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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린 여인이 가장자리에서 소변을 보고 있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여인이 가장자리에서 소변을 보고 있습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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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고 남세스러워라~  못 볼걸. 본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리며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한국을 떠나기 전 아프리카에서 사업을 하던 지인은 가나 여인들은 서서 소변을 본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말을 했습니다. "설마 그럴 리가요. " 여자는 신체구조상 남자들처럼 서서 소변을 볼 수가 없다는 걸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기에 직접 눈으로 보지 않고서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반신반의했었죠.

"오래전 가나에 갔을 때 차를 타고 시골길을 달리는데 버스에서 여인들이 4~5명이 내리더니 차가 다니는 길 반대 방향으로 일렬로 나란히 줄을 맞춰 서서 이내 치마를 들쳐 올리고 소변을 보는 거야. 신기하기도 했지만 민망해서 차를 빨리 몰아 그 자리를 피했는데 그런 모습을 자주 목격하다 보니 이제는 그러려니 하게 되었지 뭐~"

아프리카 가나 여행을 앞두고 사전 모임이 있었던 날 지인은 믿지 않은 저를 보며 답답하다는 듯이 열을 올리며 리얼한 표정까지 지으며 설명했었습니다.

사람과 짐을 가득 실은 봉고차가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갑니다. 이곳에서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이용 합니다. 현대라는 글귀가 한 눈에 들어 옵니다.
 사람과 짐을 가득 실은 봉고차가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갑니다. 이곳에서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이용 합니다. 현대라는 글귀가 한 눈에 들어 옵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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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오래 전 방문했을 때의 풍경이고 문명이 자꾸 바뀌는데 지금은 달라졌겠지 하는 생각도 했지만 아프리카 여행 중 혹시 그런 장면을 목격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기도 했답니다. 여행 중 어느 오지마을 비포장도로를 달리던 중이었습니다. 뿌연 연기를 뿜고 달리는 버스 때문에 시야가 가려 천천히 뒤따라가야 했습니다. 이곳에 대중교통수단은 봉고차입니다.

대부분 우리나라 봉고차가 주를 이루고 있죠. 짐을 가득 실은 봉고차가 잘도 달립니다. 그 봉고차가 멈췄다 다시 출발하자 남녀 두 사람이 차에서 내립니다. 길이 비좁기도 하거니와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황토 연기가 자욱해 기다리고 있는데 여인이 한쪽 가장자리로 이동하고 이내 치마를 들쳐 올리는 것이 아닙니까.

풍족해 보이진 않아도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
 풍족해 보이진 않아도 평화로워 보이는 마을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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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나 닭,동물들이 한가롭게 돌아 다닙니다.
 염소나 닭,동물들이 한가롭게 돌아 다닙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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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지혜를 발휘하여 살아가는 가나 여인들

엉거주춤 자세를 취하더니 소변을 보는 것입니다. 눈을 의심했지만 사실이었습니다. 그녀를 보는 순간 미개인도 아니고 문명이 뒤떨어져서도 아니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현지인에게 몰어보니 밀림 속에서 살아야 했던 그녀들은 뱀이나 독충을 피해서 자연스럽게 서서 볼일을 해결하는 지혜를 터득하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보니 이제 내말을 믿을 수 있나?"

아프리카의 실상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은 마음에 오지마을을 직접 들여다보고 싶다고 부탁을 하자 지인은 오래전 기억을 되살려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마을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동물들이 한가롭게 돌아다닙니다. 집은 거의 허물어져 가고 전기불도 들어오지 않는 마을이라고 합니다. 아이들이 지나가는 차를 보고 손을 흔듭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흠칫 놀라더니 이내 웃음을 지어 줍니다. 순박한 아이들입니다.
 가까이 다가가자 흠칫 놀라더니 이내 웃음을 지어 줍니다. 순박한 아이들입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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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에서 작은 배를 만들어 물 위에 띄우고 놀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물가에서 작은 배를 만들어 물 위에 띄우고 놀고 있는 아이들입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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땔감으로 사용하는 나무를 이고 있는 여인이 가려주는 여인 사이로 소변을 보고 있습니다.
 땔감으로 사용하는 나무를 이고 있는 여인이 가려주는 여인 사이로 소변을 보고 있습니다.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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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세우고 순수한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볼까 하고 다가가자, 피부색깔이 다른 이방인을 보고 흠칫 놀라며 뒤로 물러납니다. 미리 준비해간 사탕이나 껌 등을 건네자 이내 표정이 밝아집니다. 아이들의 모습은 어느 곳이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아직도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필요한 물품을 사야할 때는 가끔 들어오는 버스를 기다릴 수가 없어 수 십리 길을 걸어서 가야한다고 합니다. 우리 60~70년대 생활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저 멀리서 아이들 두 명이 걸어옵니다. 주춤주춤 경계를 하더니 손으로 입을 가립니다.  이방인에 대한 어색함에 손을 입에 넣고 쑥스러움을 감추는 듯 했습니다. 참 순박한 아이들입니다.

고개 너머 이웃 마을에서 물을 길러 오는 아이들입니다.
 고개 너머 이웃 마을에서 물을 길러 오는 아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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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 하며 지나가는 아이들
 부끄러워 하며 지나가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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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언덕을 내려오는 형제인 듯한 두 아이가 뒤뚱뒤뚱 플라스틱 물동이를 이고 걸어옵니다. 멀리서 물을 길어 오는 중인가 봅니다. 이곳에서는 어른이나 아이나 모두 머리에 이고 다니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어릴적부터 연습을 해서인지 어른이 되면 대부분 손을 놓고도 잘 다닐 수 있게 되나 봅니다.

가끔 매스컴을 통해 봐왔던 아프리카 돕기 일환으로 오지마을에 땅을 파고 펌프로 물을 끓어 올리는 공사를 해 주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만들어준 공동 우물이 펌프가 고장 나면 쓸 수가 없어 방치해 둔다고 현지인은 말합니다. 고칠 수 있는 부품이나 능력이 없기 때문이지요.

펌프가 고장 나면 멀리 떨어져 있는 이웃마을에 가서 식수를 길어 와야 하기에 아이들도 물동이를 이고 가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동그랗게 눈을 뜬 작은 아이 표정이 가관입니다. 피부색깔이 다른 사람을 보며 일단 경계심부터 갖는 모습이 귀여워 미소를 지어주었더니 따라 웃습니다. 웃음은 어디에서나 통하는 해결책입니다.

아이를 업고 물건을 이고 맨발로 걸어 가는 여인
 아이를 업고 물건을 이고 맨발로 걸어 가는 여인
ⓒ 조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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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업고 맨발로 걸어가는 여인도, 작은 소쿠리에 과일을 놓고 파는 사람도, 간혹 옷을 입지 않고 물속에서 놀고 있는 아이도 피부 색깔이 다른 이방인을 보며 신기한 듯 바라봅니다. 저 역시 그들을 신기하게 바라봅니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봅니다. 세상은 참 넓고도 좁아 보입니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평화로워 보이는 그들을 보니 조급하게 살아왔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문명이 뒤처지면 어떻습니까? 빨리빨리 라는 것이 미덕이 되어버린 우리네 삶과는 달리 과거로 돌아가 60~70년대에 멈춰버린 그들의 느긋한 삶속에서 자연을 벗하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며 자연과 함께 동화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은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아프리카 여행은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2일까지 18박 19일로 다녀왔습니다.

다른기사 보기
(1)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06994
(2)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07738
(3)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708541



태그:#가나 어린이들, #오지마을, #소변 보는 가나 여인, #봉고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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