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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무성 국회의원(부산 남을)이 19대 총선에서 '문·성·길'을 앞세운 민주통합당의 부산공략을 '종북좌파의 낙동강전선 공략'으로 규정하면서  4·11 총선을 색깔론으로 치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열린 한나라당 부산시당(위원장 유기준) 신년교례회에서 민주통합당이 이른바 문·성·길, 즉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문성근 '국민의 명령' 대표,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을 출마시켜 당선자를 내려는 전략을 "사회갈등을 틈 탄 정치쇼"로 폄하했다.

 

부산에서 내리 4선을 하는 등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한나라당 의원 중 한 명인 김 의원은 "중요한 말씀을 드리려 하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경청해주시길 바란다"며 이날 발언을 시작했다. 오는 4월 총선에서 부산·경남 지역의 승리를 통해 원내 과반의석을 확보하고 이를 대선 승리로 연결시킨다는 야권의 전략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김 의원은 "문·성·길 세 사람은 부산 출마를 선언하면서 이것이 마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운명인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죽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파는 정치장사'를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그렇게 노무현을 아끼고 노무현을 팔아 정치 장사를 하고 싶으면, 민주당과 통합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지금 민주통합당 당 대표로 출마한 사람들과 주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노 전 대통령 사망하기 전에 뭐라 했는지 기억한다면 문·성·길 세 사람이 이들과 함께 하는 것은 노무현을 팔아 야바위 같은 정치 장사를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연차 사건에 대한 검찰수사 당시 검찰이 흘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해 민주당 인사들이 비판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한 발언들을 열거한 김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부정·비리에 의한 사망을 지역구도 타파 때문인 것처럼 위장하면서, 사실상 노 전 대통령이 자괴감에 빠져들어 죽음에 이르게 한 책임이 있는 사람들과 같이 정치를 한다는 것은 위장취업 한 것과 같고, 부산시민을 업신여기고 속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낸 낙동강 전선을 좌파들이 무너뜨린다고 하는데 여러분 이것을 보고만 계시겠느냐"며 색깔론을 본격 전개했다.

 

"낙동강 전선을 좌파들이 공략, 가만 보고만 있을거냐?"

 

김 의원은 "너도나도 진보 이데올로기에 빠져 그것이 진보인지 종북인지 구분 못하는 세태를 틈 타, 지역구도 타파라는 명분 속에 부산부터 빨갛게 물들여 결국 대한민국 전체를 빨갛게 물들이겠다는 것을 우리가 막아내야 한다"며 "낙동강전선을 무너뜨리고자 부산에 연고가 전혀 없는 문성근이 민주통합당의 탈을 쓰고 마치 시민단체 영웅인 양, 지역구도 타파를 위한 제 2의 노무현인양 호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표의 부친 고 문익환 목사와 모친 고 박용길씨가 방북해 한 발언과 행동을 열거하면서 종북행위로 규정한 김 의원은 "문성근 역시 뚜렷한 방북 목적도 없이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의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앞에서 흐드러지게 웃을 만큼 북한에 호의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에 대해 북한에는 어떤 비판도 하지 않은 문성근이, 이에 희생된 우리 국민과 장병들에게는 어떤 조의도 하지 않은 문성근이 남북관계 파탄이 정권만의 책임이라며 민주정부를 세우자면서 연고도 없는 부산에서 건방지게 출마한다는데, 여러분은 이것을 가만히 보고만 계시겠느냐"고 색깔론을 내세웠다.

 

김 의원은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종북세력들이, 왕재산 사건에서 보듯 간첩들이 버젓이 활보하고 있는 세상에서 시민 단체인지 시민단체 탈을 쓴 종북세력인지 만큼은 국민들이 확실히 구분할 수 있도록 경계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김정일 사후 김정은이 대남전략을 어떻게 할지, 북한 내부가 어떻게 될지 예측이 불허한 상황에서 종북주의자들이 시민단체를 가장하여 버젓이 활개치고 있음에도 이런 문제를 제기하면 색깔론이라 매도당한다"며 "소위 '진짜 빨갱이를 빨갱이다'라고 말해도 이제는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꼴통이고 꼴보수라고 배척당하는 현실에 당당히 맞서야 하지 않겠느냐"고 호소했다. 북한의 최근 상황을 생각해서라도 부산에서 한나라당이 압승해야 한다는 것.

 

김 의원은 당원들에게 "지금 이 사회에는 진보의 탈을 쓴 종북주의자들이 판을 치고 있는데 동지 여러분! 우리가 맞서 싸워서 이겨야 한다"며 "이대로 가면 친북 좌파세력의 집권은 멀지 않았으며, 한번 내주면 다시는 되찾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절실히 느끼고 정신 바짝차려 총선승리를 위해 뛰고 또 뜁시다"라고 호소했다.

 

민심이반에 대한 집권여당 반성은 딱 한 줄

 

그러나 새해 들어 발표된 각종 언론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이 부산·경남지역에서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있고, 이의 원인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의 실정과 대선공약파기 등에 따른 민심이반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김 의원의 연설에선 민주통합당에 대한 색깔론 공세가 넘쳐흘렀을 뿐, 집권여당 원내대표를 지낸 국회의원으로서의 반성은 극히 적었다.

 

김 의원은 연설 끝에 "집권 여당으로서 그동안 국민들을 힘들게 하고 걱정 끼치게 한 점 깊이 반성하고"라는 한 줄로 스스로의 책임을 정리했다.


태그:#김무성, #문재인, #문성근, #김정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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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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