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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이 만든 학사일정 선진화 추진 계획 표지.
 인천시교육청이 만든 학사일정 선진화 추진 계획 표지.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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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교육감 나근형)이 추진하는 여름방학, 겨울방학 직후 기말고사 시행방안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고시한 교육과정 총론을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옴에 따라 월권 논란에 휘말릴 전망이다.

90년대 이후 초중등학교 교육과정은 학사일정 결정을 학교 자율에 맡겼는데, 교육과정 지원 역할에 머물러야 할 시교육청이 기말고사 일정을 사실상 직접 짠 뒤 강제 시험을 치르도록 나선 탓이다.

기말고사 날짜까지 배정해주는 '친절한' 교육청, 그러나…

16일 입수한 '교육지원 확대와 공교육 신뢰 제고를 위한 학사일정선진화 추진계획'을 보면 시교육청은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직후 각각 1학기 기말고사와 2학기 기말고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학 기간 중 학생의 학습 습관 유지'가 그 이유 가운데 하나다.

시교육청은 이 공문을 지난 10일 인천지역 전체 초중고에 보냈다. 방학 직후 기말고사를 실시하라고 지시한 것이어서 '어린 학생들에게서 방학까지 빼앗는 처사'란 비판을 받고 있다.

조우성 전교조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공부'로 학생들을 얼마나 더 괴롭혀야 하는지 숨이 막힐 지경"이라면서 "해괴한 학사 일정 지시로 학교를 더욱 황폐화시키려는 행동에 교육청이 앞장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시교육청이 학사일정을 조정해 방학 직후 기말고사를 강제로 실시토록 하는 행위는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총론'(교과부 고시 제2011-361호)을 거스른 행위란 지적이 있다.

현행 교육과정은 "학교 교육과정(학사일정 포함)은 모든 교원이 전문성을 발휘하여 참여하는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편성·운영해야 한다"면서 "교육과정의 합리적 편성을 위해 교원, 교육과정 전문가,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학교 교육과정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한다"고 되어 있다.

이 과정에서 "교원의 조직, 학생의 실태, 학부모의 요구, 지역사회의 실정 및 교육시설 등 교육 여건과 환경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평가 활동'에서도 "평가는 모든 학생들이 교육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교육의 과정으로 실시한다"면서 "학교는 다양한 평가 도구와 방법으로 성취도를 평가하여 학생의 목표 도달도를 확인학고, 수업의 질 개선을 위한 자료로 활용한다"고 적혀 있다.

인천교육청 "월권 지적 논의할 것"

인천시교육청이 만든 학사일정 선진화 추진 계획.
 인천시교육청이 만든 학사일정 선진화 추진 계획.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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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호 전국교과모임연합 사무국장은 "인천시교육청처럼 시험 날짜까지 잡아준다면 학교 교육과정위원회나 학교운영위원회는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라면서 "방학 직후 획일적인 기말고사 강요는 교육과정 고시 내용을 거스르는 월권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교육과정과 중견관리는 "시험날짜를 지침을 통해 획일적으로 정해놓은 것이라면 논란의 여지가 있다"면서도 "우리가 알기론 장학 차원에서 방학 뒤에 기말고사를 보도록 유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교과부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고 유보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인천시교육청 교육과정과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기존 학사일정 선진화방안을 계속 추진하기 위해 조사활동을 벌이고 있는 상태"라면서 "교육과정에서 보장한 학교의 학사일정 결정권을 침해하는 월권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논의해볼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장학활동 차원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게 개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태그:#인천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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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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