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신 계장님은 사모님 생일 때 선물을 어떻게 하시나요?"

 

결재를 위해 들어선 내게 송재명 화천군 부군수가 건넨 질문입니다. 따라서 그와의 대화 내용을 정리해봤습니다.(편의상 부군수는 '송'으로, 나는 '신'으로 표기했습니다)

 

신 : 글쎄요. 어떤 땐 잊기도 하고, 기억을 할 때는 꽃을 사다주거나, 작은 선물을 하곤 했던것 같습니다.

 

송 : 반응은 어떠시던가요?

신 : 꽃 사다 줬는데 "차라리 돈으로 주지 뭣 하러 이런 걸 사왔냐"는 말을 들었을 때는 섭섭한 마음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송 : 부인의 생일이 도래할 때쯤 장인어르신이나 장모님께 선물을 보내 보세요. 그것도 그냥 보내지 마시고, 편지를 넣어서 말입니다.

 

신 : 어떤 내용의 편지를 말입니까?

 

송 : 이렇게 써 보세요. "며칠 있으면 제 아내 생일입니다. 제게 이렇게 훌륭하신 따님을 허락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 갚기 위해서라도 제 부인에게 정말 잘하겠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신 : 좀 낯 간지러울 것 같은데요.ㅋㅋ

 

그냥 피식 웃으며 부군수 얼굴을 보니 심각한 표정입니다. 그래서 다시 자세를 고쳐 물었습니다.

 

신 : 오히려 집사람이 섭섭해하지 않을까요?

 

효도는 나비효과 처럼 작은 것에서 비롯되는 것을...

 

송 : 생각해봅시다. 결과는 이렇게 돌아옵니다. 선물과 편지를 받으신 장인어르신이나 장모님께서 분명히 딸(부인)에게 전화를 할 겁니다.

 

신 : 그렇겠죠. 근데 뭐라고 전화를 할까요?

 

송 : 보십시오. 장인 장모님이 딸에게 "니 남편 왜 그런다냐?"라고 말하겠습니까? 아니죠. 적어도 "오늘 나는 이런 선물과 편지를 받았다"라고 말씀하실 테고, "그런 남편에게 잘해 드려야 한다"라고 말을 하겠죠.

 

신 : 네. 그러실 것도 같네요.

 

송 : 그러면 부인께서 당신에게 "뭣 하러 그런 쓸데없는 짓을 했냐"고 따질까요? 아닙니다. 백이면 백, 감동을 하시고 당신의 행위에 대해 칭찬 일색일 것입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는 말을 이었습니다.

 

송 : 부인은 자신의(처) 부모님 생일에 우리 남편이 이런 선물을 했다는 것을 기억했다가, 계장님 부모님 생신 때에 시부모님께 똑같거나 아니면 그보다 더 감동적인 선물을 하실 겁니다. 그렇게 되면 부인께서는 시댁으로부터 귀여운 며느님으로 인정을 받게 되고, 고부간의 갈등이란 말은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런 작은 정성으로 인해 양가의 화목은 틀림없을 테구요.

 

최근 지하철 막말녀 사건 등 최근 젊은이들에게 있어 경로효친 사상이 사라져 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시기에 '효라는 것은 작은 것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새로운 진리를 배웠습니다.


#송재명#효도#화천 부군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밝고 정직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오마이뉴스...10만인 클럽으로 오십시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