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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고백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민주통합당 MB정권비리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이재화 변호사와 함께 자진출두하고 있다.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고백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민주통합당 MB정권비리 진상조사특별위원회 이재화 변호사와 함께 자진출두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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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지시' 의혹을 제기한 장진수 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에게 변호사 수임료 용도로  4000만 원을 건넸다고 지목된 '고용노동부 간부'는 이동걸 현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마이뉴스>의 취재 결과, 검찰은 지난 20일과 21일 두 차례에 걸쳐 장 전 주무관을 소환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4000만 원을 건넨 '고용노동부 간부'가 이동걸 정책보좌관이었다는 사실을 최종 확인했다. 장 전 주무관의 핸드폰에 저장된 이 정책보좌관의 전화번호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조만간 이 정책보좌관을 소환해 그가 장 전 주무관에게 건넸다는 4000만 원의 출처를 캘 것으로 보인다.

장 전 주무관은 24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검찰조사를 받으러 가기 전날(19일) 한 기자로부터 '4000만 원을 건넨 사람이 이동걸 보좌관 아니냐?'고 문의했는데 내 옛날 핸드폰에 '이동걸'이라는 이름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었다"며 "소환조사 첫날(20일) 검찰에 그 핸드폰을 제출했고, 4000만 원을 건넨 사람이 이 보좌관이었다고 확인해줬다"고 전했다.

장 전 주무관은 "4000만 원을 건네받은 뒤에 최종석 전 행정관에게 '돈 건네준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고, 최 전 행정관이 '이동걸 보좌관'이라고 얘기해줬던 것 같다"며 "당시 특별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는데 상당히 건장했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앞서 장 전 주무관은 지난 19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던 2010년 8월 30일 이후에 고용노동부의 한 간부로부터 4000만 원을 받아 최종석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전달했고, 그 가운데 1500만 원을 받아 변호사 성공보수로 갖다 주었다"고 주장했다.

한국노총 간부 "이동걸 보좌관은 임태희 장관과 가까운 사이였다"

이 정책보좌관은 지난 2000년에 한국통신(현 KT)노조위원장을 지냈고,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일부 노동계의 '이명박 지지 선언'에 참여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지난 2008년 4월부터 현재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활동해왔다.

노동계의 한 인사는 "한국통신노조 위원장 시절에 계약직(비정규직)노조가 만들어졌는데 사이가 안 좋았다"며 "비정규직 노조에서 정규직 노조에 가입하겠다고 했지만 만나주지도 않았고 가입을 승인해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 선대위에 참여한 뒤 고용노동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으로 갔다"고 덧붙였다.

이 정책보좌관은 이영희·임태희·박재완 장관을 거쳐 현 이채필 장관을 보좌하고 있다. 장 전 주무관에게 돈을 건넨 시점은 임태희 장관(2009년 9월-2010년 7월)에서 박재완 장관(2010년 8월-2011년 6월)으로 넘어간 뒤였다. 임 장관과 박 장관 모두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측근들이다.

앞서 언급한 노동계 인사는 "정책마인드가 있는 사람은 아니고 장관에게 현장 상황을 분석해주는 등 정무적 보고를 많이 했다"며 "한국노총과도 코드가 안 맞아 (노총 안에서) 신뢰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한국노총의 한 고위간부는 "이 보좌관은 임태희 장관과 상당히 친한 사이로 알고 있다"며 "임 장관이 청와대로 들어갈 때 데리고 가려고 했지만 자리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이 보좌관은 이영호 청와대 고용노사관과도 가까웠다"며 "언젠가 그가 '이영호 비서관이 잘 해서 노동계 위상이 높아졌다'는 충성발언을 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정책보좌관은 '노동계의 뉴라이트'로 통했다. 그는 고 권용목 전 현대엔진노조위원장이 주도했던 '뉴라이트신노동연합'과 '제3노총'(국민노총)에 깊숙이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언급한 노동계 인사는 "이 보좌관은 대놓고 제3노총 건설과 관련된 일을 했다"며 "정부에서도 제3노총 건설을 지원해 제3노총을 키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고위간부도 "이 보좌관이 현대중공업노조 등에 다니는 등 제3노총 건설에 깊숙이 개입하고 다녀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격노했다"고 전했다.


태그:#이동걸, #민간인 사찰 증거인멸 지시 의혹, #장진수, #임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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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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