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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의혹을 받고 있는 주성영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 신상발언을 신청해 대구지방검찰청의 출석요구서를 들고 "만약 내가 성매매를 했다면 목숨을 걸겠다"며 관련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성매매 의혹을 받고 있는 주성영 새누리당 의원이 27일 국회 법사위 회의에서 신상발언을 신청해 대구지방검찰청의 출석요구서를 들고 "만약 내가 성매매를 했다면 목숨을 걸겠다"며 관련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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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27일 오후 5시 15분]

성매매 의혹으로 검찰 소환통보를 받은 주성영 새누리당 의원(대구 동구)이 27일 "내가 성매매를 했다면 목숨을 걸겠다, 동남아 여행을 다녀왔다면 생명을 걸겠다"며 관련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지난주 검찰에서 소환을 통보받은 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주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시작되자마자 신상발언을 신청해 "성매매 의혹이 근거가 없다는 것은 검찰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했다.

주 의원은 이번 검찰의 소환조사 요구는 자신이 사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서 중수부 폐지, 특별수사청 설치 등 사법개혁을 주도한 것에 대한 보복차원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검찰의 음모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같은 새누리당 의원들은 침묵을 지킨 반면 야당인 민주당의 박지원, 박영선 의원이 그를 적극 엄호하고 나서 눈길을 끌었다.

주 의원은 두 가지를 근거로 이번 사건을 검찰의 음모로 규정했다. 지난 23일 오전 11시 자신이 대구지검의 한 계장으로부터 소환통보를 받기 이전에 이미 대구지역 방송사 기자가 확인전화를 해왔다는 것이 첫째다. 둘째는 자신의 지역구의 다른 예비후보가 1월 중순경부터 '주성영을 낙마시킬 한 방을 갖고 있는데 그 내용이 여자 문제라고 말하고 다녔고, 이 후보측 사람들이 언론사에 "주 의원이 성매매 문제로 소환된다는데 알고 있느냐"고 확인전화를 했다는 것이다.

"중수부 폐지 등 사법개혁 주도 보복... 검찰이 특정후보와 공모"

주 의원은 "제가 작년에 사개특위 간사로서 여야 의원들의 합의를 통해해 수사권 조정을 이끌어 내고, 중수부 폐지 주장과 함께 특별수사청 설치 법안을 내놓았는데, 이번 총선에서 야당에서 검찰 개혁을 주장하면서 다수당이 될 것으로 검찰이 판단했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주성영 의원을 지목해서 이런 일을 벌였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 과정에서 검찰이 제 지역구의 특정 예비후보와 공모한 점도 의심된다"며 "명백한 공무원의 선거개입이고 정치공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 의원은 총선 불출마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경위를 불문하고 현역의원이 성매매 의혹을 받아서 경찰조사를 받았다는 것은 개인적인 수치를 넘어서 국회의원으로서의 흠"이라면서 "더 이상 당에 누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가 현역 법사위원으로 검찰에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지 않지만, 저도 청춘을 검찰에서 보냈다"며 "진정사건에 대해서 이러한 방식으로 피진정인을 소환하는 예를 상상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에 대해 "성매매 의혹이 근거가 없다는 것은 검찰 스스로 잘 알고 있고, 저의 불출마 선언으로 검찰의 의도가 달성됐기 때문에 검찰 조사에 나가지 않겠다"며 "검찰이 자신 있으면 기소해라. 법원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법사위에 출석해있던 같은 당의 박준선, 이두아 의원이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는 가운데 민주통합당의 박지원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다.

박 의원은 "주 의원과는 지난 4년간 많이 싸우고 미워하기도 했으나 주 의원의 검경수사권 독립과 사법개혁 의지를 보고 참으로 존경해 마지않았다"며 "주성영 간사의 협력이 없었다면 이 정도나마 사법개혁이 이뤄지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상황은 자세히 모르지만 (주 의원의 혐의가) 동남아에서 성매매가 이뤄졌다는 것인데, 검찰이 출입국기록만 확인해 봤어도 이런 오류를 범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미국 아파트 매입 의혹에 대한 검찰의 재수사에 대해 "노 전 대통령 서거로 박연차 사건에 대한 모든 수사가 중단됐는데, 총선을 앞두고 이 예민한 시기에 재수사에 나선 것은 이 정부의 야당 죽이기가 다시 시작된 것이고, 정치공작이 다시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성영 의원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노정연씨에 대한 기획수사도 공권력의 형평성을 위해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영선 의원도 "이번 주 의원 사건은 지난해 국회에서 중수부 폐지문제가 치열하게 논의될 때 기사화됐었는데, 이미 무혐의로 지나간 사건을 기사화했다는 점에서 사개특위 위원들이 의구심을 가진 사건이었고, 검찰이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그 당시에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상득 의원은 의문의 돈 7억 원이 발견됐는데도 서면조사를 했다는 점에서 주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는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검찰의 명백한 선거개입이고 정치공작의 냄새가 진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영선 "검찰의 선거개입과 정치공작 냄새 진해"

