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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일 경북대학교 4합동강의실 108호에서는 '노무현재단 대구경북지역위원회', '체인지대구', '경북대학교민주화교수협의회' 주최로 명진 스님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명진 스님, 죽비소리'라고 칭한 이날 강연회는 340여 석에 이르는 강의실 좌석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는 농담과 해학으로 객석에 모인 인파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MB는 어떤 정권?

명진 스님은 "스님이 정치적 비판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라며 운을 떼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현 정부의 정권 말기 현상을 거세게 비난했다.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는 명진 스님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는 명진 스님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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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내일 들통 날 거짓말을…. 비서 비리를 덮는데 이명박, 이상득 의원까지 터지니깐 또 다른 것을 터트리고, 이것을 덮다가 안 되면 비서한테 미뤄버린다. 그러기 때문에 비비케이(BBK)가 아니라 비비비비케(BBBBK)이다. 국민을 무섭게 알면 한참 동안은 귀신도 모르게 속게 하는 것이 국민을 대접하는 것인데 거짓말을 하다가 들키거나 말거나 계속 거짓말을 한다."

그의 강연을 듣는 객석은 그의 강연에 웃기도하고 박수도 치면서 2시간 가까운 강연에 몰두할 정도로 숨을 죽인 채 강연이 이어졌다.

"현금 7억 원을 오랫동안 보관해 놓았다가 자신의 여직원의 차명계좌에 보관해 놨다. 이것이 이해가 가는가? 이해 안가는 거짓말들이 이제는 버릇이 되었다. 어느 종교든 거짓말은 사람의 성품 자체를 못 쓰게 만들고 사기를 만든다. 2007년 대선 때 훤히 드러난 사기꾼을 우리는 잘 살아보겠다고 대통령으로 뽑았다. 지금 한국사회가 절대적 빈곤에서는 벗어났다고 본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잘 살아 보겠다고 도덕의 가치를 팽개쳐 버리고 사기꾼을 선택했다."

4대강에 대한 입장

"4대강 자연의 재앙이 누구한테 돌아가겠는가? 결국 우리한테 돌아온다. 4대강 보에서 물이 비치는 현상을 물비침 현상이라고 보기 좋게 말하는데, 이것은 토목 전문용어로 누수현상이고 말할 수 있다. 그럼 새누리당(구 한나라당)에서 일어나고 있는 돈봉투 사건은 돈비침 현상인가?"

명진 스님 강연회 모습.
 명진 스님 강연회 모습.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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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명진 스님은 자연훼손의 심각성과 한 지도자에 대한 잘못된 판단이 나라를 망치게 됨을 경고했다.

명진 스님의 강연인 죽비소리.
▲ 명진 스님의 강연 모습 명진 스님의 강연인 죽비소리.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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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노동자들이 오바마보다 나를 더 환영하더라'라고 말하는데 이게 말입니까? 당나귀입니까?

쌍용자동차에서 해고노동자들이 며칠 전까지 20명이 목숨을 잃었고 2500명이 해고되었다. 4인 기준으로하면 1만여 명이 길거리에 나서게 되어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데…. 직장 떨어지면 뭐라고 하는가 밥줄은 생명줄이다.

본인이 대통령으로 있는 나라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2500명이 해고 돼 살길이 없어서 암담한데, 미국에 가서 '오바마보다 나를 더 환영하더라'라고 말해야 하는가."

조중동과 4월 총선의 의미

"조중동은 그동안에 'MB어천가'를 너무나 많이 불렀기 때문에 뒤로 후퇴할 수 없다. 그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에 있다. 새누리당은 사학법, 미디어법, 한미FTA 통과 등 MB정책에 뒷받침을 해줬는데, 레임덕 생긴다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언론이 언론답지 못함을 꾸짖었고, 새누리당은 충신이 되지 못한 상황에서 이제 와서 변심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며 끝까지 함께하는 것이 의리라고 비꼬았다.

"이러한 부정부패가 저질러 지지 않았으면, 국민이 각성이 될까? 제가 대구와 경북에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워낙 온몸을 다 던져서 비리를 저질렀기 때문에 우리로 하여금 각성케 한다. 옛날에는 육체적 고통과 압박으로 독재를 했다면 지금은 세금 내지는 벌금으로 국민을 괴롭히고 있다."

"4월 총선과 정치적 발언의 한계를 어디다 둘 것인가? 물질의 풍요로부터 이제는 새로운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할 때이다. 선거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하면 인간이 행복하게 살 것인가, 잘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고양이가 쥐 잡듯이..."라는 글귀의 사인을 적어주고 있는 명진 스님.
▲ 명진 스님이 사인하는 모습 "고양이가 쥐 잡듯이..."라는 글귀의 사인을 적어주고 있는 명진 스님.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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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절대적 빈곤은 벗어났다고 본다. 절대적 빈곤에서 벗어났다면 우리의 가치는 무엇인가? 힘을 좀 빼자."

명진 스님은 '수영의 비유'를 들면서 몸에 힘을 빼야 물에 잘 뜰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몸에서 힘을 빼고, 우리의 마음을 비우는 것이 가장 필요한 때라는 것으로 강의를 정리했다. 강의를 들은 시민들은 명진 스님의 사인을 받느라 긴 줄을 섰고, 강연 후 여러 명의 질문이 이어졌다.


태그:#명진스님, #체인지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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