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배우 고수의 결혼식 기자회견을 취재하기 위해 많은 취재진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1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배우 고수의 결혼식 기자회견을 취재하기 위해 많은 취재진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 이정민


17일 배우 고수의 결혼으로 모처럼 다른 매체 기자들이 한 공간에 모였습니다. 여러 차례 마주치며 친분을 쌓아온 사람, 생소한 이들도 있었어요. 보통 현장에서 마주쳐도 각자 취재로 인해 짧은 대화조차 나누기 힘든 이들이지만, 자리가 자리인 만큼 음식과 함께 담소를 나눌 정도의 여유는 있었죠.

혹시 그것 아시나요? 많게는 수 십 개의 매체 기자들, 그것도 사진기자까지 동반한다면, 최소 매체 숫자×2의 인원이 결혼식에 몰려와요. 이들은 대체 어디서 기사를 쓸까요. 바로 기자실입니다. 보통 스타들 결혼식장엔 기자실이 따로 마련이 돼 있어요. 음식과 음료도 나옵니다. 자, 그럼 고수씨 결혼식 현장으로 들어가 볼까요?

기자실에서 싹튼 담소, 취재 후엔 결혼식에 대한 품평회가...

기자실 맨 앞쪽에 마련된 기자회견 무대근처로 자리를 잡은 사진기자들은 저마다 플래시를 터뜨려 보며 현장을 체크하네요. 사진기자 분들은 어느 현장에서나 치열합니다. 순간의 한 장이 기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몇몇 기자들이 고수씨가 나오기로 한 입구 쪽에 아예 자리를 잡고 있자, 다수의 기자들이 그곳에선 나와 달라 부탁하네요. 아마 카메라 앵글에 걸리기 때문일 거예요. 아무리 특종이 고파도 서로 지켜야 하는 암묵적인 룰이기도 하고요.

이런 식으로 자리를 정리를 하고 나니 고수씨가 들어옵니다. 본격적인 취재의 시작이죠. 여기저기 다소 굳은 표정으로 긴장한 것 같은 모습에 사진기자들, "웃어 봐요! 하트 좀 그려봐요!"하는 요구가 빗발칩니다.

 배우 고수가 1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장에 입장하며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배우 고수가 1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장에 입장하며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 이정민


 배우 고수가 1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긴장한듯 입술을 풀고 있다.

배우 고수가 1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긴장한듯 입술을 풀고 있다. ⓒ 이정민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회견이 끝나자 여기저기선 이번 현장에 대한 갖가지 말들이 나옵니다. 한 나이 지긋해 보이는 사진기자 분은 "쟤, 긴장한 거니?"라며 다른 기자들에게 말을 건네기도 하고, "뭐 이리 싱거워"라며 아쉬워하는 기자도 있네요.

"에이 긴장했겠어요? 몇 년 (배우)하는 건데요. (우리 입장에선) 성의 없는 거죠. 본인 딴에는 나름 대답을 회피하면 곤란한 질문이 안 나오겠거니 생각한 것 같은데, 질문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니까 사회자가 그걸 막고 끝낸 거 같아요."

현장을 두루 다녀보았을 법한 다른 매체 기자의 말이었습니다. 왠지 긴장한 것 같다는 말에 대한 답이자 이번 결혼식에 대한 나름의 품평이었던 셈이었죠. 이해는 갔습니다. 기자입장에서 이번 결혼식 경우엔 쓸 수 있는 기사가 참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와중 그 기자 분이 한 마디 덧붙이네요. "좋은 날인데 축하해주면서 좋게 써야죠".

 배우 고수가 1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많은 취재진이 취재에 열중하고 있다. 결혼식의 사회는 고수의 소속사인 BH엔터테인먼트의 맏형인 배우 이병헌이, 주례는 고수가 평소 존경해 왔던 것으로 알려진 배우 이순재가 할 예정이며 가수 거미가 축가를 부른다.

배우 고수가 1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수많은 취재진이 취재에 열중하고 있다. ⓒ 이정민


 배우 고수가 1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배우 고수가 17일 오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을 마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 이정민


모습은 다 다르지만...기자들이 좋아했던 스타 결혼식은?

말이 나온 김에 그간 스타들 결혼식 현장을 다녔던 얘기를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지난 해 12월, 고수씨와 같은 장소 바로 이곳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던 유지태·김효진 커플입니다. 한 사진기자 분에게 물으니 당시 분위기가 좋았답니다. 연예인 커플이라 그런지 서로 나와서 포즈도 다양하게 취했다면서요.

다른 취재기자 분은 반대네요. 회견 시간이 너무 짧았다면서, 분위기 '별로'였다는 말이 기자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전합니다. 사진기자와 취재기자 입장은 충분히 다를 수 있는 부분이니 이해는 갑니다.

 5년 사랑의 결실을 맺는 배우 유지태·김효진 커플이 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부부로서 새출발을 시작했다. 새신부 김효진이 새신랑 유지태의 볼에 뽀뽀를 하고 있다. 결혼 전부터 협찬을 받지 않기로 결정하고 청첩장도 재생지로 제작하는 등 훈훈한 행보를 이어온 이 커플은 축의금 중 일부를 미얀마에 학교를 짓는 데 기부할 예정이다.

지난 12월 결혼식을 올린 배우 유지태·김효진 커플 ⓒ 이정민


2011년 3월 정준호씨 결혼식은 취재기자들 사이에선 좋았다는 말을 듣는 것 같습니다. 매너 있기로 소문난 만큼 난감한 질문에도 잘 답했고, 부인 이하정씨와 뽀뽀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단지 경호원 분들의 과잉통제가 문제였다는 말이 있네요. 회견장에서 정준호씨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결혼식인 만큼 현장엔 경호원들이 항시 동행하는데 어떤 분위기였을지 짐작은 갑니다.

류시원씨 결혼식은 음식이 참 맛있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2010년 10월 속도위반을 당당히 밝히며 9살 연하의 신부와 잘 살고 있는 그 류시원씨입니다. 남산 하얏트 호텔 음식이 그렇게 맛있다고 소문이 났나 봐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많은 예인가요?

 기자회견이 진행된 기자실 전경. 이미 기자회견이 끝난 후라 기사를 작성한 대부분의 기자들은 자리를 떴던 상황.

기자회견이 진행된 기자실 전경. 이미 기자회견이 끝난 후라 기사를 작성한 대부분의 기자들은 자리를 떴던 상황. ⓒ 이선필


 기자실 뒷편에 마련된 뷔페 음식들. 기사를 쓰기 전후로 많은 기자들이 음식을 접시에 한 가득 담아 먹었습니다.

기자실 뒷편에 마련된 뷔페 음식들. 기사를 쓰기 전후로 많은 기자들이 음식을 접시에 한 가득 담아 먹었습니다. ⓒ 이선필


변우민씨 역시 분위기가 좋았던 결혼식으로 손꼽힙니다. 늦은 나이에 간절히 원했던 만큼, 또한 20세 연하라는 신부가 애교가 참 많았더라는 후문입니다. 2010년 6월 당당히 결혼에 골인, 최근까지도 변우민씨는 방송을 통해서 본인의 즐거운 나날을 언급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있어요.

이분들 말만 들으면 기자 역시 얼른 결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스타들의 결혼식을 바라보면서 동시에 그들의 행복을 기원하면서 드는 생각 하나. 스타도 역시 행복을 꿈꾸는 보통의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고수 류시원 정준호 변우민 이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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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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