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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전병헌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IT벤처산업 재도약을 위한 토론회에서 노종찬 윈트리즈 대표(맨 오른쪽)가 청년IT기업 현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7일 오전 전병헌 의원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IT벤처산업 재도약을 위한 토론회에서 노종찬 윈트리즈 대표(맨 오른쪽)가 청년IT기업 현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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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만큼 벤처 지원 정책이 많은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주커버그가 국가가 키운다고 나오나. 우린 창업하는 순간 빚부터 져야 한다."

IT벤처기업을 지원하는 공무원과 청년 창업자 간의 거리는 서울과 실리콘밸리만큼이나 멀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위축된 IT벤처산업 재도약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한국의 주커버그들, 신용불량과 군입대 걱정 시달려

전병헌 민주통합당 의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 주제는 '한국의 주커버그를 위하여'였다. 19세에 페이스북을 만들어 20대 거부가 된 마크 주커버그는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를 제치고 20~30대 청년 창업자들의 로망이 된 지 오래다. 그러나 정작 한국의 주커버그들은 당장 빚과 군복무란 굴레부터 벗어나야 하는 게 현실이다.

'광고 10분 보면 라떼 한 잔'을 앞세운 모바일광고 서비스 '애드라떼'로 성공을 거둔 정수환(26) 앱디스코 대표는 작년까지 1억 원 빚 때문에 시달려야 했다. 지금은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와 함께 '신성' 반열에 올라선 정 대표지만 "25살에 1억 원 빚지니 친구들은 다 떠나고 보증과 채무만 남더라"면서 "우리나라에서 청년 벤처는 굉장히 큰 위험이고 모험"이라고 하소연했다.

정 대표는 "정부 지원은 기존 중소기업을 위한 정책이지 실제 20대 창업에 도움 주는 정책은 제한적이고 전시 행정이 많다"면서 "단순 금전적 지원으로 창업율은 올랐는지 몰라도 사업에 실패하면 신용 불량자로 빚을 떠안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20대 창업자 군 입대는 곧 폐업 의미"

노종찬 원트리즈뮤직 공동대표는 20대 창업자들에게 가장 현실적 고민인 군복무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 노 대표는 "20대 창업자의 군입대는 사실상 폐업을 의미한다"면서 "3년동안 회사를 운영하면서 연간 2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린 한 창업자는 군 문제 때문에 외국 기업에 회사를 M&A(인수합병)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산업기능요원 같은 IT분야 병역특례는 공대 출신 피고용인에게만 적용되고 창업자에게는 해당이 안 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 중소기업청에서 수행하는 창업과제 중 일부 몫을 병역 과제로 하는 방법 ▲ 국방부 국방과제를 수행하는 방법 등 구체적 대안까지 제시했다.

30대인 박준식 엑스몬게임즈 대표는 자신도 토론회 마치고 민방위 훈련에 가야 한다면서 "그나마 현 정부 들어 산업기능요원 정원도 크게 줄어 IT 벤처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실제 전병헌 의원은 "군 미필자 병역 특례로 마련된 산업기능요원이 2002년 7817명에서 2011년 768명으로 1/10이나 줄어 IT전문인력 양성이란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의 창업 과정을 그린 영화 <소셜 네트워크>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의 창업 과정을 그린 영화 <소셜 네트워크>
ⓒ 소니픽처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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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키운다고 주커버그가 나오나"

청년 창업자들의 현실적 고민과 달리 정부 IT벤처 지원 정책은 지식경제부, 방송통신위원회, 중소기업청 등으로 나뉘어 오히려 혼선만 부추기고 있다. 이날도 각각 세 부처를 대표해 나온 담당 과장들이 저마다 IT벤처지원정책을 발표했지만 창업 자금 대출, 창업자 교육, 사업 실패시 금융구제책 등 내용에 큰 차이는 없었다.

나승식 지식경제부 정보통신과장은 "주커버그가 나오려면 정부 정책보다 자유롭고 창의적인 문화나 분위기가 기본이 돼야 한다"면서도 "우리나라만큼 많은 벤처 지원 정책이 있는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준식 대표는 "주커버그가 국가가 키운다고 되나"라고 반문하고, "정부 지원 정책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대부분 대출이고 벤처기업 인증 받으려면 마지 못해 대출 받아야 하는 현실"이라면서 "우린 창업하는 순간 빚지고, 빚을 못 넘으면 경력에 큰 오점이 돼 젊은이들이 대기업이나 안정적인 직장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최우혁 방통위 녹색기술팀장 역시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분위기에 공무원도 내몰려 성공하는 데만 지원하게 된다"며 정부 지원의 한계를 인정하고 국회 차원에서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주문하기도 했다


태그:#주커버그, #IT벤처, #페이스북, #벤처기업, #애드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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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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