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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에 선거 열풍이 불고 있다. 국회의원 선거, 시장선거, 교육감 선거 등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면서 세종시에 때 아닌 선거열풍이 불어 닥쳤다. 타 지역보다 많은 선거를 치르니 당연히 후보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때문에 역 앞을 비롯하여 상가와 아파트 밀집지역은 하루 종일 북새통이다.

선거 현수막과 명함, 공약집 등이 난무한다. 형형색색 옷을 입은 선거운동원들이 여기저기서 '안녕하세요. 000후보 부탁합니다'라고 목이 터져라 외친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네~~'라며 그냥 스쳐지나갈 뿐이다. 몇몇 이들에겐 귀찮은 소음에 지나지 않았다.

저마다 자기 목소리 내기에 바쁘다. 유권자들과 소통하는 운동원들은 안 보인다. 하긴 며칠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유권자의 목소리를 들을 시간이 있겠는가? 당선되려면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외치고 호소하고 설득해야 한다.

정보 전달중심인 기존의 선거운동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떨어뜨린다. 문자와 전화, 공보물도 마찬가지다. 공약을 찬찬히 읽어보면서 후보들을 비교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결국 지연, 학연과 연고 등에 따라 후보들을 선택하게 된다. 고질적인 지역감정과 학벌사회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세종시 교육감 최교진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이 유권자들과 소통하고,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취지로 이른바 '경청유세단' 활동을 하고 있다.
 세종시 교육감 최교진 후보 측 선거운동원들이 유권자들과 소통하고, 유권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인다는 취지로 이른바 '경청유세단' 활동을 하고 있다.
ⓒ 최교진 후보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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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특이한 선거운동방식을 하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이른바 '경청유세단'. 세종시 교육감후보에 출마한 최교진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하는 독특한 선거운동이다. 선거캠프 관계자는 "국회의원선거와 시장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다소 떨어지는 교육감선거 분위기를 활성화하고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을 선거캠프와 선거운동원이 함께 토론했다"며 "유권자와 소통하고 대화하여 후보의 공약을 공유하고 유권자의 선택을 이끌어내는 방식인 '경청유세단'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선거캠프 관계자는 "처음에는 운동원들이 새로운 방식에 다소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경청유세단'이야말로 유권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면서 보다 효율적인 선거운동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우선 시범운영을 했다"며 "시범운영 결과 2~3인 1조 20여명의 운동원들이 1시간동안 스티커를 붙이게 한 유권자가 225명이나 됐다, 시범운영이 성공적이라 판단하여 다음날부터 바로 본격적 시행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세종형 혁신학교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실시 ▲폭력없는 학교 근본 대책 마련 등 6가지 주요공약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의 경청유세가 세종시에서 진행되고 있다.
 ▲세종형 혁신학교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 실시 ▲폭력없는 학교 근본 대책 마련 등 6가지 주요공약에 대해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의 경청유세가 세종시에서 진행되고 있다.
ⓒ 최교진 후보 선거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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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유세단'의 방식은 다음과 같다. 작은 보드에 후보의 대표적 공약 6가지를 게시하고 우선적으로 실현되기를 바라는 정책에 스티커를 붙이게 한다. 선거법을 고려하여 유권자가 선택한 내용을 선거운동원이 대신 붙여준다. 분홍색 스티커는 남성유권자, 파란색 스티커는 여성유권자용이다. 새롭게 제안되는 사항과 의견은 정성스럽게 듣고 포스트잇에 따로 써서 붙인다.

'경청유세단'에 나선 한 선거운동원은 "설명을 듣고 진지해지는 유권자들을 보면서 희망을 품었고, 스티커가 하나 둘씩 늘어나는 걸 보며 솜사탕처럼 희망도 커져갔다"며 "명함 주는 것이나 문자·전화보다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색다른 선거운동 방법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는 지방선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보가 적지만, 지방선거, 국회의원 총선거, 대통령 선거에 재보궐 선거까지 따지면 유권자들의 선거 피로도는 높다. 후보자와 정책을 알리는 열띤 선거운동 속에 유권자들에게 귀를 기울이는 '경청유세'라는 색다른 선거운동 방식이 유권자들의 선거피로를 풀어주며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종시#교육감#최교진#경청유세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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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통일교육문화센터 교육연구소장(북한학 박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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