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네버엔딩스토리>에서 강동주 역의 배우 엄태웅이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네버엔딩스토리>에서 강동주 역의 배우 엄태웅이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엄태웅을 만났다' 이 문장만큼 그와의 만남을 잘 나타내는 표현을 찾기 힘들었다. 개봉을 코앞에 둔 영화 관련한 인터뷰라 하지만, 평소보다 조금 더 말쑥한 옷차림이라는 걸 빼곤, 엄태웅은 그냥 엄태웅처럼 웃었고, 엄태웅처럼 말했다.

혹자는 '대체 엄태웅스러운 게 뭐냐?'고 예리하게 물어올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보자. '마지막 장면에서 우는 모습이 정말 송경(정려원 분)을 사랑했다는 게 느껴졌다, 어쩜 그리 절절하냐'라는 물음에 그는 "시나리오에 아이처럼 우는 두 사람이란 지문이 있어 바보같이 운 거다"라고 답했다. 감이 오는지?

공식 인터뷰를 위한 기자의 추임새에 '재미없게', 하지만 짧고 솔직한 반응엔 자연인 엄태웅의 모습이 화석처럼 담겨있었던 게다. 도무지 꾸밈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를 두고 무뚝뚝하다 할 법 하지만,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에서 그토록 철없어 보이면서도 가슴속을 끓게 만들 절절한 사랑에 애타는 동주 역할을 맛깔 나게 소화한 그다.

엄태웅이 질문했고, '나'는 대답했다


그의 표현대로라면 '엄태웅이 할 수 있을 법한 멜로'였다. 함께 한 여배우들에게 매번 결혼하잔 말을 던진다고 해서 그를 실없는 사람으로 오인하진 말자. '엄포스'라는 그의 별칭을 떠올린다면, 드라마와 영화에서 그가 맡은 캐릭터들의 다양함을 기억한다면, 분명 엄태웅이란 사람을 쉽게 보지 못할 일이다.

이하 인터뷰는 엄태웅이 직접 기자에게 질문을 던진 내용을 담아보았다. "(정려원씨와 결혼설을) 한두 번 다루면 될 것을 끊임없이 결혼 관련 이슈가 나온다"는 그의 성토도 있었던 터였다. 그렇다면 배우가 기자에게 묻고 싶은 게 있는지 그에게 직접 질문을 받았다.

혹시 동료 배우 정려원과 결혼설 관련 내용이나, 영화 <네버엔딩 스토리>를 두고 엄태웅이 숱하게 받았던 질문들의 내용을 더 알고 싶다면 다른 매체의 기사를 찾아보는 편이 좋겠다.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 있어 미리 밝히자면 정려원에 대한 엄태웅의 생각은 "일을 너무 벌려놔서 미안한 감이 있는데 정말 좋은 동생이자 친구"였다. 물론 올해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목표인 만큼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단다. 영화 관련 가장 바라는 바는 "물론 흥행이겠지만 영화를 본 관객들이 각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사랑이 깊어졌으면"하는 것이었다.

"솔직하게 다 얘기해도...'이게 뭐지?' 싶더군요"


 영화<네버엔딩스토리>에서 강동주 역의 배우 엄태웅이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네버엔딩스토리>에서 강동주 역의 배우 엄태웅이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엄태웅 "한번 물어볼게요. 인터뷰를 하면서도 드는 생각인데 기자 분들은 인터뷰를 통해 가십거리를 원하는지 아니면 진심이 통했을 때 나오는 그런 이야기를 원하는지요?"

이선필 "매체 특성인 것 같은데요? 저는 후자이고 싶습니다. 기자 각자 개인은 배우에게 진솔하고 친근하게 다가가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만, 그게 다는 아닌 것 같아요. 기사화 과정은 인터뷰와는 또 다른 부분이 있어요. 무엇을 뉴스로 보느냐는 각 매체 데스크마다 다르니까요. 말이 와전되는 경우도 종종 있죠."

엄태웅 "맞아요. 저 역시 진심을 담은 인터뷰를 원해요. 그런데 예전에 그렇게 솔직하게 다 얘기했던 적이 있었죠. 문제는 솔직하게 얘기한 부분에서 일부 내용만 파생적으로 나가니까, '이게 뭐지?' 싶었습니다. 개인적으론 준비된 인터뷰 질문지를 안 보고 나가요.

