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스가 15일에 열린 서울 SK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공동 8위로 올라섰다. 오리온스는 2쿼터부터 경기의 분위기를 가져왔고, 경기는 오리온스의 15점차 대승으로 끝이 났다.

 

사실 오리온스와 SK의 15일 맞대결은, 쉽게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경기였다. 바로 SK의 특급 용병 알렉산더 존슨이 두 달여 만에 복귀전을 치루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알렉산더 존슨이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두 팀의 상대 전적은 SK가 2승 1패로 앞서고 있었다. 특히 존슨은 오리온스와의 3경기에서 평균 31점 17.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오리온스의 골밑을 완전히 점령했었다.

 

실제로 15일 경기의 1쿼터까지만 해도 존슨의 복귀는 SK의 경기력을 회복 시켜 놓은 것만 같았다. 존슨은 골밑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보였고, 오리온스의 공격은 뻑뻑하게 돌아갔다. 그렇지만 최근 물오른 변칙 수비를 선보이고 있는 오리온스가 2쿼터부터 그 특유의 수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자, 전세는 오리온스 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SK는 시종일관 알렉산더 존슨에게 모든 것을 의지하는 공격 패턴만을 반복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오리온스의 윌리엄스와 SK의 존슨

오리온스의 윌리엄스와 SK의 존슨 ⓒ KBL

공동 8위에 올라선 오리온스. 6강 진출은 이미 불가능해졌지만, 언제부턴가 달라진 경기력을 계속해서 보이고 있다. 그 언제부턴가는 김동욱 영입 이후라고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김동욱이 오리온스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오리온스는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 

 

김동욱의 오리온스 이적을 기점으로 성적을 따지면, 오리온스의 경기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알 수 있다. 아래의 표는 김동욱이 오리온스에서의 첫 경기를 가진 지난해 12월 4일 이후의 KBL 10개 팀의 성적을 정리한 것이다.

 

 12월 4일 이후의 KBL 순위

12월 4일 이후의 KBL 순위 ⓒ KBL

 

1~3위까지는 실제 순위와 똑같다. 4위 KCC가 시즌 중반 이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전자랜드, 모비스 등과 똑같이 5할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위권에서는 SK가 알렉산더 존슨의 부상 등으로 2할에 못 미치는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가장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오리온스의 변화된 성적이다. 시즌 승률이 0.340인 오리온스지만, 김동욱이 가세한 이후의 승률은 무려 0.481다. 4~6위 팀들이 5할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했을 때, 전혀 손색없는 전력을 보여주고 있는 오리온스다.

 

오리온스가 다음 경기인 2월 18일 LG전에서 승리를 거둘 경우, 6강권의 팀들과 차이 나지 않는 5할 승률을 달성하게 된다. 오리온스로서는 '김동욱의 영입이 10경기 정도만 일찍 이루어졌다면' 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리온스가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조금만 일찍 보였더라면, 지금쯤 6강 순위 다툼은 더욱 흥미진진하게 전개 되고 있을 것이다.

 

 최진수를 수비하는 김민수

최진수를 수비하는 김민수 ⓒ KBL

 

오리온스의 잔여 경기는 7경기. 7위 LG와 오리온스의 승차는 1경기 반차다. 최근의 추세라면, 남은 경기 결과에 따라 오리온스가 7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충분하다.  

 

6강 진출이 좌절된 상태에서도, 마지막까지 다음 시즌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보여주고 있는 오리온스 선수단.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해도, 그들의 변화된 모습은 충분히 박수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과거와는 달리 경기를 즐기고 있는 그들의 존재로 인해, KBL의 수준은 한 단계 도약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12.02.16 13:37 ⓒ 2012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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