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아티스트 서재응 잃어버린 자존심 찾는다. 지난 시즌 KIA 마운드의 마당쇠 노릇을 했지만 2012시즌 연봉삭감의 한파를 이겨내지 못한 서재응이 생애 첫 두 자리 승수로 명예회복에 나선다.

▲ 컨트롤아티스트 서재응 잃어버린 자존심 찾는다. 지난 시즌 KIA 마운드의 마당쇠 노릇을 했지만 2012시즌 연봉삭감의 한파를 이겨내지 못한 서재응이 생애 첫 두 자리 승수로 명예회복에 나선다. ⓒ KIA 타이거즈


서재응(KIA)이 지난 26일 전지훈련지인 애리조나에서 2억9000만 원에 2012시즌 연봉계약에 합의했다. 지난해 3억3000만 원이었던 연봉이 4000만 원 삭감된 것.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30경기에 출전한 서재응은 8승 9패 2세이브 평균자책 4.28을 기록하며 KIA 마운드의 마당쇠 노릇을 했다. 서재응은 팀을 위해 희생했던 만큼 소폭인상을 기대했지만, 다소 부진했던 개인성적과 팀 성적 부진으로 연봉 삭감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서재응으로서는 지난 시즌에 대한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선발진에 비해 믿을 만한 불펜이 없었던 KIA는 지난 시즌 초반 불펜이 잇따라 무너지며 위기를 맞았다. 조범현 전 감독은 서재응을 불펜투수로 기용하며 시즌 초반의 위기를 벗어났다. 서재응은 여덟 차례 구원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홀드 2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생애 첫 10승의 꿈은 이루지 못했다.

만약 서재응이 지난해 불펜이 아닌 선발투수로 시즌을 출발해 정상적인 선발로테이션을 소화했다면 10승은 충분히 달성했을 것이라는 것이 주변의 지배적인 시각이었다.

서재응은 연봉계약을 마친 후 "계약을 마쳤으니 홀가분한 마음으로 훈련에 전념할 수 있겠다"며 "개인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성적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팀을 위해 노력하다보면 개인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며 명예회복의 의지를 드러냈다.

명예회복 위한 필수조건... 생애 첫 두 자리 승수

서재응이 명예회복을 하기 위해서는 지금껏 한 번도 이루지 못한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해야 한다. 서재응은 메이저리그 통산 28승 40패 평균자책 4.60을 기록하며 2008년 당시 국내무대에 복귀한 해외파들 중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던 선수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시절에도, 국내무대에서도 한 시즌 두 자리 승수를 올린 적은 없다.

지난 1997년 인하대학교 재학 시절 뉴욕메츠에 입단 후 2002년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섰던 서재응은 이듬해인 2003년 9승 12패 평균자책 3.82를 기록하며 선발투수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또한, 2005년 8승 2패 평균자책 2.59를 기록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끝내 두 자리 승수는 달성하지 못했다.

이후 LA다저스와 탬파베이를 거치며 별다른 활약 없이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 한 서재응은 2008년 고향 팀 KIA에 입단했다. 당시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제구력이 안정된 서재응이 부상만 없다면 국내무대에서 10승은 충분할 것이로 전망했지만 국내무대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서재응은 국내무대 데뷔 첫해인 2008년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리며 5승에 그쳤고, 팀이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에도 5승에 그치며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주특기였던 제구력이 뒷받침 되지 않았고, 선발투수의 최대 덕목인 이닝 소화능력도 떨어졌다. 실제 서재응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79와 1/3이닝을 소화하며 80이닝도 소화하지 못했다.

절치부심했던 2010년, 데뷔 후 가장 안정된 모습으로 정규시즌에서 9승을 올리며 생애 첫 10승 달성의 가능성을 높였지만, 이번에는 시즌 막판 다승왕 경쟁을 하고 있던 후배 양현종에게 마지막 등판 기회를 양보하며 10승 달성의 꿈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선발투수들이 한 시즌에 보통 20여 차례 이상 마운드에 오르지만 10승 달성과 규정 이닝을 채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로 지난해 8개 구단 선발투수 중 10승을 넘긴 투수는 12명에 불과하고,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는 16명이었다.

'컨트롤 아티스트'라는 애칭으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지만, 국내무대에서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올리지 못한 서재응. 이번 시즌 생애 첫 두 자리 승수를 거두며 무너진 자존심을 되찾아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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