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재현, 한 때 '운동권역 전문배우'로 불린 적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할 즈음, 주로 맡았던 역할이 막장인생, 죄수, 노동자, 쫓기는 대학생 등 이른바 '비주류'였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특유의 '반골' 기질도 더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1997년 4월 4일 <경향신문>을 보면, 배고픈 연극무대에서 KBS 탤런트로 '입성'하고도 조재현은 방송사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고 합니다. '죽은 공간'이라고 생각했다고 하네요.

연극무대만 쫓아다니는 탤런트, 방송사 입장에서는 '별로'였겠지요. 그러다 조재현은 1991년 연극 <에쿠우스>로 백상예술상 연극부문 신인상을 받고, 이어 홍기선 감독의 영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로 다시 백상예술상과 청룡상 신인상을 거머쥐면서 '연기파 배우'로서 입지를 다집니다.

 2010년 9월 <오마이뉴스> 인터뷰 당시 조재현

2010년 9월 <오마이뉴스> 인터뷰 당시 조재현 ⓒ 오마이뉴스 유성호


그래서인가요. 그는 자신을 '운동권역 전문배우'라고 일컫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부담감을 느꼈다고 합니다. 배역 때문에 "광주 학생 증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고, 운동권 대학생들과 소주잔을 기울였다"지만, 그로 인해 일종의 '올가미'가 씌워지는 상황 또한 마음에 들지 않았겠지요.

"마치 연기의 한계 때문인 것처럼 받아들일 때 가장 곤혹스럽습니다. 다른 배역도 충분히 해낼 수 있어요."

그런데 아십니까. 소설가 공지영과 배우 조재현, 이 두 사람은 작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만난 적이 있답니다. 1994년 MBC <베스트극장>을 통해서요. 그 때 방영됐던 드라마가 바로 공지영의 소설 <인간에 대한 예의>였습니다. 당시 조재현은 '역시' 주인공의 운동권 선배로 출연하지요.

그런 두 사람이 '오늘(10일)' 화가 아주 단단히 난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은 네티즌들의 비난 여론에 직면하자 트위터 활동 중단을 선언하며 "이런 식으로 연예인이 자살할 수도 있겠다"는 글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고, 이를 접한 또 한 사람은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며 "그 변명의 글이 정말 이기심 최상급"이라고 쏘아 붙였지요.

뭐, 이에 대해 가타부타 주장을 얹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두 사람이 화간 난 이유는 모두, '인간에 대한 예의'때문이란 것입니다.......

........오늘의 '스타 그때 한컷', 이만 마칩니다.

 1997년 4월 4일자 <경향신문>

1997년 4월 4일자 <경향신문> ⓒ <출처>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newslibrary.naver.com


조재현 공지영 인간에 대한 예의 트위터 나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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