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돼지족발이라고 하면 먼저 '장충동 족발'을 떠올린다. 그러나 그런 일반적인 족발과는 전혀 다른 족발이 있다고 해서 화제다. 글쎄다, 순수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무엇인가 색다른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이 족발을 맛을 본 사람들은 딴 것에 눈을 돌리지 않을 듯하다. 물론 이 생각은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맛을 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모두 "짱이다", "대단하다" 혹은 "퓨전 같다"는 등의 이야기를 한다. 한 마디로 요약을 하자면 '맛이 기가 막히다'라는 표현으로 이 족발의 맛을 이야기할 수 있을 듯하다. 난 이 족발을 처음 대하는 순간 이런 생각을 했다.
"이거 정말 족발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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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순 행궁 길에서 엄마생각이라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정순씨.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면 남을 돕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싶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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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러 맛을 보러 간 족발음식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하나하나 돌아보았다. 처음에는 정말로 족발인지 몰랐다. 접시에 담아 내 놓은 것을 보고 족발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주인이 족발이라고 하니까 '족발인가 보다'하고 먹었을 뿐이다. 맛도 족발의 일반적인 맛이 아니다, 한 마디로 족발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차원이 다르다.
이렇게 색다른 변신을 한 족발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글로 설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이기 때문이다. 난 음식전문가는 아니다. 또 글을 쓰기 위해 일부러 음식 맛을 보러 다니지도 않는 사람이다. 그저 답사를 하거나 취재를 하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는 '맛이 있는 음식'을 보면, 아주 가끔 음식 소개를 하고는 한다. 그런데 이 족발은 일부러 소개를 하기 위해 다시 들렸다.
주변 사람들은 참 별일이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만큼 난 음식에 대해서 색다른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나라는 인간이 원래 음식에 대해서는 무조건 잘 먹는 편이다. 답사를 다니다가 보면, 어떤 음식을 먹어도 다 꿀맛이기 때문이다. 그저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 감사를 하는 나이기에.
족발의 무한변신은 무죄우선은 그냥 접시에 담아 놓은 것을 보면, 족발이기보다는 양념치킨으로 착각을 할 만하다. 족발을 먹기 좋게 잘라 양념을 해서 내 놓기 때문이다. 이 기가 막힌 족발을 먹을 수 있는 곳은 수원시 팔달구 행궁 옆 골목 공방들이 늘어선 행궁 길 안에 자리하고 있다. 화성 행궁의 문인 신풍루를 바라보고 좌측에 주차장을 지난 골목길이 바로 새롭게 태어난 '아름다운 행궁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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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족발 손으로 들고 먹기 좋을만큼 잘라냈다. 다정한 사람끼리 같이 찾아가면 딱 좋을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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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리고기 행궁 길 공방 회원들의 뒷풀이 겸 만나는 자리에 같이 동석을 했다. 덤으로 머릿고기도 한 접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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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걷다가 보면 좌측에 '엄마생각'이라는 상호를 단 식당이 보인다. 우선은 이 상호부터가 마음에 든다. 엄마생각으로 음식을 차린다는데, 그것보다 더한 마음이 어디 있으랴. 지난 27일 저녁 찾아간 행궁 길. 안으로 들어가면 넓지 않은 식당 안에 4개 정도의 테이블이 놓여있다. 10여 명이 들어앉으면 꽉 찰 듯한 공간이다.
엄마생각의 주인 이정순씨는 원래 커다란 식당을 운영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이 행궁 길로 들어왔다. 엄마생각의 주 메뉴는 돈가스라고 한다. 하지만 행궁길의 공방 예술가들이 이 집을 안방처럼 드나들면서 저녁이면 술 한 잔씩을 나눌 수 있도록 족발을 마련했다고 한다. 족발은 3인 정도가 먹을 수 있을 정도의 양인 한 접시가 1만5000원이다.
주문을 할 때 매콤한 맛을 달라고 하면, 그저 딱 먹기 좋을 정도의 매운맛으로 해준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땀이 날 정도의 맛을 즐길 수가 있다. 상호처럼 푸근한 곳에서 맛있는 음식까지 곁들일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이 또 있을까? 수원을 찾아 화성 행궁도 돌아보고, 엄마생각으로 찾아가 변신을 한 족발도 즐길 수 있다면 그야말로 일거양득이 아닐까?
"소문이 나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돈을 많이 벌면 남을 돕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싶어요."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수원인터넷뉴스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