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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부대 인근 마을주민이 발전기를 가리키고 있다. 마을과 잇닿은 블럭담에서 불과 3M도 떨어지지 않았다. 미군측은 목재합판을 이용해 발전기 소음을 줄인다고 했지만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고 했다.
 미군부대 인근 마을주민이 발전기를 가리키고 있다. 마을과 잇닿은 블럭담에서 불과 3M도 떨어지지 않았다. 미군측은 목재합판을 이용해 발전기 소음을 줄인다고 했지만 전혀 줄어들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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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합동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훈련이 지난 27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미군부대 주변의 주민들이 20여일 째 소음에 시달리고 있으나 부대측의 무성의한 대응으로 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 남구 대명동 캠프워커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미군들이 훈련을 위해 부대 안에 지난 2월 7일부터 막사를 짓고 군사장비를 옮겨 놓은 후 발전기를 24시간 가동해 소음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대구남구청과 남구의회 등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미군측은 진정서 수령을 거부했다.

미군부대와 벽돌하나 두께의 담장을 사이에 두고 있는 대명5동 87번지 인근 20여 가구 주민들은 진정서를 통해 "서편 활주로에 인접한 마을과 붙어있는 담장 밑에서 발전기를 돌려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며 "밤에는 신경안정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미군헬기 이·착륙시 소음, 진동으로 인해 지난 50여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불안과 공포에 시달리며 고통받아왔다"고 주장하고 "너무 오랜 세월 약을 복용하다보니 노후에 합병증으로 돌아가신 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런데 또 훈련을 이유로 밤낮없이 돌려대는 발전기 소음 때문에 밤에 잠을 자지 못해 생활을 할 수 없다며 주민의 입장을 생각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

대구 남구 대명동 미군부대 캠프워커 주변의 주민들은 '키리졸브' 훈련으로 발전기 소음때문에 신경안정제를 복용하지 못하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은 지난 27일 소음측정기를 이용해 측정한 결과 낮에는 평균 70~80dB, 밤에는 60~70dB이 나왔다.
 대구 남구 대명동 미군부대 캠프워커 주변의 주민들은 '키리졸브' 훈련으로 발전기 소음때문에 신경안정제를 복용하지 못하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사진은 지난 27일 소음측정기를 이용해 측정한 결과 낮에는 평균 70~80dB, 밤에는 60~70dB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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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대표인 차태봉(72)씨는 "그동안 진정서를 수차례 제출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며 "주민들이 얼마나 더 참고 살아야 하느냐"며 하소연했다.

이곳에 사는 박종심(68)씨도 "벽돌 두께의 담장을 사이에 두고 24시간 발전기를 돌려 잠을 잘 수가 없다"며 "남구청과 구의원들은 도대체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주민들의 진정이 이어지자 남구청의 요청으로 미군측이 소음을 줄이기 위해 발전기 주변을 목재합판을 ㄷ자 모양으로 설치했으나 주민들은 전혀 효과가 없다며 반발했다.

일반주거지로 지정된 이곳의 소음 기준치는 낮에는 55dB(데시벨), 밤에는 45dB 이하여야 함에도 훈련이 시작된 27일 측정한 결과 낮에는 65~85dB, 밤에도 60~70dB로 기준치를 훨씬 넘어섰다.

이에 대해 남구청 관계자는 "주민들의 불만이 접수돼 미군측에서 목재방음벽을 설치했다"며 "구청에서 부대에 요구해 담벼락에서 3M정도 더 안쪽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남구의회 미군부대대책위 조재구 위원장도 "주민들의 진정을 듣고 부대에 소음을 줄여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SOFA규정 때문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며 "우리도 부대 안에 들어갈 수가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구평통사 백창욱 대표는 "우리나라의 안보를 위해 훈련을 한다면서 오히려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주민들의 피해를 없애기 위해서는 미군은 약속한데로 헬기장과 서편활주로 등을 빨리 반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주민들의 소음피해는 키리졸브 훈련이 끝나는 오는 3월 9일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마을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미군들이 훈련을 위해 막사를 쳐 놓았다. 주민들은 소음때문에 잠을 이룰수가 없다며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SOFA규정 때문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했다.
 마을과 담장 하나를 사이에 두고 미군들이 훈련을 위해 막사를 쳐 놓았다. 주민들은 소음때문에 잠을 이룰수가 없다며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SOFA규정 때문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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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티엔티뉴스(www.tnt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키 리졸브, #소음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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