 가량인데 3대 대기업 주식 총액이 절반인 500조이고 외자가 200조가 넘는다. 1년 국가 예산이 309조다.  국가 년 예산과 맞먹는 돈을 주식이라는 명목으로 가져가고 있다 자본이 가져가는 돈 누가 벌어 준 것이냐. 땀 흘리고 일하는 노동자에 의해 만들어진 노동의 결과다. 그래서 쌍용차 노동자들 파업했고 거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나는 1년 단위로 쓰는 계약서 못 써서 해고된 재능해고 노동자다. 사람들이 ' 왜  다른 곳에  취직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며 "부당함을 회피해서 다른 데서 일하면 우리의 아들 딸들이 열심히 일하다가 부당해고 되고 빈곤해지는 빈곤의 악순환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절망의 공장'으로 돌아가겠다는 것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분향소에 추모의 물결이 이어진다. 이름도 삶의 이력도 모르지만 그 죽음의 의미를 되새기고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손 잡고 싸우자. 23번째 죽음을 막을 수 없을지 모르지만 죽음을 통해 정리해고 문제 사회적 학살 멈추도록 싸우자"고 발언을 마쳤다.

김정우 지부장은 "77일간은 정부가 특단 조치를 내린 전쟁이었다. 1년 치의 90%에 달하는 최루액을 쏟아 부었고 용역으로부터 무참히 짓밟혔다. 동료들에게 쇠파이프와 새총을 들고 가격하게 해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물을 끊고 의약품 반입도 전기도 불을 끌 소화기마저도 차단했다. '너희는 죽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 77일간의 공간을 생각하면 치떨리는 분노가 일어나 이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절박함이 담긴 피켓
▲ 피켓 절박함이 담긴 피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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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77일간의 파업과 상관없이 쌍용자동차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거부당하고 있다. 전국을 휘몰아치는 '쌍차' 낙인은 동료와 가족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100명이 감옥에 갔고 아직도 가압류, 구상권 법적 절차는 그대로 진행 중이다"라며 "이명박 정부가 쌍용노동자에게 준 종합선물 세트를 벗어나 살기 위해서 몸부림친다. 우리의 이 투쟁이 골방에 갇혀서 숨도 못쉬는 동지들에게 퍼져 생의 희망이 되어 주길 바란다. 그 길만이 죽음을 방지하는 길"이라며 연대를 호소했다..

김정우 지부장은 쌍용차 문제를 방치할 것이 아니라 연대해서 싸우자는 의미로 백기완 선생 등 사회원로와 각 시민단체 대표들로 '대책위'가 구성됐다는 사실을 알리며 시민들에게 끝까지 연대해 줄 것을 재차 당부했다.

전철연의 김명자씨가 연대 발언 중이다
▲ 김명자 씨 전철연의 김명자씨가 연대 발언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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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철거민 연합회의 김명자씨는 "국민들이 거대 자본에 의해 길거리에 나동그라져 있다"며  "용산학살, 쌍용자동차 사태를 보며 '이 나라가 내 나라인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세 자녀와 주거생존권을  박탈당하고 길거리에 천막을 쳤을 때 삶과 죽음의 사이에서 죽음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는 김명자씨는  용산학살을 보고 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죽음이 억울함을 밝혀주지도 누가 알아주지도 않더라"는 것.

가구점을 운영하던 평범한 주부였던 김명자씨는 이주비조차 받지 못하고 길거리로 내몰려 주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주거생존권이 보장되는 그날까지 연대해 투쟁하겠다며 말했다.

덧붙이는 글 | 대한문 분향소는 5월 18일 까지 이어집니다.



태그:#쌍용차 22번째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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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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