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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희태 국회의장이 6일 오전 국회 의장실로 향하며 '전당대회 돈봉투' 폭로 파문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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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6일 오전 11시 35분]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당대회 때 '300만원 돈봉투'를 돌린 당사자로 지목된 박희태 국회의장이 6일 이를 전면부인했다.
박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의 돈봉투 관련 질문에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고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 고 의원과 통화했느냐는 질문에 "통화한 적 없다"며 "그 (2008년 전당대회) 때 나는 의원도 아니었고 고 의원도 잘 몰랐을 때"라고 답했다.
그는 "의장 본인은 아니어도 다른 사람들이 돈봉투를 뿌린 것에 대해서는 들어봤느냐"는 질문에는 "언론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또, '돈봉투가 관례였다'는 데 대해서도 "전당대회도 서너 번 나가 봤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고 의원이 당 지도부에 '박희태 후보가 돈을 돌렸다'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나로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돈봉투 파문' 속에서도 경기도 파주에서 열리는 한나라당 황진하 의원 출판기념회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의 전당에서 여는 '평화와 화합 기원음악회' 등 예정된 일정을 그대로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1신 보강: 6일 오전 10시 22분]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에게 전당대회를 앞두고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보낸 여당 전직 대표는 박희태 국회의장이며, 이를 전달한 이는 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었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라는 증언이 나왔다.
5일 <뷰스앤뉴스>와 6일자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돈봉투를 돌린 (전당대회) 후보는 박희태 국회의장이며, 봉투를 직접 건넨 사람은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라고 고승덕 의원한테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이 내용과 현재까지 나온 고 의원의 발언을 종합하면, 지난 2008년 7월 초선의원이었던 김 정무수석은 전당대회 직전 친이계 후보로 나선 박 의장의 선거운동을 맡으면서, 고 의원에게 박 의장 지지를 부탁하며 돈을 건넸으나 고 의원이 이를 돌려보낸 것이 된다. 김 정무수석은 박희태 대표 시절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2008년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박희태 지지' 부탁하며 돈 건네" 이 보도가 나온 직후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김효재 수석은 이 건과 아무 관련이 없으며, 사실관계를 왜곡하여 보도할 경우 엄중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전혀 사실무근이며 고승덕 의원과는 말 한마디 나눈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보도를 한 언론사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법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김 수석은 "2011년 6월에 의원직 사퇴하고 정무수석 들어갈 때까지 3년 동안 같은 당 의원이었는데 말 한 마디 나눈 적 없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질문에 "당인으로서의 자세를 우선시하는 나와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았다"고 답했다.
이에 앞서 박희태 의장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종태 국회 대변인이 부인한 바 있다.
한나라당은 이 사건이 터진 5일 곧바로 검찰에 수사의뢰를 한 상황이고, 고 의원은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박 의장과 김 수석 연루 여부는 검찰수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사 결과 돈 봉투 전달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국회의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이 거짓 해명을 한 셈이어서 사건의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이번 논란의 당사자인 고 의원은 "제 입장은 홈페이지와 같고 곧 수사 개시가 된다고 하니 그때 말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고 의원은 뉴시스 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언론사들이) 다들 50% 확률에 도전하는 것 같다. 본의 아니게 (기자들을) 고생시켜 미안하다"고 여운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