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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한 횟집 수족관의 산란기 문치가자미. 문치가자미 1/3(배 아래쪽)이 알로 가득 차있다(1월 5일 촬영사진).
▲ 동해안 한 횟집 수족관의 산란기 문치가자미. 문치가자미 1/3(배 아래쪽)이 알로 가득 차있다(1월 5일 촬영사진).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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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치가자미(일명 도다리·돈치)의 금어기 조정 필요성이 제기(관련기사: 동해안 '산란기 도다리' 씨가 마른다)된 가운데 금어기인 2월 동해안에서 문치가자미가 대량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특히, 산란기를 고려치 않은 농림수산식품부의 금어기 지정과 함께 금어기 문치가자미의 무차별적인 어획·유통이 드러나면서 문치가자미 개체 수 급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9일 오후 포항 북부 해수욕장 한 횟집. 알이 가득 찬 10여 마리의 문치가자미가 수족관에 담겨 있었다.

이 횟집 주인은 "산란기 도다리는 맛이 없어 손님들이 찾지 않는다"면서도 "kg당 7000원 정도로 값이 싸기 때문에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구룡포를 비롯한 동해안 횟집 곳곳에서는 일명 '알배기'라 불리는 산란기 문치가자미를 쉽게 접할 수 있었다.

금어기에 어떻게 이런 알배기 문치가자미가 유통되고 있을까?

같은 날 영일만항 인근 방파제에서 약 50~60마리의 문치가자미가 통발에 담겨 바다 속에 잠겨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본 한 어민은 "위판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유통업자와 직접 거래한다"며 "고기 위치를 알려주면 유통업자가 건져 가져가고 돈은 나중에 주고 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란기에는 도다리가 연안 가까이 몰려 다른 고기보다 잡기 쉽기 때문에 어민들이 선호한다"며 "포항뿐 아니라 내륙에도 많은 양이 팔려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몰래 잡아 몰래 파는 것이다. 이런 은밀한 유통은 동해안 곳곳에서 판을 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속·감독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포항수협 S중매인은 "정식 위판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일부 어민들은 경매 현장까지 도다리를 싣고 와 수협 경매가 끝나면 유통업자와 은밀하게 거래하기도 한다"며 "포항시에서 수시로 횟집 수족관 도다리 수만 확인해도 횟집은 도다리를 받지 못할 것이고 팔 곳이 없는 어민은 도다리를 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속도 중요하지만,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선 금어기 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포항시 수산진흥과 오염석 어업지도 담당은 "지역 횟집에 개체 수 확인을 위한 공문을 보내고 현장 단속을 수시로 해 추가로 문치가자미가 유통되는 것을 막겠다"며 "포항해경과 합동으로 문치가자미, 빵게 등에 대한 단속을 실시해 금어기 어획도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남해와 동해의 문치가자미 산란기는 약 일주일 정도로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금어기는 남해(12월~다음해 1월)와 동해(2월)가 현격한 차이가 나 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도다리#문치가자미#포항#포항수협#영일만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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