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를 강타한 승부조작 스캔들도, 봄이 왔다고 하기엔 다소 쌀쌀했던 주말 날씨도 야구 시즌을 손꼽아 기다려 온 팬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18일 잠실, 문학, 청주, 사직구장에서 각각 열린 2012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는 총 5만7508명의 구름 관중이 몰려 17일 세운 시범경기 1일 최다관중 기록을 하루 만에 갈아 치웠다. 시범경기 이틀 동안 10만 관중을 돌파한 것도 역시 사상 처음이다.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관중들의 환호와 박수에 보답이라도 하듯 멋진 활약을 펼치며 다가올 시즌을 더욱 기다려지게 만들고 있다.

이승엽-김태균-최형우, 시범경기부터 화력 경쟁

 걸리면 넘어가는 이승엽의 괴력은 아직 유효하다.

걸리면 넘어가는 이승엽의 괴력은 아직 유효하다. ⓒ 삼성 라이온즈

올 시즌 가장 주목을 받는 개인타이틀은 이승엽(삼성 라이온즈)과 김태균(한화 이글스)이 복귀하고 2연패를 노리는 최형우(삼성)가 버틴 홈런왕 레이스다.

강력한 홈런왕 후보 3인방은 시범경기에서 나란히 홈런을 신고하며 정규리그의 뜨거운 홈런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포문을 연 선수는 '국민타자' 이승엽이었다.

이승엽은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5회초 LG의 선발 임찬규의 초구를 잡아당겨 비거리 130m의 대형홈런을 작렬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의 부진을 씻는 한방이었다.

18일에는 '돌아온 별명왕' 김태균과 디펜딩 홈런왕 최형우도 첫 아치를 신고했다. 17일 비 때문에 시범경기를 치르지 못했던 김태균은 18일 청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1회말 넥센이 자랑하는 좌완 유망주 강윤구를 상대로 기선을 제압하는 3점홈런을 터트렸다.

김태균은 7회에도 신인투수 박종윤을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때리며 한 경기에서 4타점을 쓸어 담았다. 시범경기 사상 첫 매진사례를 기록해 준 청주의 야구팬들에게 선보인 화끈한 복귀 신고식이었다.

한편 잠실에서는 최형우가 LG의 두 번째 투수 유원상을 상대로 동점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최형우는 이틀 동안 4안타를 터트리며 작년 시즌의 대활약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고드-안승민-이승우 호투, MVP 윤석민은 불안불안

 운석민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짜른 공의 구속이 시속 149km까지 올라온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한다.

운석민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짜른 공의 구속이 시속 149km까지 올라온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한다. ⓒ 한국야구위원회


기대를 모은 거포들이 시범경기부터 질주를 시작한 반면에 투수들은 다소 기복이 있었다. 무실점 호투로 큰 기대를 모은 투수가 있었던 반면에 의외로 난타를 당하며 팬들을 걱정시킨 에이스도 있었다.

시범경기 2연전에서 가장 돋보였던 투수는 SK와이번스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외국인 투수 브라이언 고든이다. 고든은 17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동안 탈삼진 5개를 기록하며 무피안타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틀어 막았다.

한화의 '선발 경선'에 뛰어든 안승민과 김혁민도 각각 5이닝과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선발진입에 대한 의지를 보였고, 군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LG의 이승우도 4이닝 무실점 호투로 LG좌완의 새 희망으로 떠올랐다.

불펜 투수 중에서는 두산의 노경은과 고창성, 삼성의 정현욱이 안정된 투구로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고, 롯데 자이언츠의 김사율, KIA 타이거즈의 유동훈, 한화의 대니 바티스타 등 각 팀의 마무리 투수들도 시범경기 첫 등판을 무난하게 마쳤다.

반면에 작년 시즌 투수 4관왕과 MVP,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싹쓸이했던 윤석민은 17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4이닝 6피안타 4실점(4자책)으로 부진했다. 물론 전력을 다한 투구가 아니었던 만큼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다.

삼성이 자랑하는 철벽불펜의 핵심인 안지만과 권오준도 첫 등판에서 나란히 실점을 했다. 특히 권오준은 1이닝 동안 무려 42개의 공을 던지며 5피안타 5실점(5자책)으로 크게 무너졌다.

한편 뉴욕 양키스의 셋업맨 출신으로 올 시즌 두산의 뒷문을 책임질 스캇 프록터도 18일 롯데전에서 국내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프록터는 9회 두산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빠른 공의 제구력이 흔들리며 다소 불안함을 노출했다.

프로야구 시범경기 이승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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