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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8일 낮 12시 20분]

 

해외 순방을 끝내고 귀국한 박희태 국회의장이 18일,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대해 "나는 모르는 일"이라며 국회의장직 사퇴요구를 거부했다. 한나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박 의장 비판에 나섰다.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사에서 열린 비대위원-중진의원(4선 이상) 연석회의에서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수사가 장기화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자들은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영철 당 대변인은 "박 위원장이 '이 부분은 국회문제이므로 여야 원내대표들이 만나서 조속히 현명하게 처리하기 바란다'고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말했다"면서 이렇게 전했다.

 

박근혜 "검찰수사 장기화되는 것 바람직하지 않아"

 

박 위원장이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배경으로 벌어진 돈봉투 사건을 여야 원내대표들이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한 대목에 대해 당 핵심 관계자는 "이번 사건 대해 황우여 원내대표에게 일임했다는 뜻"이라며 "(민주당이 낸) '박희태 의장 사퇴촉구 결의안'도 황우여 원내대표 책임 아래 풀어가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태도는 '박희태 의장직 사퇴촉구안'을 수용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보통 당 회의는 박근혜 위원장의 모두발언으로 시작하지만, 이날은 박 위원장이 발언을 하지 않고 정몽준 의원이 전날 의원총회에 대한 소감을 말한 뒤 바로 비공개 회의로 전환됐다. 박 위원장은 회의장에 입장할 때도 박 의장의 기자회견에 대한 견해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권영세 사무총장은 이날 당사에서 기자들에게 "오늘 박 의장의 기자회견은 미흡하다. 박 의장께서 경륜에 걸맞는 조속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의장직 사퇴를 촉구한 셈이다.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9일 "당에서 책임 있는 사람은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에둘러 표현했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박 의장이 '총선 불출마' 카드를 내놨지만, 이는 이전부터 기정사실화 된 상태였기 때문에 의미가 없다는 분위기다. 김종인 한나라당 비대위원은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해 "총선 불출마는 오래전부터 나온 얘기"라며 "어떻게 정치적인 결단을 해야지 깨끗하게 마무리할 수 있느냐에 대해 본인 스스로가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정몽준 "사건 관련자들 모두 출석해 수사 협조해야"

 

한 중진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보시겠다는 것이겠지만,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박 의장을 비판했다.그는 "해외순방 뒤 귀국한 시점이라는 점에서 오늘 타이밍이 좋았는데 이를 스스로 차버렸다"며 "결국은 질질 끌려다니다 사퇴하는 길로 가게 될 텐데, 그동안 당이 질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고 우려했다.

 

정몽준 전 의원도 이날 회의에서 "박 의장께서 오늘 '기억이 안 난다'고 말했는데 수사가 장기화되면 우리에게 큰 부담이 된다"면서 "이번 해외순방 중에 박 의장이 관련자들이 통화한 내역을 검찰이 알고 있다는데 사건 관련자들이 모두 검찰에 출석해 수사에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박희태,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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