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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일보> 노동조합은 14일 신촌 아름다운 교회에서 “아프니까 사랑이다” 토크 콘서트에 마련된 응원판이다.
 <국민일보> 노동조합은 14일 신촌 아름다운 교회에서 “아프니까 사랑이다” 토크 콘서트에 마련된 응원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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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국민에게 사랑받은 역사를 지니지 않은 언론사가 이제 달라지겠다고 외친들 어떤 지지를 얻을 수 있을까? 깊은 한숨도 나온다. 해직된다고 방송사처럼 민주투사가 되는 것도 아니다."

체감 온도가 영하 14도를 웃돌던 지난해 12월 21일. <국민일보> 노동조합 109명이 공식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에 가슴에 달린 붉은 리본에는 '사장 퇴진'이라는 선명한 구호가 적혀 있었다. 조민제 현 <국민일보> 사장은 여의도 순복음 교회 조용기 목사의 아들이다.

지난 10일을 기점으로 파업 50일째를 맞이한 <국민일보> 노동조합은 14일 신촌 아름다운 교회에서 "아프니까 사랑이다"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토크콘서트에는 전국언론노동조합 국민일보CTS지부, 손봉호 서울대 교수, 조성돈 실천신학대학 교수, 조규남 행복교회목사가 함께했다.

손봉호 교수 "보도윤리가 돈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토크 중인 손봉호 서울대 교수, 조성돈 실천신학대학 교수, 조규남 행복교회목사이다. (왼쪽 부터 순서대로)
 토크 중인 손봉호 서울대 교수, 조성돈 실천신학대학 교수, 조규남 행복교회목사이다. (왼쪽 부터 순서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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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 콘서트는 국민일보 노조 밴드 '웬말이냐'의 연주로 시작했으며 밴드의 보컬을 맡은 조민영 기자는 "한 때는 기자였으나 오늘은 여기서 노래를 하고 있어 어색하다"고 수줍어하며 공연을 이어갔다. 이후 토크 콘서트에서는 국민일보 파업에서부터 대형교회의 세습문제, 한국 기독교 총회의 금권선거를 비롯한 각종 교회의 부패 문제와 청년들의 고민들도 논의됐다.

양민경 종교부 기자는 "사회가 옳다고 생각하는 정의를 위함에도 목회자와 종교인들이 당당하지 못해 파업이 힘겹다"고 말했다. 이에 조규남 행복교회 목사는 "언론이 황제가 되고 있다"며 "언론이 잘못됐을 경우 심도 있게 논의되길 원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손병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국민일보가 처음에 시작할 때 적어도 다른 신문은 못 믿더라도 <국민일보>는 믿을 수 있길 바랐다"며 "죄송하지만 실망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의 기자들이 편집권의 독립을 얻지 못하고 있다. 너무 많은 대부분의 언론이 돈의 힘에 좌지우지되고 있다. 돈을 누가 내냐에 따라서 기사가 달라진다. 한국기독교총회 해체운동을 할 때 일반 언론에서 보도해도 <국민일보>에서는 보도조차 안했다. 나는 너무 놀랐다. 보도윤리가 돈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다."

손 교수는 "<동아일보>의 박권상 기사가 해직돼서 서울대 교수로 와서 강의할 때 우리나라에 국립신문이 필요하다고 했다"며 "정부로부터 해직된 기자가 국립신문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압력보다는 사주의 압력이 훨씬 크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주의 돈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난 국립신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는 우리 언론의 돈의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주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노조 "저희가 다시 기사를 쓰는 날, 아픈 사랑의 이야기 쓰겠다"

<국민일보> 노동조합 조합원 11명은 이달 초 조민제 사장에 의해 명예훼손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다. 파업에 동참한 109명 중 총 15명이 고소된 상태이다. 특히 1년차 막내 기자까지 고소 대상자의 포함돼 있어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노조는 "사측이 일체의 대화를 거부한 채 고소장만 남발하고 있는데도 파업 장기화의 책임이 노조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파업이 10일로 50일째를 맞으면서 신문발행이 장기간 파행을 겪고 구성원 간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저희는 국민일보가 오로지 기자의 양심과 양식으로 만들어지는, 편집권이 독립된 신문이길 원한다"며 "저희의 요구가 받아들여져 파업이 끝나는 날, 저희가 다시 기사를 쓰는 날, 여러분이 오늘 들려주신 아픈 사랑의 이야기를 써내려 가겠다"고 말했다.

한국기자협회도 "1~6년차 기자들에 대한 고소는 누가 보도 낯 뜨거운 일이며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 건강한 목소리를 내는 기자들에게 격려는커녕 고소장을 들이대는 것은 염치 없는 행위"라며 "기자들 줄고소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과 서울중앙지법 사잇길에서도 전국언론노조와 연대해 집회를 열고, 사측 조용기 목사일가 비리 척결을 촉구했다. 또한 국민일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6일 노조측에 의해 배임혐의로 고소된 조민제 사장의 3차 공판이 14일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일보 노동조합의 보내는 시민들의 응원메시지이다.
 국민일보 노동조합의 보내는 시민들의 응원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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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김혜승 기자는 오마이뉴스 15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국민일보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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