박영선 의원은 우윤근 법사위장에게 "검찰개혁을 부르짖는 의원들에 대한 내사와 소환조사에 대해 선거개입의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는 공문을 검찰에 보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윤근 위원장은 이에 대해 "검찰의 선거방해 의도가 있다는 중대사안이라는 점은 여야 막론하고 모두 동의할 문제"라며 "여야 간사와 상의해서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에게 강력 항의하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우 위원장이 정회를 선언한 뒤 박지원 의원이 주 의원과 악수하면서 "굴하지 마세요"라고 격해 눈길을 끌었고, 박영선 의원은 "이인기 의원에 대한 사전선거운동 혐의 소환통보와 이주영 의원에 대한 청목회사건관련 계좌추적건도 주 의원 사건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인기 의원은 국회 행안위원장으로서 작년 수사권 조정 논란 당시 경찰의 독자 수사권 강화, 검찰의 내사 지휘 반대 등을 주장했었고, 이주영 의원은 사개특위 위원장이었다.

동남아 여행 여부가 관건... 주성영 "동남아 여행 간 적 없다"

이번 사건이 '소환조사'를 통보한 검찰과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주 의원의 진실게임 양상이 되고 있는 가운데, 주 의원의 동남아여행 여부가 사건의 진실을 가를 1차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주 의원 사건은 <동아일보>가 지난 해 4월 11일자 "2009년 성매매 제보받은 경찰, 강남의 한 호텔 출동해 보니"라는 제목아래 A의원이라는 익명으로 처음 보도됐다. 박영선 의원이 법사위 회의에서 언급한 기사다.

2009년 여름 성매매 일제단속 중이던 서울 강남경찰서에 "A 국회의원이 강남의 한 호텔에서 유흥업소 여성에게 돈을 주고 관계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신고전화가 걸려와 경찰이 현장조사에 나섰고, 국회의원 신분증을 제시한 그를 '제3의 장소'에서 두 차례 조사했다는 내용이다.

기사는 A 의원은 이 여성에 대해 동남아시아로 여행도 함께 다녀온 '친구' 사이라고 성매매주장을 부인하면서 항공권을 증거 자료로 제출했으며, 경찰은 결국 A 의원을 '불입건'하고 수사 지휘처인 검찰에는 구두로는 실명을 보고한 대신 기록은 '어느 국회의원'이라고만 적어 제출했다고 전했다. 성매매 혐의가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기사는 "A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호텔이 술집과 객실이 함께 있는 형태여서 오해가 벌어진 것 같다'며 '당시 일제단속에서 저명인사들도 걸렸는데, 나는 두 차례의 경찰 조사에서 모든 오해를 풀었고 무혐의 처분으로 종결된 사안'이라고 말했다"고 끝맺었다.

이 기사는 주 의원이 해명을 위해 '동남아 여행 항공권'을 제출했다는 것이지만, 주 의원은 "동남아 여행을 다녀왔다면 생명을 걸겠다"며 이를 전면 부인했다. 주 의원실 관계자는 "당시에 동남아 여행을 간 적이 없기 때문에 해명자료로 항공권을 제출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것이고, 그래서 (주 의원이) 생명을 걸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지원 의원이 "검찰이 (주 의원의) 출입국기록만 확인해 봤어도 이런 오류를 범할 수 있겠느냐"고 말한 것도 이 대목이다.

이 관계자는 "주 의원이 지난 25일 트위터에 '여보 용서해주세요.^^'라고 쓴 것은 사실상 혐의를 인정한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주 의원) 본인이 답하셔야 할 문제지만, 관련 기사가 크게 보도되는 상황에서 미안함을 표현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답했다.


태그:#주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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