서로가 진심이 통해야 얘기하는 한 시간이 헛되지 않잖아요. 하루에 인터뷰를 많으면 열 개까지도 하는데, 진심이 통하면 힘들지 않고 재밌거든요. 뻔한 질문을 하는 사람들에겐 속으로 '다 알면서 왜 물을까'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이선필 "그 부분에 대해선 책임을 함께 느낍니다. 기자입장에서도 배우가 다른 매체에서 했던 이야기를 똑같이 반복하면 힘이 빠지기도 해요. 준비의 차이거나 기자 능력의 차이일 수도 있겠지만요. 기자 역시 배우와 진심이 통하는 이야기를 나눌 때 같은 희열을 느낄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엄태웅 "제작발표회 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장난 아닌 장난을 쳤어요. 정려원씨와의 결혼 공약, 재미있는 공약이지만 기사가 계속 나오면서 집에서 이게 잘한 일일까 고민 많이 했습니다. 영화 홍보를 위해선 물론 도움이 되겠지만, 절 보는 분들이 우습게 생각하지 않을지, 그런 생각도 드는 게 사실입니다."

이선필 "전혀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 없을 것 같아요. 황정민 배우도 500만 관객이 들면 막춤을 추든 옷을 벗든 하겠다고 말했잖아요. 오죽했으면 그랬겠어요. 주연으로서 책임감 같습니다. 이젠 배우가 연기는 물론이고 홍보 역시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게 됐잖아요."

"<네버엔딩 스토리>...몇 번째로 좋던가요?"


엄태웅 "답답하니까 솔직히 묻습니다. 설 연휴 무렵 개봉한 영화 중에 <네버엔딩 스토리>는 몇 번째로 좋았어요?  만나는 기자 분들에게 똑같이 물어보기도 하는 질문입니다."

이선필 "솔직히 개인적으로 <부러진 화살>이 좋았어요. 작품도 좋고 저예산 영화로서 잘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엄태웅 "저도 들어서 분위기를 대충 알고 있어요. <댄싱퀸>이 잘 나왔다는 말이 우세하던데. 이미 답은 나온 건가요? 현재 개봉한 영화 중 <부러진 화살>이 말씀하신 재미와 저예산 영화, 그 부분에 가장 적합하겠죠. 하지만 우리 영화 역시 (큰 배급사가 아닌 이상) 극장 상영에서 불리한 부분이 있어요."

이선필 "그렇죠. 비슷한 시기에 함께 개봉하는 영화들이 잘 되면 좋겠지만 큰돈을 들인 대작이 아니더라도 작품성이 있는 저예산 영화 여러 개가 흥행하는 모습이 국내 영화 산업에 더 긍정적이지 않을까 생각이 요즘 들어요."

엄태웅 "그렇다면 <페이스 메이커>하고 비교하면 어떤가요?"

이선필 "정말 개인의 취향 차이일 수 있어요. <네버엔딩 스토리>를 재밌게 본 게, 솔직히 영화를 보기 전까진 특별한 게 없는 뻔한 내용이지 않을까 우려했어요. 그런데 울컥하면서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두 배우의 감정 흐름도 너무 좋았고요. 시한부라는 설정인데도 영화가 매우 어둡지만은 않은 게 더 좋았고요. 진한 사랑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엄태웅 "맞아요. 저도 관객 분들의 그런 반응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면 소중한 사람들이 생각나는 거죠. 기자 분들도 의견이 갈리는 것 같은데, 제가 려원씨에게 고백하는 장면에서 정말 연애하고 싶다는 분과 오글거린다는 분이 있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전자는 사랑을 해 본 분이고 후자는 아직 연애 경험이 없는 분이더라고요. 사랑을 해본 이들은 이해하고 감동 받을 텐데..."

 영화<네버엔딩스토리>에서 강동주 역의 배우 엄태웅이 17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네버엔딩스토리>에서 강동주 역의 배우 엄태웅이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 만나 인터뷰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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