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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약문을 들어 보이는 우상호 후보와 박희진 후보 3월 16일 서대문구의회에서 열린 우상호 민주통합당 서대문 갑 후보와 박희진 통합진보당 후보 단일화 및 공동정책협약식
▲ 협약문을 들어 보이는 우상호 후보와 박희진 후보 3월 16일 서대문구의회에서 열린 우상호 민주통합당 서대문 갑 후보와 박희진 통합진보당 후보 단일화 및 공동정책협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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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정책을 펼쳐보지 못하고 우상호 후보에게 양보하는 것이 솔직히 안타깝다. 그래도 야권연대를 통한 현 정권심판의 대의가 더 중요하지 않겠나?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가 되면 기분이 더 나쁠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 '지역구 투표는 우상호 후보에게 정당투표는 통합진보당에게'라는 슬로건으로 선거운동을 펼칠 것이다"

박희진 통합진보당 서대문 갑 후보자는 웃으면서 이같이 말했다. 후보 사퇴의 심경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16일 서대문구의회에서는 우상호 민주통합당 서대문 갑 후보와 박희진 통합진보당 서대문 갑 후보 사이에 '단일화 선언 및 공동정책협약식'이 열렸다. 지난 10일 발표된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협상에 따라 양당은 서대문 갑 지역에서 통합진보당이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날 사퇴한 박희진 후보는 올해 초부터 2030정치세력화를 위한 토론회를 선두에서 조직하는 등 청년정치 세력화 논의에 앞장서 왔다. '한국청년연대' 대표와 '반값등록금 국민본부' 공동대표 등 10여 년간 청년운동의 리더로 활동해왔고 통합진보당 내에서도 청년비례대표로 거론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 청년층이 밀집한 서대문구에서부터 "청년의제를 전국화시켜 보고 싶다"는 의지로 지역구 출마를 결심했다.

사퇴한 박희진 후보 "지지자들께 죄송... 정권심판 위해 양보"

토론회에서 발언 하는 박희진 후보 통합진보당 박희진 후보가 2030 정치세력화 토론회에서 발언 하고 있다.
▲ 토론회에서 발언 하는 박희진 후보 통합진보당 박희진 후보가 2030 정치세력화 토론회에서 발언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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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결정에 많은 이들이 지지를 보냈다. 2월 21일 그의 출마선언기자회견에는 청년 유니온 김영경 전 위원장과 '반값등록금 전도사'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팀장 등 청년의제에 잔뼈가 굵은 시민운동가들이 함께 했다. 청년실업네트워크와 한국대학생연합 그리고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
신촌 지역 7개 대학의 일부 학생들 역시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약속했다.

박 후보는 "지지자들에게는 죄송하지만, 정권심판을 위해 양보한 만큼 유권자들이 진정성을 알아 줄 것"이라며 "19대 총선에서 승리하여 정책협약에서 특화한 청년공약을 잘 실행해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양 후보는 이날 협약식에서 "노동존중의 복지사회건설, 민주주의와 평화회복을 위해 양당이 합의한 '범야권 공동정책 합의문' 실천을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한미FTA 전면재검토, 제주강정해군기지건설 백지화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고 선언했다.

이날 발표한 공동정책합의문에는 ▲ 반값등록금 실현과 국립대 법인화 폐지 등의 교육공공성 실현 ▲ 노동시간 단축과 연계한 청년의무고용할당제의 청년일자리 확대  ▲ 청년실업 부조와 학력차별 금지법 등의 고용안정 ▲ 서대문구 공공대학기숙사 건립과 소형공공임대주택 확대 등의 청년주거문제 해결 등 청년정책이 핵심합의 사항으로 담겨 있었다.

또한 양 후보는 공공정책으로 ▲ 서대문구 내 국공립보육시설 30% 이상 확대 ▲ 고등학교까지 의무교육 확대 및 친환경무상급식 실시 ▲ 뉴타운으로 인한 입주자 피해구제를 위한 도정법, 경비업법, 용역법  대폭 개정 ▲ 중소기업, 중소상인 적합업종 지정 및 SSM과 대형마트 영업시간 규제 ▲ 공공지역 여성, 아동센터 건립 등도 약속했다.

우상호 후보 측과 박희진 후보 측은 "야권단일화 후보의 당선 이후 정기적으로 월 1회 양 후보자와 실무자 간의 회의를 통해 소통하여 합의한 공동정책을 추진한다"고 당선 이후 공동행보도 약속했다.

우상호 "야권단일화로 상승세... 정권심판 나설 것"

악수하는 두 후보 공동정책협약식을 마치고 악수하는 우상호, 박희진 후보
▲ 악수하는 두 후보 공동정책협약식을 마치고 악수하는 우상호, 박희진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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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단일화에 따라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와 양자대결구도를 구축해 온 우상호 후보는 더욱 상승세를 탈 전망이다. 최근 <중앙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하여 3월 6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19대 총선 서대문 갑 지역 후보자에 대한 유권자들의 지지율이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 33.5% 우상호 민주통합당 후보 28.6% 박희진 통합진보당 후보 7.6%로 나타났다.

산술적으로만 본다면 우상호 후보와 박희진 후보의 단일화로 우상호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를 앞설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우 후보가 이 후보에 비해 젊은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는 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하여 3월 9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19~29세에서 우상호 후보는 30.5%의 지지율을 받은 반면 이성헌 후보는 18% 지지율에 그쳤다. 

서울대 박원호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동아일보>와 함께 실시한 2010년 지방선거에서의 연령대별 투표율 분석에 따르면 2030세대의 투표율이 높아지면 야당에 표가 몰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는 조사결과에 대해 지난 7일자 '2030 투표율 오르면 與 득표율 하락 첫 확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젊은층이 1% 투표를 더 하면 여당 후보 득표율이 1.25%포인트 떨어진다는 의미다"라며 "박빙의 선거 구도라면 1∼2%포인트의 득표는 선거 결과를 바꿀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우상호 민주통합당 후보는 이날 후보단일화에 대해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박희진 후보의 높은 경쟁력이 저에게 더해진 만큼 상승세를 탈 것이다"라며 "야권단일화로 새누리당과 1대 1 구도가 되어 중간층이 더욱 확실하게 정권 심판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지역구내에서 높은 지지를 나타낸 박 후보의 청년정책에 대해서도 "대학생이 밀집된 지역인 만큼 등록금과 주거 일자리의 3가지 문제에서 박 후보의 정책을 잘 반영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박희진 후보는 우상호 후보에 대해" 중앙정치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고 민주당에서도 인정하는 인재"라고 평가하며 "우상호 후보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야권단일화 후보의 승리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동철 기자는 <오마이뉴스> 2012 시민기자 총선특별취재팀 기자입니다.



#우상호#박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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