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한일 반딧불이 학생교류
▲ 한일교류행사를 마친 한국학생들 한일 반딧불이 학생교류
ⓒ 방제식

관련사진보기


2월 18일 오전 9시 일본 키타큐슈 고야노세자에서는 제13회 반딧불교실이 열렸다. 반딧불교실은 키타큐슈 6개 초등학교 학생들이 1년 동안 반딧불이와 관련된 활동을 보고하는 경연대회이다. 이번 반딧불교실에는 한국의 반딧불이 초등학생들이 초대 받았다.

초대된 학생들은 수도권에서 반딧불이 축제를 진행하고 있는 인천 계양산 반딧불이축제, 성남 분당의 맹산자연학교, 남양주 수동 반딧불이축제 등 세 곳의 학생들이다. 한국의 수도권에서 반딧불이를 보존하고 지키는 활동을 하는 아이들이 멀리 일본의 반딧불이들도 보고, 반딧불이를 지키는 활동을 하는 초등학생 친구들을 만나 교류도 하는 뜻깊은 행사였다.

반딧불교실에 출연한 6개교 일본 초등학생들은 초등학생답지 않은 연기와 내용을 발표했다.

일본의 반딧불이중 대표적인 것은 겐지 반딧불이 인데, 물속에 살며 수천 마리가 함께 나타난다. 4km에 달하는 긴 강(黑川, 구로가와)에 약 3km 구간에 반딧불이가 동시에 난다고 하는데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반딧불이와 다슬기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 구스바시 초등학교 학생들 반딧불이와 다슬기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 방제식

관련사진보기


첫 번째는 구스바시 초등학교 4학년 학생들 9명이 나와서 반딧불이들의 생애와 관련된 조사를 발표했다. 정성스레 그린 반딧불이 서식지와 반딧불이가 먹이인 다슬기를 얼마나 먹는지의 관계를 발표했다.

반딧불이 있으면 회(스시)가 맛있다.
▲ 이케다 초등학교 학생들 반딧불이 있으면 회(스시)가 맛있다.
ⓒ 방제식

관련사진보기


두 번째는 이케다초등학교 4학년생 15명이 발표를 했는데, 이들은 환경과 반딧불이와의 관계를 발표하고, 반딧불이가 있으면 회가 맛있다는 결과를 발표해서 깨끗한 물과 맛있는 회를 연간시키는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100년후에도 반딧불이를
▲ 이케다 초등학교 학생들 100년후에도 반딧불이를
ⓒ 방제식

관련사진보기


세 번째는 가쓰키 초등학교 5학년 학생 7명이 뉴스 형식을 빌어서 '2112년에도 반딧불이를'이라는 주제로 연극을 했다. 뉴스 앵커가 리포터를 불러 반딧불이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것인데, 반딧불이들이 인간의 활동으로 100년 후에는 거의 없어진 설정에 리포터가 특종인 반딧불이를 만나고,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지만, 뉴스 보도에는 반딧불이가 없다고 발표하는 것으로 반딧불이들이 살아갈 수 있게 해줬다. 그리고 100년후에도 반딧불이가 잘 살 수 있도록 환경을 가꾸어 나가자는 마무리 멘트를 덧붙었다.

반딧불이의 비밀을 찾아요
▲ 치요초등학교 학생들 반딧불이의 비밀을 찾아요
ⓒ 방제식

관련사진보기


네 번째는 치요 초등학교 3학년 11명이 '반딧불의 비밀을 찾읍시다'라는 주제로 반딧불이의 종류별 특성 등을 발표했다.

기타큐슈를 이어주는 반딧불이
▲ 호시카오카 초등학생들 기타큐슈를 이어주는 반딧불이
ⓒ 방제식

관련사진보기


다섯 번째는 호시가오카 초등학교 3학년 20명이 '반딧불로 잇는 우리들의 기타큐슈'라는 제목으로 기타큐슈에 살고 있는 반딧불이들의 종류와 서식분포 등을 설명하고, 그들로 인해 사람들이 연계를 맺는 것을 설명했다.

물속의 생물
▲ 고야노세 초등학교 학생들 물속의 생물
ⓒ 방제식

관련사진보기


여섯 번째는 고야노세 초등학교 3학년 60명이 나와서 물속의 생물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다.

어디있니? 반딧불아?
▲ 한국 연합 학생들 어디있니? 반딧불아?
ⓒ 방제식

관련사진보기


그리고 마지막 순서로 한국의 인천, 성남, 남양주 연합 학생들이 '어디있니? 반딧불아?'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했다. 한국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모두 11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는데, 17일 일본에 도착해서 밤 11시 30분까지 졸린 눈을 비벼가며 18일 공연을 준비했다.

이들의 공연 내용은 수도권에서 거의 없어지다시피한 반딧불이들이 살고 있는 인천, 성남, 남양주의 상황을 이야기하고, 우리나라에 있는 3종류의 반딧불이[반딧불이, 늦반딧불이, 운문산반딧불이(파파리반딧불이)]가 각각의 특징을 재미나게 표현했다. 또한 수도권 환경 오염으로 반딧불이가 많이 없어졌지만 현재는 사람들의 노력으로 조금씩 반딧불이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발표했다. 그리고 가을에는 한국에서 만나자며 마무리했다.

발표회가 모두 끝난 후에는 한국의 초등학생들이 일본의 초등학생들에게 주기 위해 준비한 선물을 전달했다. 모두가 모여서 만든 도토리 핸드폰 고리와 나무목걸이 인형 등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들이어서 일본의 학생들도 좋아했다.

이 발표회의  특이한 점은 그 자리에서 순위를 매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한가지 250여 명의 초등학생들과 한국사람들이 모인 행사에 기타큐슈시장을 비롯해 해당구의 구청장(야하타서구), 그리고 관계공무원등 약 20여 명이 참석해서 지켜보고, 거의 모두가 끝까지 발표를 보고 축하해줬다는 것이었다. 이른바 내빈으로 초청됐음에도 무대 앞 맨 앞자리는 초등학생들의 차지였고, 내빈들은 행사장 가장자리에 옆으로 나란히 앉아서 지켜보는 것도 생각해 볼만한 자리배치였다.

한국에서는 여섯 팀 중 한 학교의 학생들을 올 가을에 초청해 남양주, 분당 맹산, 인천 계양산에서 반딧불이를 견학하고 일본의 발표도 진행하는 교류행사를 연다.

반딧불이를 매개로 한일의 초등학생들이 지구의 환경을 지키는 일을 함께 도모하고, 서로의 우정을 쌓아가는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깊은 행사다. 이들의 교류가 100년 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반딧불이를 지키고, 환경을 지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태그:#반딧불이, #계양산, #맹산, #기타큐슈, #남양주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