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KBL 2011-2012 시즌도 끝을 향해 가고 있다. 6강 플레이오프도, 4강 플레이오프도 마무리가 됐고, 이제 남은 것은 7판 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뿐이다. 정규 시즌에서는 오세근을 비롯해 김선형, 최진수 등의 신인들이 엄청난 활약을 선보이며 KBL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그렇지만 플레이오프 무대는 선수가 뛰고 싶다고 해서 뛸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소속 팀이 반드시 6위 안에 들어야만 뛸 수 있다. 김선형과 최진수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지만, 아쉽게도 루키 시즌부터 플레이오프 무대에 서는 데는 실패했다.

정규시즌에서의 기회도 분명 중요하지만,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한 번이라도 출장 기회를 갖는 것은 신인 선수들의 미래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큰 무대에서 뛰면 그만큼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2006-2007 시즌 플레이오프를 통해 KTF(現 KT)의 조성민이 한층 성장한 것이 그 예라고 볼 수 있다.

이번 시즌 6강 플레이오프와 4강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 이상 코트에 모습을 드러낸 신인 선수는 총 11명이다. 1위 동부의 홍세용, 2위 KGC의 오세근과 차민석, 3위 KT의 김현민과 박재욱, 4위 KCC의 정민수와 김태홍, 5위 모비스의 이지원과 김동량, 임상욱, 6위 전자랜드의 함누리다. 이 선수들의 첫 플레이오프 활약을 찾아 봤다. 공란은 기록이 전혀 없는 것을 의미한다.

 2011-2012 플레이오프에서의 신인 활약상

2011-2012 플레이오프에서의 신인 활약상 ⓒ 홍진표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확실한 주전으로 뛴 신인은 KGC의 오세근이 유일하다. 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오세근은 다른 신인들에 비해 압도적인 출장 시간을 기록했다. 정규시즌보다 평균 7분가량을 더 뛰었으며, 리바운드와 어시스트의 수치도 더 높았다.

그렇지만 정규시즌의 평균 1.4개 턴오버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3.0개의 턴오버를 기록한 것은 옥에 티였다. 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오세근의 안정된 활약은 KGC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KCC의 신인인 정민수와 김태홍도 비교적 많은 출장 시간을 얻었다. 백전노장인 추승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시간을 뛰었지만, 포워드진이 약한 KCC의 팀 사정상 많은 기회를 얻은 두 선수다. 앞으로 KCC의 주축으로 성장해 나갈 선수들이기에, 이번의 경험은 그들의 미래에 소중한 경험으로 남게 됐을 것이다.

전자랜드 함누리 또한 정규 시즌과 비슷한 출장 기회를 얻었다. 긴장한 플레이를 종종 보였고, 득점이나 리바운드 등이 정규 시즌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은 좋지 않았다. 그렇지만 6강 플레이오프에서 상대했던 KT의 에이스 조성민을 밀착 마크하며 수비에서 비교적 좋은 활약을 보였다.

무려 9경기에 나선 KT의 김현민은 KGC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24분 5초를 뛰며 14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블록을 기록했고, 그 경기만큼은 최고의 내용을 선보였다. 그렇지만 그 경기 외의 8경기에서는 평범한 기록을 남긴 것이 아쉬웠다.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오세근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오세근 ⓒ KBL


신인 드래프트 2군 선수로는 유일하게 KT의 박재욱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정규시즌에서도 단 1경기 5분 출장에 그쳤던 박재욱이지만, 4강 플레이오프 3차전과 4차전 2경기에서 8분가량을 뛰었다. 체력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 세이브를 위해, 플레이오프 막판에 소중한 기회를 얻었던 박재욱이다. 앞으로 그가 써나갈 2군 성공 신화가 기대된다.

모비스에서는 김동량과 이지원, 임상욱 등 무려 3명의 신인이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그렇지만 3명 모두 최소한의 시간만을 얻으며, 단 1점도 올리지 못했다. 정규 시즌 때는 비교적 많은 기회를 얻었던 선수들이기에, 큰 무대에서 쉽사리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그 밖에 동부의 차민석과 KGC의 홍세용은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한 번씩 모습을 드러냈다. 팀의 주전급 선수들의 기량이 워낙 강하기에, 이 두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기회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이제 챔피언결정전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는 신인 선수는 KGC의 오세근과 차민석, 그리도 동부의 홍세용 정도다. 차민석과 홍세용은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사실상 기회를 잡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제 신인에 대한 포커스는 오세근 한 명에게 맞춰질 수밖에 없다. 과연 1라운드 1순위 신인 오세근은 처음으로 맞이하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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