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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소유인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영업을 하고 있는 J주차장 전경. 점선 내가 원래 도로다. 아예 도로에다 주차선을 그어 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길을 막은 차(사진 오른쪽 위)도 눈에 띈다.
 국가소유인 도로를 불법 점거하고 영업을 하고 있는 J주차장 전경. 점선 내가 원래 도로다. 아예 도로에다 주차선을 그어 놓고 영업을 하고 있다. 길을 막은 차(사진 오른쪽 위)도 눈에 띈다.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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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포항시 북구 남빈동 세원상사와 대명공구 사이 골목으로 차가 수시로 들락인다. 골목으로 들어서 눈앞에 펼쳐진 전경은 누가 봐도 전체가 주차장이다.

이 주차장에는 벌써 25대 가량의 승용차가 주차돼 있다. 볼 일을 마친 사람들은 자신이 주차한 곳이 국유재산인 도로라는 사실도 모른 채 주차료를 내고 주차장을 빠져나간다.

남빈동 J주차장이 국가소유의 땅인 도로를 불법으로 점거하고 주차장 영업을 하고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관리책임이 있는 포항시는 업주의 `봉이 김선달` 식 횡포를 알면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어 애꿎은 시민의 피해만 계속되고 있다.

남빈동 990-3번지는 국토해양부 소유의 도로. 하지만 J주차장은 이 도로를 시멘트로 포장해 길과 사유지의 구분이 어렵게 해 놓고 도로에 세워 둔 차량에게까지 주차료를 받고 있다. 국유지인 도로에 아예 주차선까지 그어놓았다. 이 때문에 주차장으로 들어선 차들은 무조건 돈을 낼 수밖에 없다.

이날 취재를 위해 주차장이 아닌 길에다 주차한 뒤(사진 왼쪽 위 검정 RV) 인근 건물 옥상에서 사진 촬영을 마치고 내려 온 기자에게 주차장 관리인은 주차료를 요구했다. 기자가 주차한 곳이 주차장 부지가 맞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하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주차장에서 돈을 들여 시멘트로 포장까지 한 것이 보이지 않느냐. 여기가 길이라고 누가 그러더냐"면서 주차료를 챙겼다.

주민 이유희씨는 "여러 갈래의 길을 모두 자기네 땅처럼 사용하고 있어 어디가 사람이 다니는 길인지, 주차장인지 구분이 어렵다"며 "포항시에 몇 차례 건의했지만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주차장을 이용한 김모씨는 "온종일 이런 불법이 계속되는데도 시청에서 단속이나 제재를 하지 않는 것은 봐주기식 행정"이라며 "비록 1~2천원의 돈이지만 주차요금을 받을 수 없는 곳에서 주차요금을 받는 것은 범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포항시는 뒷북 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포항시청 권형출 국유재산 담당은 "주차료 징수에 대해선 우리 부서에서 처리할 방법이 없다"며 "지난 1월 민원이 접수된 후 현장확인을 해 국유지 내 불법 시설물은 철거하도록 했다. 길과 사유지의 구분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주차장 측에 도로의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겠다"고 해명했다.

포항시청 교통행정과 김태곤 교통시설 담당은 "국유지를 불법으로 점거해 주차장 영업을 했다고 해서 시에서 행정처분을 할 근거는 없다. 윗선과 상의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태그:#포항시, #주차장, #남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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