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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빗속에서 시달린 김정우 지부장이 잠시 눈을 붙이고 있다.
▲ 김정우 지부장 9일 빗속에서 시달린 김정우 지부장이 잠시 눈을 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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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대한문 분향소 7일째인 지난 11일 오후 7시. 예수회 신상은, 유충렬, 최영민 신부의 주재로 거리 미사가 열렸다. 경찰의 폭력으로부터 분향소를 지켜내기 위해 매일 오후 7시  종교계가 주관하는 기도회다. 투표를 마친 시민들이 삼삼오오 대한문 분향소로 모여들자 미사가 시작됐다.

예수회 최명민 신부가 '부활'에 대한 말씀을 선포하고 있다.
▲ 말씀 선포 중인 최영민 신부 예수회 최명민 신부가 '부활'에 대한 말씀을 선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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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거짓말 보따리가 있었다. 그 보따리를 정치꾼, 장사꾼, 홍등가에서 가져갔다. 그 후  정치꾼, 장사꾼, 홍등가에서는 거짓말을 해야 먹고 살 수 있게 됐다. 오늘(4월 11일),  그 거짓말쟁이들을 뽑는 날이다. 여야 모두 거짓말을 조금이라도 덜 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 주길 바란다."

엠마오로 가던 예수의 두 제자가 부활한 예수를 만나는 장면을 통해 소망의 말씀을 전한 최영민 신부가 든 예화다.

예수의 죽음으로 좌절한 제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엠마오로 가는 길목에서 부활한 예수를 만나는 장면이 나온다. 제자들은 예수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한다. 최 신부는 그 이유를 "부활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자기들이 만난 이가 스승이던 부활한 예수라는 사실을 알아본 것은 예수가 떡을 떼 두 제자들에게 나눠 준 순간이었다. 최 신부는 이를 두고 "예수는 삶 속에서 병자들을 고치고 떡을 먹이며 생명을 살리고  나누는 실천의 삶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강변했다. 예수는 공생애를 시작한 3년 내내 실천의 삶을 통해 믿음과 신뢰를 심어줬다.
수녀님들과 시민들이 미사에 함께 했다.
▲ 미사 참석 중인 시민들 수녀님들과 시민들이 미사에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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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신부는 "이웃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마음(compassion)이 그리스도의 마음"이라며 "매일 밤 대한문 앞에 나와 쌍차 노동자들의 고통과 아픔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야 말로 신앙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실천을 당부한 것.

최 신부는 "두려움의 가장 큰 대상은 죽음"이라며 "부활의 핵심은 완전히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며 부활은 신앙의 정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것이 부활을 믿는 신앙인들이 두려움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이유"라며 "죽음마저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두려울 것이 없을 것이다, 죽음의 문제를 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풀어가자"고 덧붙였다.

"쌍차 동지들, 쫄지 마! 더 이상 죽지 마! 쌍용차 해고노동자 더 이상 죽이지 마! 부활할 거야!"

문기주 쌍용차 지회장은 "지난 9일 비가 내리는데, 분향소 천막 설치에 3시간이 걸렸다"고 3시간 내내 비를 맞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거리에서 몇 시간씩 비를 맞고 앉아 있어도, 사람이 22명이나 죽어가도, 3천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정리해고 되고, 수백 명이 연락조차 두절돼 언제든 또 다른 죽음을 불러 올 상황임에도 고통을 함께하지 않는 무감각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정리해고와 생계의 고통으로 무서운 결단을 할까 두려움을 금할 수 없다"며 "죽음의 문제 함께 고민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진우 진보신당 비례 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 정진우 후보 정진우 진보신당 비례 후보가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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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정진우씨는 정당 후보로서  지지해준 데 대한 고마움의 인사를 전한 뒤 "진실을 알리는 길을 차단하는 이명박 정부와 폭력 경찰과 맞서며 분향소와 영정 사진을 지키는 일 자체가 투쟁이었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23번째 죽음을 막고, 공장으로 복귀하는 것이야말로 가족들의 죽음과 고통을 멈추게 하는 것"이라며 "자살률 1위인 나라를 근본적으로 바꿔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세와 대표와 진보신당 관계자 청년들이 간담회를 나누고 있다.
▲ 간담회 중인 진보신당 관계자와 청년들 홍세와 대표와 진보신당 관계자 청년들이 간담회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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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정진우시는 "4월 21일 4차 희망텐트가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열린다"며 "어느 정당도 쌍차 죽음의 문제 해결하지 못했는데,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시민들과 함께 정리해고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평화의 기도를  투쟁의 기도로 바꿔달라"며 "1차 희망버스는 새로운 사회적 연대 운동을 만들어 냈다, 제 2의 희망버스를 성공해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차리는 것이 아니라 시청광장에서 축제를 벌이자"고 강조했다.

이정희 통합민주당  대표가 분향을 마치고 상주인 김정우 지부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 이정희 대표와 김정우 지부장 이정희 통합민주당 대표가 분향을 마치고 상주인 김정우 지부장과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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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가 끝난 뒤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와 관계자들은 앞으로의 연대 방향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도 분향소를 찾아 인사를 나눴다.

덧붙이는 글 | 쌍용차 대한문 분향소는 49제인 5월 18일까지 지속됩니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시민단체의 연대가 경찰의 폭력으로부터 대한문 분향소를 지켜내는 힘입니다.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합니다.



태그:#쌍용차 22번째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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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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