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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총선후보 야권연대 협상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야권연대 실현을 위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야권연대 협상 재개 및 시민사회단체 중재에 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총선후보 야권연대 협상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와 오종렬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야권연대 실현을 위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야권연대 협상 재개 및 시민사회단체 중재에 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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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국민의 열망에 야당이 찬물을 끼얹고 있다. 답답함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 몽둥이를 들어서 때릴 수 있다면 때리고 싶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 협상이 결렬된 데 대해 성해용 목사는 분통을 터트렸다. 성 목사와 같은 분노를 느낀 시민사회인사들 60여 명은 28일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 모여 '야권연대 실현을 위한 비상시국회의'를 열었다. '야권연대를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기 위함이다. 양당에만 맡겨놔서는 야권연대가 성사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민사회가 직접 나선 것이다.

이날 열린 비상시국회의는 '2012총선승리를위한야권연대추진시민행동','희망과 대안','6월포럼','한국진보연대','깨어있는시민연대' 등 14개 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급작스레 시국회의를 개최했음에도 대구, 광주 등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도 다수였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용기조차 없는 민주당, 의석 확보에 자충수 둔 통합진보당"

시국회의 사회를 맡은 성 목사는 "우리가 야권연대를 촉구한 것은 단순히 총선에서 이기자는 것이 아니라 총·대선에서 이기고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체제를 만들기 위함"이라며 "수많은 시민의 열망과 분노, 투쟁을 바탕으로 판세가 만들어졌는데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당리당략으로 국민 열망을 외면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는 야권연대 결렬에 대해 민주당에 가장 큰 책임을 물었다. 백 명예교수는 "야권에서 압도적 큰 힘을 갖고 있는 민주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 작태가 한심스럽다"며 "경륜이 모자라면 열정과 용기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것조차 없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통합진보당을 향해서도 "20석을 확보해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보겠다는 염원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욕심이 너무 작다"며 "의석 몇 개를 정해놓고 이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전술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건 자충수가 될 우려가 있다, 진보당의 실패일 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실패로 갈 수 있음을 상기하라"고 요구했다.

백 명예교수는 "국민이 원하는 것은 2013년의 새로운 세상을 위해 2012년 총선을 이기는 것이다, 초점이 거기에 가야 한다"며 "2013년에 공동정부를 출범시켜 진보적 의제를 관철하는 일이 (몇 석 더 얻는 것 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승헌 변호사는 "양 정당이 야권연대를 역사적 책무로 이해하기 보다는 '양당 간의 이해 조정이 되지 않으면 실패할 수 있다'는 전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양당 중심으로 정당이 개편되고 난 후 가치와 정책연대는 부차적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백 변호사는 "민주당 공천 절차를 고려할 때 양당이 생각하는 협상 시한은 내일, 조금 늦춘다면 3월 2일"이라며 "역사적 중차대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양 정당 지도부와 협상대표 낙선운동하자" 주장까지 나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총선후보 야권연대 협상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야권연대 실현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야권연대가 타결될 때까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당사를 점거하자", "양당의 지도부와 협상대표 등에 대한 낙선운동을 결의하자"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제안하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총선후보 야권연대 협상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야권연대 실현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야권연대가 타결될 때까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당사를 점거하자", "양당의 지도부와 협상대표 등에 대한 낙선운동을 결의하자"는 등의 다양한 의견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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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회의 참석자들 사이에서는 "야권연대가 타결될 때까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점거하자",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할 방안을 검토하자", "야권연대 결렬의 책임을 물어 두 정당의 지도부와 협상대표 등에 대한 낙선운동까지 결의하자"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이 같은 성토 분위기 속 야권연대 촉구를 위한 촛불집회도 기획됐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우리의 힘을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시민사회의 중재에 따라 '닥치고 야권연대하라'는 뜻에서 오는 1일 오후 6시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열자"고 제안했다.

시국회의 참석자들은 "야권연대 없이도 제 1당이 될 수 있다는 오만한 착각이 민주통합당을 자멸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 전체 승리를 우선하기 보다 자당의 입장만 앞세우고, 헌신의 자세가 부족한 통합진보당의 태도는 시민들의 냉소를 자초할 수 밖에 없다"며 양당을 모두 비판하는 데에도 한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 "야권연대가 공식 합의될 때까지 양당은 모든 공천 절차를 잠정 중단하라, 양당만의 협상이 한계에 다다른 지금 양당은 시민사회 중재에 즉각 응하라, 협상에 시한을 정하고 그때까지 합의가 안 되면 시민사회의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할 것을 약속하라"는 3대 요구안도 박수로 결의됐다.

시민사회 원로들은 당초 시국회의가 끝난 후 양당 대표들과의 면담을 추진하려 했으나 양당 대표단 모두 "이미 일정이 있다"는 이유를 들어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대신 시국회의 참석자들은 홍영표 민주통합당 비서실장과 이의엽 통합진보당 상임선거대책본부장을 각각 만나 시국회의에서 결의한 바를 전달했다. 낙선운동에 대해서도 다수의 시국회의 참석자들의 강한 의견 개진이 있었음을 전했다.

여전히 교착상태인 야권연대 협상..."희망이 없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총선후보 야권연대 협상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야권연대 실현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에서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와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총선후보 야권연대 협상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28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야권연대 실현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에서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와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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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민사회가 발 벗고 나섰음에도 양 당의 야권연대 협상은 여전히 교착상태다. 이날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은 기자들과의 간담회와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당한 폭의 양보범위까지 진지하게 상의해왔다"며 "문제를 이렇게 끌고 갈 게 아니고 진지하게 대화해서 이해관계 폭을 줄여야 한다, 야권연대를 위한 다양한 움직임과 채널이 가동되고 있다"고 말해 협상 재가동의 가능성을 비췄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 협상 타결에는 "희망이 거의 없다"는 입장이다.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천호선 대변인은 "민주당이 3월부터 내부 경선 절차에 들어가는데 이후에는 어떤 후보를 조정한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워진다"며 "야권연대의 희망이 희박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지안 통합진보당 부대변인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과의 협상은 지난 결렬 발표 이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10+10에 대한 민주당의 전향적인 반응이 있지 않는 한 협상 재개는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시민사회는 일단 오는 3월 1일까지는 기다려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후에도 협상에 진척이 없을 시 촛불집회 등을 통해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을 동시에 압박하겠다는 계획이다.


태그:#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야권연대, #시민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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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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