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궁사건' 항소심 주심이었던 이정렬 판사 글에 대해 박훈 변호사가 "말도 안된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훈 변호사는 2007년 사건의 피의자 신분이었던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변호를 맡았던 이다.

앞서 25일 이정렬 판사는 법원 내부게시판에 "처음 사건이 결심된 후 이루어진 합의 결과는 김명호 교수의 승소였다"면서 (김 교수의 복직)은 판사 세 명 사이에 이견이 없는 만장일치 의견이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 판사는 "결론이 뒤집히게 된 이유는 김 교수에게 다시 상처를 줄 수 있어 밝히지 않겠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이 판사의 글은 판사들이 김명호 교수의 주장을 무시했다는 영화 내용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다.

이정렬 판사는 2007년 김명호 교수의 교수직 재임용 청구에 대해 당시 박흥우 재판장, 이우철 판사와 함께 심리를 진행했었다.

"이건 사람을 X으로 만드는 일"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배우 박원상이 역할을 맡았던 '박준'이라는 인물의 실제인 박훈 변호사.

영화 <부러진 화살>에서 배우 박원상이 역할을 맡았던 '박준'이라는 인물의 실제인 박훈 변호사 ⓒ 윤성효

이에 대해 박훈 변호사는 26일 <오마이스타> 인터뷰에서 "이정렬 판사의 글은 (영화의 흥행으로) 자신이 궁지에 몰리겠다 싶으니, 원래 자기는 김명호 교수의 편이었다 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2007년 당시 이정렬 판사 본인이 직접 자신의 판결은 정당하다고 했었다. 이건 사람을 X으로 만드는 일"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박훈 변호사는 "이정렬 판사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만약 김명호 교수가 판결문을 읽었더라면 충분히 승복하고 석궁 사건 같은 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는 수긍이 가는 판결문이 아니라 김 교수를 정신병자처럼 몰아가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정렬 판사는 2007년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김 전 교수가 아무리 뛰어난 학자적 능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학생 지도 등의 교육자적 자질이 부족했기 때문에 재임용이 거부된 것은 타당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훈 변호사,  '삼일절 불가피론'도 정면 반박

또한 박 변호사는 당시 사건 심리는 학교측에서 준비한 학생들의 진술서만 일방적으로 믿고 진행된 정황이 짙었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3월 1일이 휴무일이라 학교에서 일을 안 했다고 판단하는 건 말도 안 된다"면서 "2학기가 끝나는 시점이 본래 2월 말일이고, 재임용 탈락의 효력은 3월 1일부터 발생하기 때문에 청구날짜를 그리 적은 것이다"라고 이정렬 판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정렬 판사는 법원 내부게시판을 통해 "판결문 초고 작성 중 김 교수의 청구가 '3월 1일자 재임용 거부결정을 무효로 한다'고 되어 있어 추가 변론을 실시했는데, 이는 김 교수 승소로 판결을 할 경우 학교측이 '삼일절에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고만 해도 간단히 대법원에서 패소할 수 있다 생각해 추가 심리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박훈 변호사는 "(판사들이) 복직을 시키기로 합의를 했으면 그대로 하면 되는 것이었다"면서 "3월 1일이라는 날짜가 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인가, 직장인이 해고 통지를 받을 때도 다음 달부터 나오지 말라면 전달 말일까지는 일을 하고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거 아닌가"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법부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 보여주는 영화 흥행"

 영화 <부러진 화살>의 한 장면

영화 <부러진 화살>의 한 장면 ⓒ 아우리 픽쳐스


한편, 해당 석궁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부러진 화살>은 지난 18일에 개봉한 이후 8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5일 <부러진 화살>은 누적관객 수 100만 5435명을 기록했다. 스크린 수 역시 개봉 첫날 245개에서 456개로 크게 늘었다.

이는 사회적 이슈를 만들며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 <도가니>와 비슷한 추세다. <도가니> 역시 개봉한 지 8일 만에 약 160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빠르게 흥행세를 잡았었다. 박훈 변호사는 "(영화의 흥행은) 국민들의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뿌리 깊다는 걸 보여주며 국민들의 성원에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안성기 부러진 화살 김지호 박원상 석궁사건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